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가. 피고와 C 주식회사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채권에 관하여 2020. 12. 24. 체결된 채권양도계약을 3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한다.
피고는 홍성군에게 위 가.항의 채권양도계약이 3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되었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 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D 주식회사’, 이하 ‘C’이라 한다)로부터, 2019. 11.경 E 신축공사 중 창호, 금속, 홈통, 유리공사를 공사대금 530,790,000원에 수급하여 그 공사를 마쳤으나 위 대금 중 180,060,000원을 지급받지 못했고, 2020. 4. 27.경 같은 신축공사 중 주차장 천정 공사 등을 공사대금 181,940,000원에 수급하여 그 공사를 마쳤으나 위 대금 중 119,940,000원을 지급받지 못했다.
C은 2020. 7. 8.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341,030,000원 중 141,030,000원을 2020. 7. 17.까지, 나머지 200,000,000원을 2020. 8. 31.까지 각 지급한다’는 내용의 지급각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2020. 7. 17.경 원고에게 41,030,000원을 변제하였다.
원고는 2021. 4. 28. C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가합105478호로 나머지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1. 7. 13. ‘C은 원고에게 300,000,000원을 지급하되 이를 3회 분할하여 2021. 7.부터 2021. 9.까지 매월 말일에 각 100,000,000원을 지급한다. 만일 C이 1회라도 위 각 분할금의 지급을 지체하면 즉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미지급 금원 전부를 일시에 지급하되 미지급 금원에 대하여 기한의 이익 상실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이하 ‘이 사건 조정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으며, 이 사건 조정 결정은 2021. 7. 31. 확정되었다.
C은 2020. 12. 18.경 충남 홍성군에서 발주한 F 건립사업(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낙찰 받아 같은 달 24. 대전지방조달청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 6,112,935,000원(이하 ‘이 사건 공사대금’이라 한다), 공사 기간 2021. 1. 4.부터 2022. 5. 3.까지 485일로 정한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사계약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 한다)을 근거 법률로 하여 체결되었다.
피고는 현장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공사를 담당하였는데, 2020. 12. 24. C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하는 내용의 채권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C의 채권양도통지가 홍성군에 도달하였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와 C은 2021. 1. 4. 홍성군 측의 요청에 따라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이행합의서를 작성하여 홍성군에 제출하였다.
조달청장은 2022. 4. 5. 홍성군의 요청에 따라 C에 상당 기간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홍성군은 2022. 11. 24.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으로 613,275,000원을 지급하였는데, 그중 145,000,000원은 피고에게 직접 지급하였고, 나머지 468,275,000원(이하 ‘기성고 공사대금’이라 한다)은 피고의 지불위임에 따라 이 사건 공사의 하도급업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사건정보
대전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4나10639
판결선고
2025. 1. 16.
대전고등법원
제2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8, 17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홍성군수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이 사건 공사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역시 자동으로 해지되어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법률행위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채권자가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이유로 수익자를 상대로 그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 소송 계속 중 그 사해행위가 해제 또는 해지되어 채권자가 그 사해행위의 취소로써 복귀를 구하는 재산이 벌써 채무자에게 복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해행위취소소송의 목적을 이미 실현한 셈이 되므로 더는 그 소로써 확보할 권리 보호의 이익이 없어진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515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기 전에 그 사해행위의 취소로써 복귀를 구하는 재산이 채무자에게 복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타당하다(대법원 2015. 5. 21. 선고 2012다9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소가 제기된 다음 날인 2022. 4. 5.경 이 사건 공사계약이 해지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제4조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계약 해지 일자까지 발생한 공사대금은 채권양수인인 피고에게 정산되고 나머지 공사대금에 관한 채권만이 채권양도인인 C에 자동으로 이전되며, 이에 홍성군은 피고 또는 하도급업자들에게 위 해지 일자까지 발생한 613,275,000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중 이미 발생한 공사대금 채권 부분까지 해지되었다거나 그 채권이 C에 복귀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와 전제를 달리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C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원고를 비롯한 C의 일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데 그중 기성고 공사대금은 이미 하도급업자들에게 지급되어 채권의 반환이 불가능해졌으므로 위 채권양도계약은 원고의 C에 대한 채권 원리금 300,000,000원의 범위에서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피고
