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2. 6. 24. 선고 2021누1234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나.

관련 법령

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라.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 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그리고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두48956).

마.

석면의 위험성,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련 규정의 내용 및 그 취지

1)

그동안 건축자재 등으로 널리 사용되어 온 석면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잠복기를 거쳐 폐암(Lung Cancer), 악성중피종(Mesothelioma), 석면폐(Asbostosis) 등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건강장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1군 발암물질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17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근로자의 건강에 특히 해롭다고 인정되는 물질의 제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87조 제5호는 그러한 물질의 하나로서 석면을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다른 유해인자와는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조사의무(제119조), 석면조사기관(제120조), 석면 해체·제거업체의 등록 등(제121조), 석면의 해체·제거 작업 기준의 준수(제122조, 제123조), 석면농도기준의 준수(제124조) 등 석면에 대한 조치와 관련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고, 이와 함께 석면안전관리법에서 석면의 안전관리에 관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건축물소유자, 사업자의 각종 의무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2)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석면해체·제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인력·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하고(제121조 제1항), 석면해체·제거작업을 하기 전에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고, 그에 관한 서류를 보존하여야 하며(제122조 제3항), 석면이 포함된 건축물이나 설비를 철거하거나 해체하는 경우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석면해체·제거의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제123조 제1항). 그리고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작업 시작 7일 전까지 석면해체· 제거작업 신고서에 공사계약서 사본, 작업계획서, 석면조사결과서를 첨부하여 해당 작업 장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81조 제1항).

3)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95조는 석면해체·제거작업의 유형별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 석면이 함유된 벽체, 바닥타일 및 천장재의 해 체·제거작업 시에는 “가. 창문·벽·바닥 등은 비닐 등 불침투성 차단재로 밀폐할 것, 나.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여 습식으로 작업할 것, 다. 작업장소를 음압으로 유지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할 것(석면함유 벽체·바닥타일·천장재를 물리적으로 깨거나 기계 등을 이용하여 절단하는 작업인 경우에만 해당한다)”을 요구하고 있고(제2호), 석면이 함유된 지붕재의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가. 해체된 지붕재는 직접 땅으로 떨어뜨리거나 던 지지 말 것, 나. 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여 습식으로 작업할 것,

다.

난방이나 환기를 위한 통풍구가 지붕 근처에 있는 경우에는 이를 밀폐하고 환기설비의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제3호).

이 사건 주택의 지붕 등에서 발견된 석면인 슬레이트에 대한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95조 제3호에서 정한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하고, 화장실 벽체와 화장실 천장에서 발견된 석면인 밤라이트의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이보다 엄격한 기준, 즉 같은 조 제2호에서 정한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주로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슬레이트 해체·제거작업과는 달리 밤라이트의 해체·제거작업은 주로 실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이에 따라 밤라이트를 해체·제거하려는 업자는 작업이 완료된 후 해당 작업장의 공기 중 석면농도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하가 되도록 하고, 그 증명자료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124조).

4)

앞서 본 바와 같이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에 공사계약서 사본, 작업계획서, 석면조사결과서를 첨부하여 해당 작업 장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석면조사결과서, 작업계획서 등은 관할관청에서 해체·제거작업의 대상이 되는 석면의 종류 및 분포량을 파악하고,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작업기준에 따라 해체·제거작업이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검토하며, 석면해체·제거업자가 제출한 작업 신고서를 수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따라서 석면조사결과서, 작업계획서 등이 허위로 작성·제출되는 경우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관할 관청의 관리·감독권한은 형해화될 수밖에 없고, 다른 유해인자와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각종 조치 사항을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며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5)

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 [별표 20] 행정처분기준 제2호 너목 6)항은, 석면해체·제거업자가 석면조사결과서 등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한 경우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3개월을, 2차 위반 시 업무정지 6개월을, 3차 위반 시 등록취소의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위 행정처분기준을 개정하여 1회의 위반행위만으로도 등록취소의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그 처분기준을 대폭 강화하였다. 이는 위와 같이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 및 수리 과정에서 석면조사결과서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석면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각종 규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대폭 강화된 처분기준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1항, [별표 26] 행정처분 기준 제2호 더목 5)항에도 변함없이 규정되어 있다.

바.

구체적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최초로 제출한 석면조사결과서에는 이 사건 주택의 슬레이트 및 밤라이트 현황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 원고가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함으로써 은폐하려고 한 밤라이트가 소량인 점, 원고가 허위로 작성하여제출한 석면조사결과서에 기초하여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석면해체·제거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아니한 점 등의 사정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살펴본 석면의 위험성, 다른 유해인자와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각종 조치 등을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령의 내용 및 그 취지에다가, 앞서 든 증거, 을 제15, 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더하여 보면, 위 1)항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의무위반 내용에 비하여 너무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그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21조에 따라 인력·시설·장비를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석면해체·제거업 등록 과정에서 슬레이트, 밤라이트 등 석면의 종류에 따라 해체·제거작업이 가능한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고, 다만, 석면의 종류 및 작업 장소 등에 따라 석면해체․제거업자가 준수해야 할 작업기준의 내용 및 범위가 달라질 뿐이다(산업안전보건법 제123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 한 규칙 제495조 등 참조). 이 사건 주택에서 밤라이트가 발견된 사실을 확인한 원고로서는 B군의 담당공무원에게 그러한 사실을 알리고, 석면해체·제거를 위한 작업계획을 다시 마련한 다음, 그러한 내용이 기재된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 작업계획서, 석 면조사결과서 등을 관할 관청에 제출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하여 밤라이트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

