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을 벌금 800만 원, 피고인 주식회사 C, D 주식회사를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 B에 대하여 40시간의 산업안전보건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판결
사건
2022고단494
판결선고
2023. 4. 14.
대전지방법원논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는 천안시 동남구 E건물, F호에 있는 토목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D이 시공한 논산시 G 소재 'H공사'의 현장 소장으로서 위 공사 현장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안전 · 보건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대전 대덕구 I에 있는 실내 건축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A은 피고인 C이 피고인 D로부터 도급받은 논산시G 소재 'H 공사 중 미장 공사'의 현장 소장으로서 위 공사 현장 근로자의 안전 · 보건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들은 2022. 1. 11. 06:37경 논산시 G에 있는 H 공사 현장에서, C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J(남, 69세)로 하여금 미장 작업 준비 중 전등 설치를 위해 높이 약 90cm 가량의 작업 발판(말비계)에 올라가 작업을 하게 하였다.
당시 그곳은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 A에게는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피고인 B에게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이를 게을리 한 채 피고인 A은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고인 B은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작업발판 위에서 작업을 하던 피해자로 하여금 작업 발판 위에서 떨어져 위 교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22. 1. 26.13:05경 대전 서구 K에 있는 L병원에서 외상성 뇌출혈로 인한 뇌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종업원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종업원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 피고인 C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 B, 피고인 D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의자신문조서(1피의자 A), 피의자신문조서(3피의자 B)
재해 조사 의견서
수사 결과 보고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 내역서(8월)
사망진단서(망 J)
등기구 사진
피고인 B, 피고인 D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안전모를 비치하고 있었고 안전모 착용에 관한 부분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에 따라 도급인 측 의무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B의 출근 시간 이전에 수급인인 C이 고용한 피해자가 C 소유의 말비계에 올라갔다가 발생한 사고이므로, 피고인 B, 피고인 D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
판단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피고인 B의 과실은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인 피고인 D 소속현장소장으로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의무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에 따라 도급인의 안전 조치 및 보건 조치에서 제외되는지 문제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만, 보호구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한다.'라고정하고 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도급인이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할 의무는 위 법 제63조 단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B이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이 약 90센티미터의 작업 발판(말비계)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위 작업 발판의 높이와 용도, 작업의 성격과 작업 환경에 비추어 이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에 해당하여 피고인 B은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위 작업 발판을 설치한 주체가 수급인인 C이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하고, 이러한 의무는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를 정도로 행해져야 한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피고인 D은 발주처로부터 받은 산업안전보건비를 직접 사용하였고 2021. 8.에도 안전보건관리비로 사용한 810,000원 중 255,000원(= 자동 90,000원 + 투구형 인쇄165,000원)을 안전모 50개 구입에 지출하여 안전모 구입 업무를 직접 담당하였다. 피고인 B은 이 사건 이전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새로 온 근로자들에게 직접 안전모를 지급해 왔고 이는 C이 고용한 근로자에 대하여도 동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당일에는 피해자가 피고인 B의 출근 시간 7시가 되기 전인 오전 6시 20분경 미장 작업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에 피고인 B은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안전모를 지급받지도 않은 채 작업 준비를 시작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안전모의 기능과 성격, 안전보건규칙에서 안전모를 지급받은 각 근로자가 그에 대한 청결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정한 것(제33조 제1항 단서)을 보면 안전모는 각 근로자의 신체조건 등에 맞게 새롭게 지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건 현장에 다른 근로자들이 사용한 적이 있는 안전모가 비치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B이 안전모 지급 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이 피고인 B의 통상적인 출근 시간 7시 이전에 발생하였고, 근로자들은 통상 7시 30분 또는 8시에 근로를 시작하며 피고인들이 C 측에 7시 이전에 근로를 시작할 것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므로 7시 이전에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근로자의 안전 · 보건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해자는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6시 20~30분경에 미장 작업 준비를 시작하였고, 위 증거들에 의하면 당시는 겨울철로 위 시간에는 아직 주변이 어두웠기 때문에 미장 작업을 위하여 조명을 켜기 위하여 작업 발판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근한 첫날임에도 위 시간에 출근하여 작업 준비를 시작하였고 당시 다른 근로자들 여러 명이 함께 있었던 것을 보면 최소한 피해자가 피고인 B 또는 A의 묵시적 지시나 승인에 따라 위 시간에 작업을 시작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도급인은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도급인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에 있어서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 · 내용,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등의 확인할 의무가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제1항 제7호). 따라서 피고인 B은 주의의무 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본인의 출근 시간이나 사건 당시 실제 현장에 있었는지에 관계없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설령 피해자에게 위 시간에 출근하여 작업을 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피고인 B이 아니라 A이나 C 소속 직원이더라도 이에 대하여 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할 의무가 없다고 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형법 제30조(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C, 피고인 D: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피고인 B: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피고인 B: 각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 A, 피고인 B: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이수명령
피고인 A,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4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과실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A, B에게 각 동종 전과가 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의 아들이 수사기관에서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다만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상황과 피해자가 첫 출근하여 약 한 시간 이내에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점, 사고 현장에 안전모가 있었고 피해자가 이를 착용하고 작업 발판 위에 올라갔더라면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여 피고인들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정도가 아주 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을 통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되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수민(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