기성고 공사대금은 모두 본지에 따라 이 사건 공사로 인한 임금, 자재, 장비대 등으로 지급되었을 뿐이고 피고가 위 대금을 소유하게 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C의 채권자들을 해할 목적이 없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C은 홍성군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을 낙찰받기만 하였을 뿐 그 공사에 착수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장래에 발생할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의 객관적 평가액은 0원이므로(피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받은 이후 공사를 수행함에 따라 위 채권의 성질이나 내용 또는 가치가 달라진 것이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으로 인하여 C의 일반 채권자들에 대한 책임재산이 감소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피보전채권의 존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C에 대하여 300,000,000원의 공사대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원고의 위 채권은 위 채권양도계약의 취소를 구할 피보전채권이 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C에 대한 채권이 통정허위표시로 발생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고, 위 채권에 대하여 확정된 이 사건 조정 결정은 재판상의 화해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데(민사조정법 제29조, 제30조, 제34조 참조), 위 조정 결정이 당연무효라거나 준재심의 소 등으로 취소되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인 피고로서는 그와 같이 확정된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1957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채무자의 무자력
관련 법리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로 말미암아 채무자의 총재산 감소가 초래되어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게 되어야 하는 것, 즉 채무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아져야 하는바, 채무자가 재산처분행위를 할 당시 그의 적극재산 중 부동산과 채권이 있어 그 재산의 합계가 채무액을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그 적극재산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없어 채권의 공동담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재산은 이를 제외하여야 할 것이고, 그 재산이 채권인 경우에는 그것이 용이하게 변제를 받을 수 있는 확실성이 있는 것인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정하여 그것이 긍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극재산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32533 판결 등 참조). 또한 회사의 채무초과 상태란 회사가 실제 부담하는 채무 총액과 실제 가치로 평가한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대차대조표 등 재무제표에 기재된 명목상 부채 및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다2784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제1심법원의 보령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무렵인 2020. 12. 31. 기준 C의 재무제표상 자산은 총 8,047,596,695원(= 유동자산 7,468,641,496원 + 비유동자산 578,955,199원), 부채는 총 3,852,113,428원(= 유동부채 883,988,428원 + 비유동부채 2,968,125,00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유동자산 중 전도금<2> 38,393,646원 및 재고자산 584,080,115원[= 원재료(원자재) 382,981,650원 + 미완성 공사(주택 외) 201,098,465원], 비유동자산 중 유형자산 77,312,191원(= 차량 운반구 73,138,200원 + 공구․기구․비품 2,420,500원 + 비품 외 96,254,241원 – 감가상각 누계액 합계 94,500,750원)은 그 기재 내용만으로는 자산의 구체적인 내역이나 객관적인 가치를 알 수 없어 강제집행 등을 통하여 용이하게 환가 가능한 재산으로 보기 어려워 C의 적극재산에서 제외한다.
유동자산 중 주주․임원․직원에 대한 단기대여금 36,843,523원, 기타미수금 935,000원, 선급금 1,883,398,422원, 미수수익 75,333,598원, 선급비용 12,759,860원은 C이 채권 형태로 보유한 자산으로 그 거래처, 종류, 변제기, 담보제공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현실적인 회수 가능성이 불분명하므로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재산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C의 재무제표상 실질적인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자산은 아래와 같이 총 5,338,540,340원으로 인정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29,890,306원
단기예금: 160,000,000원
공사미수금: 4,513,197,236원
기타 유동자산(선급 법인세): 33,809,790원
투자자산(출자금 외): 340,522,650원
무형자산(영업권): 10,000,000원
기타 비유동자산(보증금): 151,120,358원
합계: 5,338,540,340원
부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5, 28 내지 33, 35, 37, 41, 4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C의 채권자들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C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고, 각 판결에서 인정된 채권의 내용, 금액, 발생 시기 등에 비추어 C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아래와 같은 채무들을 부담하고 있었으나 재무제표의 부채 항목에서는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시점에 C이 원고에 대하여 3억 원의 공사대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채무 역시 그 성질 등에 비추어 재무제표의 부채 항목에서 누락되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2020가단151474호
그렇다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C의 실제 채무는 아래와 같이 총 7,675,786,965원으로, 위 나)항에서 인정된 실제 자산 가액 5,338,540,340원을 초과한다[설령 위 각 판결에서 인정된 채무 및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채무 중 일부가 재무제표상 외상 매입금으로 계상되어 있다 가정하더라도<3>, 위 실질적인 채무액에서 재무제표상 외상 매입금 150,720,832원을 공제한 7,525,066,133원은 여전히 위 자산 가액을 초과하므로 결론에 영향이 없다].
