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26. 5. 29. 선고 2026가단5038 판결

퇴직금등 청구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15,755,965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2. 15.부터, 나. 원고 B에게 7,658,8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6. 1. 22.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여객운수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운전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였는데, 이후 피고와 사이에 11개월 또는 그 이하의 기간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갱신하면서 아래의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

원고 A : 2014. 7. 3.부터 2025. 11. 30.까지(11년 4개월 29일)

○

원고 B : 2023. 1. 2.부터 2025. 12. 26.까지(2년 11개월 25일)

나.

원고 A은 2025. 8. 1., 원고 B은 2025. 2. 3. 각 피고와의 마지막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그리고 위 근로계약에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규정과 달리 '퇴직금, 연차수당 및 제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25. 12. 30. 원고 A에게 퇴직금 29,480,750원을, 2026. 1. 21. 원고 B에게 퇴직금 7,80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 내지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이 마지막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각서를 교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장래 발생할 임금지급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지만,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서의 내용은 원고들이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조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과 퇴직금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조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이 사건 각서가 마지막 근로계약체결 과정에서 작성되어 교부되었고, 과거의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하여는 구체적 언급이 없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근로계약서도 특정되어 있지 않아, 이를 마지막 근로계약의 근로조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는 임금채권의 사전 포기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없다.

다음으로 퇴직금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살피건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근로내역 및 마지막 근로계약 체결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마지막 근로계약은 그 이전의 근로계약과 단절된 별개의 근로계약이 아니라 기존의 근로관계를 갱신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여, 이 사건 각서 작성 당시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또한 장래의 퇴직금 청구권 포기에 관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A의 근로기간이 11년 4개월 29일이고, 원고 B의 근로기간이 2년 11개월 25일이며, 피고가 원고 A에게 퇴직금으로 29,480,750원을, 원고 B에게 퇴직금으로 7,800,000원을 지급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 A은 평균임금이 116,150원, 원고 B의 평균임금이 136,035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 A의 미 지급 퇴직금은 10,287,100원<1>, 원고 B의 미지급 퇴직금은 4,382,585원<2>이다. 그리고 원고 A의 미지급 연차수당이 5,468,865원(= 2022년 2,549,610원 + 2023년 1,733,647원+ 2024년 1,185,608원)인 사실, 원고 B의 미지급 연차수당이 3,276,235원(= 2023년2,369,660원 + 2024년 906,575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A에게 15,755,965원(= 퇴직금 10,287,100원 + 미지급 연차수당 5,468,865원), 원고 B에게 7,658,820원(= 퇴직금 4,382,585원 + 미지급 연차수당 3,276,235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근로계약의 체결 경위 및 피고의 재정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되므로,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가사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및 연차수당 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각서를 통하여 마지막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포기하였고, 그 이후의 근로기간은 1년에 미치지 못하므로 퇴지금 및 연차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퇴직금 및 연차수당 미지급 근로조건의 효력

1)

취업규칙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안 되고(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 무효이다(근로기준법 제97조). 또한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이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 사업 및 사업장에 적용되는 단체협약에는 피고의 근로자에게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음에도,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위 단체협약과 달리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위 근로계약이 정한 근로조건은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2)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 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재고용하면서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라거나 피고의 재정이 만성 적자상태여서 재고용된 정년퇴직자들의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인정할 경우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인 원고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

(나)

마지막 근로계약 체결 이전의 퇴직금 및 연차수당 포기 여부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서가 마지막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포기하는 내용의 각서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15,755,965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인 2025. 12. 15.부터, 원고 B에게 7,658,8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이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로서 피고의 일부 퇴직금 지급 다음날인 2026. 1. 22.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