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6,795,788원과 이에 대하여 2014. 6. 15.부터 2015. 11. 30.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인정 사실
피고는 2002. 10. 23. 판유리 가공기계 제조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11. 12. 5. 주식회사 동일정공(이하 '동일정공'이라고만 한다)을 흡수합병하였다. 원고는 2000. 11. 9. 동일정공에 입사하여 동일정공이 피고 회사로 흡수합병된 후로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4. 5. 31.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퇴직 당시는 물론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다음 기재와 같은 임금,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환급금, 연차수당(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013년 미지급 임금 8,714,678원
2014년 귀속 근로소득세의 연말정산 환급금 261,500원
2011년에서 2014년까지 연차휴가수당 1,945,064원(구체적인 계산근거는 별지1 연차휴가수당 산정내역 기재와 같다)
퇴직금 35,874,546원(구체적인 계산근거는 별지2 퇴직금 산정내역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6,795,788원과 이에 대하여 2014.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15가단3583
판결선고
2015. 11. 30.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그러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고에게 46,795,788원(8,714,678원+261,500원+1,945,064원+35,874,54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과 항변에 관한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 주장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2003. 12. 26.부터 원고에게 당시까지 발생한 퇴직금과 앞으로 발생할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여 매월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여 주었으므로, 피고는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하여 원고에게 매월 월급에 퇴직금 월할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 시작한 시기에 관하여, 피고는 여러 차례 주장을 변경하였다. 이 사건 답변서에서는 2003. 12. 26.부터라고 주장하다가, 2015. 7. 17.자 준비서면에서는 원고의 입사시기인 2000. 11. 9.부터라고 그 주장을 변경하였으나, 다시 2015. 11. 10.자 준비서면에서는 원고의 입사시기로부터 1년이 지난 후인 2011. 11. 9.부터 그 주장을 변경하였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
관련 규정
법리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사용자가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도3898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며,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유효하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
관련 규정과 법리를 종합하면,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다음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①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퇴직금 중 간정산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② 구 근로기준법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한하여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중간정산의 대상이 되는 근로기간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중간정산 요구 이전의 '과거의 근로기간'만이 포함되고, 근로자가 장래에 계속 근로할 것을 전제로 중간정산 요구 이후의 장래 근로기간에 대하여 사전에 중간정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정 사실
동일정공과 원고는 2003. 12. 26. 원고의 1년간(2003. 12. 26.~2004. 12. 25.) 연봉을 2,400만 원으로 정하는 연봉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근로계약서 본문에는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여 매월 지급하거나 1년마다 정산할 경우 근로자의 동의서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첨부한다."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근로계약서에는 "연봉내역"이라는 표가 첨부되어 있는데, 연봉내역에는 산출근거 항목으로 "① 월 소정 근로시간: 226시간, ② 연장 및 휴일근로시간 78시간(52시간×150%), ③ 월차휴가: 8시간, ④ 연차휴가: 6.667시간(8시간×10일÷12개월), ⑤ 생리휴가: 8시간, ⑥ 상여금 월할금: 18.834시간(226시간×100%÷12개월), ⑦ 퇴직금 월할금: (공란) 원"이라는 문구가 역시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에 대한 "월 지급금액 산출내역" 항목에는 월 지급금액이 200만 원임을 전제로 시급, 일급, 기본임금,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 월차수당, 연차수당, 상여금 월할금, 퇴직금 월할금을 각 계산하고 그 결과 연봉총액이 2,400만 원임이 필기체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03. 12. 26. "동의서"라는 제목의 서면에 자신의 이름, 입사일, 직종 및 직위를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위 동의서에는 "상기 본인은 입사 일로부터 매년마다 퇴직금을 정산하되 1년분의 퇴직금을 미리 산정한 후 12분의 1을 퇴직 월할금으로 매월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동일정공과 원고는 2004. 10. 1. 가)항 기재 근로계약서와 같은 양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세부내용은 가)항 기재 근로계약서와 같고, 다만 연봉이 2,400만 원에서 2,520만 원으로, 월 지급금액이 20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각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시급, 일급, 기본임금,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 월차수당, 연차수당, 상여금 월할금, 퇴직금 월할금 등 항목이 월 210만 원에 맞도록 조정되었을 뿐이다. 또한, 원고는 2004. 10. 1. 나)항 기재 동의서와 같은 양식의 서면에 역시 자신의 이름, 입사일, 직종 및 직위를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을 제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3)항 기재 인정 사실은 동일정공과 원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는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동일정공과 원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월할금' 명목의 돈이 과거 근로기간(계속 근로한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른 것이라 보이지도 않는다. 그와 같이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00. 11. 9. 동일정공에 입사하였다(앞서 본 사실). 