재무제표상 부채 총계: 3,852,113,428원
위 각 판결에서 인정된 채무: 3,523,673,537원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채무: 300,000,000원
합계: 7,675,786,965원
따라서 C이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함에 따라 소극재산 7,675,786,965원이 적극재산 5,338,540,340원을 초과하는 무자력 상태가 심화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C이 주식회사 R에 대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하여 2020. 2. 12. 주식회사 R의 대한민국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금 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울산지방법원 2020타채101838호)을 받았으므로 적어도 그 청구금액인 1,759,155,260원 상당의 채권은 C의 적극재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이 위와 같은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발령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집행채권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까지 변제되지 않고 유효하게 존재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위 청구금액 1,759,155,260원 상당의 집행채권을 C의 적극재산으로 포함하더라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함으로써 C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여 채무초과 상태가 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C로부터 대여금 채권을 양수한 S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그 채권양도계약을 취소하고 원고에게 가액배상을 명하는 판결(대전지방법원 2023가단217944호)이 선고되어 2024. 2. 23. 그대로 확정된 점(을 제13, 14호증), C이 공사대금 약 520억 원의 T 신축공사(공사 기간 2017. 3. 20.부터 2022. 5. 31.까지)를 수급한 점(을 제26호증) 등에 비추어 C이 무자력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은 사해행위취소판결의 확정으로 C에 회복된 재산은 3억 원의 대여금 채권에 불과한 점, ② C이 위 아파트 신축공사를 실제로 수행하여 그 대금을 지급받았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더욱이 C의 토목공사업,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는 폐업 처리된 점(갑 제46호증), ④ C에 대하여 2019. 1.경부터 2022. 7.경까지 부동산 취득세나 재산세가 부과되지 않았고, 오히려 C은 2022. 10. 12.경 총 170,795,750원의 세금(법인세,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을 체납한 상태였던 점(제1심법원 및 이 법원의 각 보령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⑤ C은 2020. 1. 1.부터 2021. 12. 31.까지 U, V,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W의 연체정보에 등록된 점(이 법원의 W에 대한 신용정보조회 회신결과), ⑥ 달리 C이 무자력을 회복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은 이 법원 변론종결시까지 채무초과 상태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해행위 및 사해 의사
관련 법리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적극재산을 감소시키거나 소극재산을 증가시킴으로써 채무초과 상태에 이르거나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것을 심화시킴으로써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므로, 어떤 행위를 사해행위라고 하려면 그 행위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상태가 초래되었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하고(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다7783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회피할 목적으로 자기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채권을 아무런 채권․채무 관계도 없는 제3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한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되며, 그 제3자가 양수채권을 추심하여 그 돈을 채무자에게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 상당을 원상회복이나 가액반환의 범위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211 판결 등 참조).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계약법에 따라 실시한 일반경쟁입찰에 참여하여 낙찰자로 선정된 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의 체결을 청구할 권리가 있어 공사도급계약의 당사자인 수급인으로서의 지위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찰자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조만간 공사도급계약이 체결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래 체결될 공사도급계약의 내용이 되는 공사대금, 공사 기간, 공사내용 역시 낙찰자가 결정된 시점에서 이미 확정되어 있어 장래에 낙찰자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체결될 공사도급계약의 당사자와 그 내용이 확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7527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다967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C은 채권자들로부터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하여 아무런 채권․채무 관계도 없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무상으로 양도하였고 이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심화되었으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C의 책임재산을 감소시켜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공동담보의 부족 상태를 심화시키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C은 이로 인하여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게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는 추정된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이 사건 공사대금이 이 사건 공사의 노무비, 자재대, 장비대 등으로 확실히 지급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체결된 점(제1조), 홍성군 또한 그와 같은 목적에서 피고와 C에 ‘채권양도 이행합의서’의 제출을 요구한 점, 피고는 ‘C이 이 사건 공사의 노무비, 장비대, 자재대 등을 지급하지 못하면 하도급업자들의 유치권행사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밝힌 점(2024. 12. 11. 자 참고서면) 등에 비추어 보면, C은 이 사건 공사대금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대상이 되지 않고 그 본지에 따라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수 있도록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피고에게 양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C에 대하여 별도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피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 및 채권양도계약 전까지 C과 어떠한 관계도 없었다고 진술하였다(2024. 10. 7. 자 준비서면)]<4>, 피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하면서 C에 반대급부로 대가를 지급한 사실도 없다.
