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1997. 5. 17.부터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12. 3. 31. 퇴직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2. 3. 31. 무렵 원고에 대한 퇴직금을 58,573,600원으로 산정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금 58,573,600원을, 퇴직 무렵이 아닌 2014. 4. 30. 25,000,000원, 2014. 5. 23. 33,573,600원으로 나누어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4,366,070원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15가단4968
판결선고
2016. 6. 29.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
원고의 주장
법률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4일이 지난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이자를 부가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난 후에야 퇴직금을 지급해 주었으므로, 퇴직 후 14일이 지난 날부터 실제 지급일까지 연 20%의 지연이자를 적용하여 계산한 24,366,0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 퇴직 무렵 원고에게 촉탁직 근무를 제안하고 피고 회사의 경제적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면서 퇴직금 지급기일의 유예를 요청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퇴직금 지급기일을 유예하여 주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주장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관련 법령
쟁점 및 판단
쟁점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 간 합의로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사건 쟁점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기일이 적법하게 연장되었는 지이다. 위 법률 규정에 의하면,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은 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② 당사자 간 합의라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차례로 살핀다.
[한편 원고는 근로자가 퇴직금 지급기일을 연장하여 주더라도 이는 사용자가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사용자는 지연이자는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연이자'의 개념 자체가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지급기일까지 지급된다면 이는 '지연'이 아닌 까닭이다. 또한 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② 당사자간 합의라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었음에도 연 20%라는 지연이자를 사용자에게 부담시켜야 한다고 해석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퇴직금 채권자인 근로자 자신이 지급기한 연장에 관하여 동의를 하였기 때문이다. 근로자로서는 지연이자는 받고자 하나 사용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하게 해주고 싶다면, '지급기일 연장 합의' 대신 '처벌불원 의사 표시'를 하면 된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따라서 근로자가 퇴직금 지급기일을 연장하여 주더라도 사용자는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정 사실
원고 퇴직 무렵 피고 회사의 재정 상태
피고 회사가 2012년 매월 이사회에 배포한 손익계산서 자료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2012년도 매월 아래와 같은 수익 또는 손실을 기록하였다('+'는 수익을, '-'는 손실을 의미한다).
피고는 2015. 6.경 천안세무서장으로부터 납세고지서를 송달받았는데, 위 납세고지서에는 피고 회사의 2012년 법인세 과세표준이 '-326,835,319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 회사의 2015년 재무 상황에 관하여 실시된 외부 회계감사보고서에는 2014. 12. 31. 기준 자산은 4,289,985,450원, 부채는 20,696,092,790원, 2015. 12. 31. 기준 자산은 9,946,755,196원, 부채는 22,467,882,964원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피고 회사의 원고를 포함한 퇴직자 촉탁직 계약
피고 회사는 2010년경부터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다시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계약(이른바 '촉탁직 계약', 이하 '촉탁직 계약'이라고만 한다)을 체결하여 왔다. 그러한 방식으로 촉탁직 계약을 한 근로자는 원고를 비롯하여 C, D, E, F, G, H, I, J, K, L 등이 있다. 원고는 2012. 3. 29. 피고 회사와, 원고의 정년퇴직 다음날인 2012. 4. 1.부터 1년간 피고 회사의 중형버스 운전직으로 근무하는 촉탁직 계약을 체결하고, 위 기간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3. 4. 3. 원고의 근무기간을 2013. 4. 1.부터 2014. 2. 28.까지로 정하는 촉탁직 계약을, 2014. 3. 3. 원고의 근무기간을 2014. 3. 4.부터 2015. 3. 3.까지로 정하는 촉탁직 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결국 원고는 2012. 3. 31. 피고 회사를 정년퇴직한 후에도 곧바로 이어서 촉탁직으로 근무하다가, 2015. 3. 3.에야 촉탁직 근무를 마쳤다.