피고는 원고가 입사 당시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여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동일정공은 원고의 요구를 받아들여 월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해 주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동일정공의 2006년과 2007년 전체 근로자의 급료명세서를 보면, 단기간 또는 시간제 근무자로 보이는 한두 명(2006년 1월 월급을 받은 근로자 중 B, 2006년 7월·8월 월급을 받은 근로자 중 C)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가 퇴직금을 매월 지급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을 제21호증). 위와 같이 퇴직금 월할금을 받는 모든 근로자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여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보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이를 통하여, 적어도 근로자가 먼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사용자인 동일정공이 퇴직금 중간정산 방식을 제의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03년과 2004년 당시 동일정공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는 원고가 작성한 바 있는 위 각 근로계약서와 같은 양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을 제7, 9호증). 즉, 당시 근로자들은 원고가 작성한 바 있는 위 각 근로계약서와 다른 양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다. 그렇다면 위 근로계약서와 동의서에 부동문자로 포함된 퇴직금 중간정산 취지의 문구는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보려면, 동일정공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하는 근로자에 적용할 근로계약서와 원하지 않는 근로자에 적용할 근로계약서를 모두 비치해 두고, 개별 근로자의 의사를 물어 그에 따라 해당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어야 할 것이다. 설령 당시 상황과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하는 근로자에 적용할 근로계약서만을 비치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개별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지 않고 적립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지 않고 적립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동일정공의 근로자는 찾아볼 수 없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대상이 되는 근로기간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중간정산 요구 이전의 '과거의 근로기간'만이 포함되고, 장래 근로기간에 대하여 사전에 중간정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되려면, 중간정산 당시까지의 계속 근로한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액수를 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원고와 동일정공은 2003. 12. 26.과 2004. 10. 1.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그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 액수가 얼마인지 산정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단지 매월 지급할 금액(2003. 12. 26.에는 200만 원, 2004. 10. 1.에는 210만 원)을 정하여 놓고, 그중에서 일정 액수(2003. 12. 26.에는 153,850원, 2004. 10. 1.에는 161,600원)는 '퇴직금 월할금'이라고 명명하고 있을 뿐이다(다툼 없는 사실 또는 을 제7, 9호증).
피고는 애초에 동일정공과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이 2003. 12. 26. 처음 체결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피고는 답변서에서 "피고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던 원고의 요구를 받아들여 월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고 연봉을 2,400만 원으로 하고 매월 지급할 월 임금 200만 원의 13분의 1인 153,846원은 퇴직금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라고 주장하면서 2003. 12. 26.자 근로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러한 피고 답변서 기재 주장에 의하면, 원고는 2013. 12. 26. 이전에 받았던 임금에 더하여, 2013. 12. 26. 이후로는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받아야 한다. 피고 주장은 2013. 12. 26.부터 퇴직금 월할금으로 153,850원을 지급하였다는 것이므로, 2013. 12. 26. 이후로 임금 상승이 없다 하더라도 원고가 동일정공에서 받는 돈 총액은 적어도 2013. 12. 26. 직전에 비하여 추가되는 퇴직금 월할금 153,850원만큼 상승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점에 관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 판사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피고에게 그 증명을 촉구하자, 피고는 주장을 바꾸어 '원고 입사 후 1년 후인 2001. 11. 9.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기존 주장과 모순될 뿐 아니라, 피고의 새로운 주장에 의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2001. 11. 9.에 받는 월급이 그 직전에 비하여 퇴직금 월할금 이상이 추가되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 증명이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퇴직금 중간정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 중산정산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청구권과의 상계 항변
당사자 주장 요지
피고는 퇴직금 월할금 지급이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원고는 퇴직금 월할금만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부당이득 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반면, 원고는 위와 같은 퇴직금 월할금 지급은 그 실질이 임금이므로, 퇴직금 월할금만큼 부당이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쟁점
당사자 주장과 법리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 반환채권을 가지는 여부는 동일정공이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월할금이 원고의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인지 또는 그 실질이 임금에 불과한지에 달려있다.
판단
아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동일정공 또는 피고로부터 수령한 퇴직금 월할금은 그 실질이 임금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
동일정공의 2006년과 2007년 전체 근로자 중 단기간 또는 시간제 근무자로 보이는 한두 명(2006년 1월 월급을 받은 근로자 중 B, 2006년 7월·8월 월급을 받은 근로자 중 C)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가 퇴직금을 매월 지급받았다(앞서 본 사실). 특히, 2006년 2월에 고용되어 처음 월급을 받은 근로자 D·E, 2006년 3월에 고용되어 처음 월급을 받은 근로자 F·G, 2006년 7월에 고용되어 처음 월급을 받은 근로자 H, 2006년 9월에 고용되어 처음 월급을 받은 근로자 I, 2006년 12월에 고용되어 처음 월급을 받은 J(위 각 근로자는 각 고용 시기 이전 급료명세서에는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모두 처음 고용된 시기부터 퇴직금 월할금을 지급받았다(을 제22호증). 이는 동일정공의 모든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퇴직금 월할금을 받았다는 피고 주장과 배치되고, 오히려 퇴직금 월할금 명목의 돈이 모두 임금의 일부임을 추인케 하는 사실이다.