이 사건 공사는 피고가 2020. 12. 24.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받은 이후인 2021. 1. 4. 착공되었으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기성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C이 지방계약법에 따라 시행된 이 사건 공사의 경쟁입찰에서 2020. 12. 18.경 낙찰자로 결정된 이상 이 사건 공사계약이 체결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공사대금, 공사 기간 등 그 계약 내용 역시 이미 확정되어 있었으므로, 그 당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은 성립이 확실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당시 이 사건 공사계약이 실제로 체결되었고 C이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공사를 일부 수행함으로써<5> 홍성군이 그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피고에게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C이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한 시점에 위 채권은 그 액면금 상당의 객관적인 가치를 가진 것으로서 C의 적극재산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다96769 판결의 취지 참조).
한편, 피고가 양수채권인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추심하여 그 돈을 C의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채무(현장대리인인 피고에 대한 보수채무, 하도급업자들에 대한 공사대금채무 등) 변제에 충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채권자인 원고가 이 사건 사해행위의 취소에 의하여 회복을 구하는 재산이 C에 복귀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 금액 상당을 원상회복이나 가액반환의 범위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기성고 공사대금은 도급인인 홍성군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라 하수급인들에게 대금을 직접 지급한 것이므로 C의 책임재산이 감소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C은 이 사건 공사의 수행정도나 완료된 범위에 한정하지 않고 공사대금 채권 전액을 피고에게 양도하였고,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제3조는 이 사건 공사대금이 홍성군으로부터 피고를 거쳐 하도급업자들에게 지급되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C의 홍성군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 자체를 피고에게 양도하는 취지이지 홍성군이 하도급업자들에게 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라고 볼 수는 없고(대법원 2013. 9.
선고 2011다631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출한 ‘하도급 대금 직불 조건부 입찰참가 확약서(을 제19호증)’는 문서 작성자의 서명과 날인이 없어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C은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부득이하게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한 것이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사해행위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C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무자력 상태로 일반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있는 점, 이 사건 공사계약은 C의 귀책사유로 해지된 점(을 제5호증), 현재 C의 토목공사업, 토목건축공사업 면허가 모두 폐업 처리된 점(갑 제46호증)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통하여 변제자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으로 C이 채무초과상태가 되었음을 알지 못하였고 이 사건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한 것이므로, 피고에게는 C의 일반 채권자들을 해한다는 사해의사가 없었고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고 항변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수익자가 사해행위를 몰랐다는 사실은 그 수익자 자신에게 증명책임이 있고, 이때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61280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이 법원의 제2회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채권양도 당시에 홍성군으로부터 C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진술하였고, 그밖에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 대한 악의의 추정을 뒤집고 피고가 선의의 수익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
관련 법리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채권양도가 채권자에 의하여 취소되기 전에 이미 채권양수인인 수익자 등이 제3채무자로부터 그 채권을 변제받는 등으로 양도채권이 소멸된 경우에는, 채권자는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수익자 등을 상대로 그 채권양도의 취소와 함께 변제로 수령한 금전의 지급을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고, 취소채권자로서는 수익자에 대하여 직접 자신에게 금전을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50061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취소채권자는 자신의 채권액을 초과하여 가액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다144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홍성군이 이 사건 공사의 하도급업자들에게 기성고 공사대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제3조에 따라 이 사건 공사대금을 수령하여 하도급 대금, 노무비 등으로 지불할 의무가 있는 점, 홍성군은 피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의 채권자임을 전제로 피고의 위임에 따라 그 대금 중 일부를 일종의 단축 급부로서 하도급업자들에게 직접 지급한 것인 점(제1심법원의 홍성군수에 대한 2023. 