B군 관내에 이 사건 주택의 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밤라이트를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처리업체가 존재하지 않아 다른 지역의 업체에게 밤라이트 처리를 의뢰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B군과 이 사건 철거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를 거침으로써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석면해체·제거작업이 지연될 수는 있으나, 석면의 위험성 및 석면에 대한 각종 조치 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령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작업지연으로 인한 불이익은 원고와 B군이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 위와 같은 작업지연 가능성은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한 원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

원고는 석면조사기관에게 밤라이트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하였는바, 비록 원고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 하에 위와 같은 조작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단순히 우발적인 행위로 치부할 수는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밤라이트에 대한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슬레이트의 경우에 비하여 보다 엄격한 작업기준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원고는 밤라이트에 대한 처리계획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조작된 석면조사결과서를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신속하게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석면해체·제거작업 및 철거작업에 착수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위와 같이 조작된 석면조사결과서가 첨부된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가 그대로 수리되었다면, 밤라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 및 처리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근로자들은 이 사건 주택 실내에 밤라이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석면해체·제거작업을 진행하였을 것이고, 이 사건 주택에서 해체된 밤라이트 역시 일반폐기물과 함께 처리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원고의 석면조사결과서 조작행위는 석면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각종 조치를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산업안전보건법령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법행위이다. 이 사건 주택에서 비교적 소량의 밤라이트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의 석면조사결과서 조작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가볍게 평가할 수는 없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121조 제4항, 제21조 제4항 제5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93조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1항, [별표 26] 행정처분기준 제2호 더목 5)항은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에 따른 서류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한 경우 1회의 위반행위만으로도 해당 석면해체․제거업자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2항에서 “처분의 상대방의 고의․ 과실 여부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행정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도 함께 두고 있다. 이 사건 처분에 앞서 피고는 2021. 1. 27. 원고와 D에 대한 청문절차를 실시하였는데, 위 청문절차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청구원인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선처를 호소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까지 고려하여 석면조사결과서 조작행위에 대한 제재의 수준을 감경할 만한 요소가 있는지 충분히 검토한 후에 그러한 감경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원고에 대한 제재처분 양정을 하면서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다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하여야 할 사항을 누락하였다거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되어 불합리하게 이익형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는 석면조사결과서의 조작경위, 이에 대한 원고의 고의·과실 여부, 원고의 반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는, 이 사건 주택에서 밤라이트가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B군 담당공무원이 ‘밤라이트가 소량이므로 일단 이 사건 주택을 철거한 후 밤라이트를 별도 장소에 보관해 두고, 추후 다른 철거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밤라이트와 함께 모아 두었다가, 일정량이 되면 폐기물처리․운반업자를 선정하여 처리하겠다’고 이야기하였고, 이에 석면조사기관인 D에게 연락하여 석면조사결과서에서 밤라이트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제재수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경위가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B군은 이 사건 철거공사의 발주자로서 사경제주체에 불과하고,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 및 석면조사결과서 제출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행 정적 관리·감독권한을 가지지 않는 점,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B군 담당공무원은 밤라이트 폐기물처리·운반업체가 선정되지 않았으므로 슬레이트 해체·제거작업을 먼저 진행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을 뿐이고, 원고에게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하도록 지시하지는 아니한 점, ③ 석면조사결과서에는 밤라이트의 존재에 관한 언급이 있음에도 작업계획서에 그에 관한 처리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을 경우 관할 관청으로서는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를 반려할 수밖에 없는 점, ④ 원고는 경력 10년 이상의 석면해체·제거업자로서 위 ③항과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B군 담당공무원이 석면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여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더라도 해당 공무원에게 석면해체·제거작업을 위한 신고 및 수리 절차를 안내하고, 밤라이트 처리에 관한 계획을 마련한 다음, 석면해체·제거작업에 착수했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철거공사를 발주한 B군의 법적 지위(지방자치단체)나 B군담당공무원의 미숙한 업무처리 등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의 석면조사결과서 조작행위에 대한 제재수준을 달리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

피고 소속 담당공무원은 원고가 다른 내용의 석면조사결과서를 2회에 걸쳐 제출한 것에 보고 의문을 품은 나머지 원고가 제출한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았고, 2020. 10. 7.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전문인력과 함께 현지출장을 가서 원고가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게 되었다. 이러한 적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조작한 석면조사결과서 및 작업계획서에 따라 석면해체·제거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에 대한 제재수준을 달리 결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석면과 같은 유해물질로 인한 산업재해는 근로자에게 미치는 위험성이 높고 그로 인해 파급되는 영향력의 범위가 매우 넓은 반면에, 실제 산업재해가 발생할 때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그 원인을 규명하여 잘못을 시정하거나 피해자가 사후적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각종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제재처분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각종 기준을 준수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석면으로 인한 산업재해의 발생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석면조사결과서는 관할 관청이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을 수행함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므로 이를 허위로 작성·제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2년 동안 석면해체·제거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그러나 원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에 따라 등록한 비계·구조물 해체공사업을 여전히 영위할 수 있고, 석면해체·제거작업을 함께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다른 업체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거나 석면해체·제거작업을 다른 업체에게 하도급 주는 형태로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2년의 제재기간이 경과한 후에 원고가 석면해체·제거업 등록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어떠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은 철거공사의 발주자가 ‘석면해체·제거업자로 등록되어 있을 것’을 입찰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해당 입찰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에 비하여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오(재판장) 문봉길 이의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