피고 회사와 촉탁직 계약을 한 C, D, E, F, G, H, I, J, K, L에 대해서는 모두 정년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이 지급되지 못하였다. 즉, 위 사람들 중에서 정년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일부라도 지급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짧게는 정년퇴직 후 8개월가량 뒤(L), 길게는 정년퇴직 후 2년 6개월이 지난 후(G)에야 퇴직금의 일부를 실제로 지급받기 시작하였다.
위 사람들 중 C, E, F, G, I는 모두 정년퇴직 당시 피고 회사로부터 자금 사정을 이유로 퇴직금 지급 유예를 부탁받았고, 이에 퇴직금 지급기일 유예를 승낙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C, G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사실확인서 기재와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고 회사 퇴직금 담당자 증언
B은 피고 회사에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인사 또는 노무 관련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퇴직금 업무를 담당하였다. B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에게 원고 퇴직 무렵 '회사 사정상 바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어렵다. 촉탁직으로 계약하니까 나중에 주겠다'고 말하였다.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고 촉탁직 계약을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3, 4, 6, 9, 10,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G, C, B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정년퇴직일인 2012. 3. 31. 무렵 피고 회사의 2012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누적된 손실이 11억 원을 상회하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았고, 원고는 정년퇴직 무렵 피고 회사와 촉탁직 계약을 체결한 후 정년퇴직 다음날부터 근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또한 위 인정 사실과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 지급기일을 원고의 촉탁직 근무기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고는 정년퇴직 후 피고 회사와 촉탁직 계약을 한 사람들에 대하여 모두 법정기한(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피고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정과 근로자들이 촉탁직으로 계속 근무하는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 회사가 퇴직금 지급기한 유예를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즉, 피고 회사는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 모두에게 퇴직금 지급기한 유예 요청을 한 것이다.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정년퇴직한 C(2012. 10. 31. 퇴직), G(2012. 4. 30. 퇴직) 모두 이 법정에서 '자신들의 퇴직 무렵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 지급기한 유예를 요청받았고, 촉탁직으로 계속 근무함과 아울러 퇴직금 지급기한 유예를 승낙하였다'고 진술한다. 원고 역시 정년퇴직에 바로 이어서 촉탁직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기한 유예요청을 승낙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B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에게 퇴직 무렵 '회사 사정상 바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어렵다. 촉탁직으로 계약하니까 나중에 주겠다'고 말하였다.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고 촉탁직 계약을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증인 B의 증언은 다음 이유로 신빙성이 높다. B은 비록 피고 회사에서 인사 또는 노무 관련 직원으로 근무하였지만, 2014. 5. 무렵 퇴직하여 이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였을 때는 피고 회사를 퇴직한 지 2년가량 지난 상태였다. 또한 B은 현재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 법정의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원고나 피고의 신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원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B이 굳이 피고 회사를 위하여 거짓말을 할 유인을 찾기 어렵다. 나아가 B은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판사의 신문에 곰곰이 생각하며 답변하고, 피고 회사에게 유리해 보이는 사정과 원고에게 유리해 보이는 사정을 골고루 진술하는 등 증인 본인 기억을 그대로 말하는 듯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사정들, 즉 B의 현재 직업·피고 회사를 퇴직한 시기·이 사건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경위·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B의 증언은 신빙성이 높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 퇴직금 지급기일 유예 합의를 하여 주지 않았다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 지속적으로 퇴직금 지급 요구를 하였을 것이다. 이 법원은 제4회 변론기일에서 원고와 원고 소송대리인에게 '원고가 피고 회사에 퇴직금 지급 요구를 한 적이 있는지를 밝히고 증거를 제출할 것'을 명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 측은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증인 B의 증언 중에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 퇴직금 지급 요구를 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즉, 원고가 '정년퇴직일이 몇 달 지난 후에 와서 퇴직금을 빨리 쓸 곳이 있으니 퇴직금을 지급하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원고가 정년퇴직 무렵에는 퇴직금 지급기일 유예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
그렇다면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요구하는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의 두 요건, 즉 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② 당사자 간 합의가 모두 충족되어,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정년퇴직으로 인한 퇴직금 채무의 지급기한은 원고의 촉탁직 근무기간까지로 적법하게 연장되었다.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기한 이후에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