3. 24. 자 및 2023. 9. 19. 자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기성고 공사대금은 피고가 홍성군으로부터 추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와 C 사이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피고가 추심한 기성고 공사대금 중 원고의 피보전채권의 한도 내에서 취소되어야 하고, 원고는 그 범위 내에서 가액배상을 구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와 C 사이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은 피고가 홍성군으로부터 추심한 기성고 공사대금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보전채권 원금 3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되어야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으로서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위 가액배상금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가액배상 의무는 사해행위의 취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발생하므로 그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이행지체 책임을 지게 되고, 따라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이율은 적용되지 않고 민법 소정의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61618 판결 등 참조), 위에서 인정한 지연손해금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취소 및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취소 및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장정태 이혜성
별지
각주1) 원고는, 피고가 하도급업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기성고 공사대금을 홍성군이 직접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취소됨에 따라 3억 원의 한도 내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한다(2023. 11. 28. 자 준비서면). 원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취소와 그 원상회복으로 피고에 대하여 홍성군에게 위 채권양도계약이 취소되었다는 통지를 할 것을 구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사해행위인 계약 전부의 취소와 원물 반환을 구하는 청구취지 속에는 일부 취소를 하여야 할 경우 그 일부 취소와 가액배상을 구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 청구취지의 변경이 없더라도 바로 가액반환을 명할 수 있는 점(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41589 판결 등 참조),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사해행위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으로 가액배상을 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후 회생재단이 가액배상액 상당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은 취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의 원인 없이 이익을 얻는 것이 되어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는 점(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8다203715 판결 참조)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의 주장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됨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가액배상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각주2) 회사의 영업 목적을 위하여 자금을 지출할 때 영수증 등의 증빙서류를 사전에 제출받기 어려운 경우 사후에 증빙서류를 제출받아 정식 회계 처리를 할 것을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구체적인 용처를 특정하지 아니하고 선집행되는 성격의 자금
각주3) ‘외상 매입금’은 일반적인 상거래에서 상품, 원재료, 용역 등을 매입한 대금의 미지급액을 의미한다. 한편 위 각 채무는, 납품계약, 공사계약 등 일반적인 상거래에서 발생하였으므로 일반적인 상거래 이외에서 발생한 부채를 의미하는 ‘미지급금’ 항목에 해당하지 않고, 재무제표 기준일(2020. 12. 31.) 당시 이미 변제기가 도래하였으므로 아직 지급기일에 이르지 않아 그 대가를 지급하지 못한 부채를 의미하는 ‘미지급비용’ 항목에 계상될 수도 없다.
각주4) 피고가 주장하는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0822 판결은, 채무자가 기존 채권자 중 1인에게 자신의 채권을 대물변제 명목으로 양도한 사안으로, 이 사건과는 사정을 달리하여 그대로 원용하기 어렵다.
각주5) 피고는 현장대리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공사계약의 당사자는 C이며[조달청은 C을 상대로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고(을 제5호증), 피고 역시 C로부터 이 사건 공사계약을 인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2024. 12. 27. 자 참고서면)], 홍성군이 이 사건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에서 하도급 대금 등이 지출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사 중 기성고 부분은 수급인인 C이 자신의 비용으로 수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 피고가 주장하는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다7783 판결은, 수익자가 채무자의 공사대금 채권을 압류․전부 받은 후 스스로 공사를 수행하여 완공함으로써 위 공사대금 채권의 성질이나 내용 또는 가치가 달라진 사안으로, 이 사건과는 사정을 달리하여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