퇴직금 월할금이 원고의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이라면, 퇴직금 월할금이 지급되기 직전 시기에 비하여 임금은 변경되지 않은 채 퇴직금 월할금만큼 월 지급액이 상승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받는 월급은 2013. 12. 26. 직전(피고 답변서 기재 퇴직금 월할금 지급 시점)에 비하여 또는 2001. 11. 9. 직전(피고의 2015. 11. 10.자 준비서면 기재 퇴직금 월할금 지급 시점)에 비하여 추가되는 퇴직금 월할금 이상이 상승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가 없다. 이러한 점은 동일정공의 다른 근로자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다. 특히 2006년 9월에 처음 퇴직금 월할금을 받은 C의 임금을 보면, C은 2006년 8월에는 퇴직금 월할금 없이 기본급으로만 120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2006년 9월 이후 2007년 3월까지 2006년 8월과 변함없는 120만 원을 지급받으면서, 그 항목만 기본급 741,740원, 휴일 및 연장 근로수당 256,000원, 월차수당 26,260원, 연차수당 21,880원, 상여금 61,810원, 퇴직금 92,310원 등으로 구분하여 받고 있을 뿐이다(741,740원+256,000원+26,260원+21,880원+61,810원+92,310원=120만 원)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원고의 월 지급금과 그중 퇴직금 월할금은 아래 표와 같다(을 제7, 19, 22호증).
이처럼 원고가 받는 월 지급금에서 퇴직금 월할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항상 같다. 이러한 사실로, 동일정공에서 원고의 임금을 특정 액수로 정한 후 그에 일정한 비율로 계산한 돈을 '퇴직금 월할금'이라고 명명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만약 원고의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면, 먼저 원고의 임금을 정한 후 추가 지급할 퇴직금을 계산하여(즉,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이라면 계속 근로한 기간 발생한 퇴직금을 정산하는 과정을 거쳐) 정해진 임금에 퇴직금을 더하여 지급하여야 했을 것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 중산정산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상계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른 연차휴가수당 지급 주장
주장 요지
원고는 연차휴가수당 등 제반 법정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이른바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법리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는 대법원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등을 들면서 종전 대법원 판결과 달리 위 법리를 설시한 대법원 2008다6052 판결이 포괄임금제 유효성 요건을 엄격하게 선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들의 사안은 모두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질 등에 비추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위 대법원 판결들이 판시하는 법리는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 사안에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법정수당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이고, 나아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 등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근로시간과 무관하게 법정수당을 정액으로 정하는 포괄임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
원고가 동일정공 또는 피고 회사에서 담당한 업무는 국내에서는 전기 기술직으로 기계 배선·전기 프로그램 작동 업무, 중국 공장에서는 생산관리 업무이므로(갑 5, 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감시·단속적 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와 동일정공은 원고의 근로시간을 08:30부터 17:30까지 1일 8시간으로 약정하였으므로(을 제7, 19호증),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도 아니다.
그러므로 설령 피고 또는 동일정공이 원고에게 포괄임금 방식으로 법정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원고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1년에서 2014년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연차휴가수당 1,945,064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포괄임금계약을 이유로 연차휴가수당 지급 의무를 다투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대여금 채권과의 상계 소멸 항변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에 대한 1,000만 원 대여금 채권이 있고, 원고가 이 사건 청구원인 기재 채권으로 피고의 대여금 채권과 상계하였으므로,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피고의 채무가 소멸하였고 항변한다.
판단
을 제4, 5, 6,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04. 10. 22. 1,500만 원, 2004. 11. 2. 1,800만 원 합계 3,300만 원(1,500만 원 +1,800만 원)을 이자 약정 없이 지급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대여한 사실, 원고는 2007. 3. 12. 피고에게 위 차용금 중 2,300만 원을 변제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민법 제492조 제1항이 정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 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따라서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4. 6. 14.이 도래함으로써 원고의 이 사건 청구원인 기재 46,795,788원 채권과 피고의 1,000만 원 대여금 채권은 모두 이행기에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었다.
원고는 2014. 8. 4.경 또는 2015. 2. 5.경 피고에 대하여 위 양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그 의사 표시가 그 무렵 피고에 도달하였다(을 제13호증).
결국, 원고의 청구원인 기재 채권 중 1,000만 원은 위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피고의 대여금 채권 1,000만 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36,795,788원(46,795,788원-1,0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 날인 2014. 6. 15.부터 임금과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5. 11. 3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영복
별지
각주1) 고용계약은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보조적 상행위이므로, 근로계약에 따르는 임금, 퇴직금 등 채무의 지연손해금은 상법이 정한 연6%가 적용된다(대법원 1976. 8. 24. 선고 76다141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