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 A은 한국중부발전㈜로부터 보령시 E에 있는 F의 위탁운전 용역사업을 도급받아 시공하는 B㈜의 보령사업처 처장이다.
피고인 B㈜는 서울 중구 G에 있는 발전설비운전정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사업주이다.
피고인 A
피고인은 위 B㈜의 처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4. 11. 18. 21:20경 위 F 7, 8호기 3층 석고동에서 피해자 H(31세)이 컨베이어가 설치된 석고탈수설비의 정상 가동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으므로 안전책임자인 피고인에게는 운전 중인 컨베이어 등의 위로 근로자가 넘어지거나 컨베이어 등에 해당 근로자의 신체의 일부가 말려드는 등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즉시 컨베이어 등의 운전을 정지시킬 수 있는 비상정지 장치를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건널다리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석고탈수설비 B호기 상부 컨베이어 주변에 비상정지 장치와 건널다리를 설치하지 아니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석고탈수설비 센서가 작동되어 정지한 석고탈수설비 위로 올라가 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건널다리가 없는 상부 슬러리 공급 노즐과 프리롤 사이에 있는 프레임을 밟고 지나가다가 프리롤 쪽으로 넘어지면서 탈수이송벨트와 프리롤 사이에 몸이 끼게 되어 그 자리에서 머리뼈 분쇄골절 등으로 인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B㈜
피고인은 2014. 11. 18. 21:20경 제1항 기재 F 7, 8호기 3층 석고동에서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근로자가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 등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함에 있어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92조는 '사업주는 컨베이어등에 해당 근로자의 신체의 일부가 말려드는 등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및 비상시에는 즉시 컨베이어 등의 운전을 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무동력상태로만 사용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같은 규칙 제195조 제1항은 '사업주는 운전 중인 컨베이어 등의 위로 근로자를 넘어가도록 하는 경우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건널다리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같은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는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3도324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의 직책인 현장운전원은 현장 순찰을 하면서 석고탈수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관련 부서에 정비를 의뢰하는 업무와 제어실에서 설비 운전과 관련하여 현장에서 점검할 사항을 알려주면 그 사항을 점검·확인하고 통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점, ② 설비 고장에 대한 정비업무는 기계부와 전기부 등에서 별도로 전담하는 점, ③ B(주)의 작업수칙상 현장운전원은 석고탈수설비 상부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작업할 업무가 전혀 없는 점, ④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석고탈수설비는 상하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부에는 좌우 컨베이어 사이에 중앙통로가 설치되어 있고, 하부와는 달리 상부의 중앙통로와 좌우 컨베이어 사이에는 작업자가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높이 약 1.1m의 철제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점, ⑤ 위 석고탈수설비에는 하부에서 위 중앙통로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계단 하부에는 '정비 중 컨베이어 상·하부 통행금지'라는 준수사항이 포함된 정비원 안전수칙이 게시되어 있는 점, ⑥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현장 근로자들은 모두 현장운전원인 피해자가 위 철제난간을 넘어 작동하고 있는 컨베이어 위로 올라간 이유를 알지 못하고, 근무경력만 7년이고 현장운전원으로도 약 1년 6개월 이상 근무한 피해자도 작동 중인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하는 점, ⑦ 누군가 피해자에게 석고탈수설비의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⑧ 석고탈수설비에 고장이 나 정비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위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정비를 하기도 하지만, B(주)의 보령사업처에서는 석고탈수설비를 정비하는 경우 설비의 가동을 모두 멈추고 정비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피해자가 사고를 당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I, J, K의 진술과 재해조사의견서를 종합해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석고탈수설비 센서가 작동되어 정지한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계속 작동 중인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프레임을 밟고 건너던 중 넘어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92조 및 제19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산업안전조치는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컨베이어가 작동 중인 상태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석고탈수설비의 상부에서는 컨베이어가 작동 중인 상태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하는 경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컨베이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제난간까지 설치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A이 위 규정에서 정한 산업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위 가항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에게 건널다리와 비상정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또는 근로자들이 작동 중인 컨베이어 위에서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 A으로서는 현장운전원이 작업수칙을 어기고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철제 난간을 넘어 작동 중인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리라고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이 피해자로 하여금 작동 중인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감독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나,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또는 그 주의의무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종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