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4. 3. 26. 선고 2013가합787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대전과 영천에 각 지점을 두고 상시 근로자 약 80여명을 사용하여 대전 지점(이하 '대전사업장'이라 한다)에서는 유전자 진단칩 제조·판매업을, 영천 지점(이하 '영천사업장'이라 한다)에서는 선재제품 제조·판매업을 각 영위해오던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영천사업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3. 1. 29. 해고된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의 설립과 합병 과정

1)

피고는 1976년 L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처음 설립되었는데, 1994년 본사를 영천으로 이전하였고, 1999년 주식회사 M(이하 'M'이라 한다)로 상호가 변경되었으며, 2005년경 현재의 상호와 같은 주식회사 K(2001년 대전 설립, 이하 '구 K'이라 한다)을 계열회사에 편입시켰고, 그 과정에서 M의 대주주인 N과 구 K의 대주주인 O는 2005. 10. 17. '부속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부속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제1조(합병 및 기업분할 등)

①

M의 주요주주 N과 구 K의 주요주주 O는 적절한 시기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M이 구 K의 완전 모회사가 되도록 한 후 두 법인이 합병하도록 한다.

②

M과 구 K은 합병이 된 후에도 합병 법인이 M과 구 K의 각 합병 전 사업이 독자성을 갖는 사업부분으로 운영되도록 한다.

③

M과 구 K은 합병 법인을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회사분할(인적 또는 물적), 분사 또는 사업양수도 등 적절한 방법으로 종래의 M 및 구 K의 사업부분을 바탕으로 분리할 수 있다.

2)

피고는 2006년경 상호를 다시 주식회사 P으로 변경하였고, 2008년경에 위 부속합의서에 따라 본점소재지가 영천인 주식회사 P과 본점소재지가 대전인 구 K을 합병하였으며, 합병 후 2009년경 다시 현재의 상호인 주식회사 K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3)

합병 후에도 피고의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은 각 사업장별로 별도의 취업규칙을 두고 있었고, 별도의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별도의 자금현황 및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으며, 회계감사도 사업장별로 실시하였고, 주거래은행 및 급여일자도 상이하였다.

다.

피고의 영천사업장의 경영상황

1)

영천사업장의 2003년부터 2011년까지의 손익계산서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2)

피고는 2011. 2.경 인터베스트신성장투자조합으로부터 대전사업장 사업에 사용할 재원 조달 명목으로 100억 원을 투자받았으나, 2011. 11. 23. 위 조합으로부터 위 투자금 중 83억 원을 영천사업장에 투입하였다는 이유로 시정요구를 받았다.

3)

피고는 2011. 11. 10.경 영천사업장의 주된 원재료 수급업체인 주식회사 포스코(이하 '포스코'라 한다)와의 거래와 관련한 상거래담보보증의 신용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게 연대보증인 N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신용보증기금이 N이 피고의 최대주주라는 등의 이유로 연대보증인 교체를 허락하지 아니하고 연대보증인 역시 추가로 보증해주지 아니하여 보증기간을 갱신하지 못하였다.

4)

피고는 포스코와 신용보증기금의 상거래담보보증을 통한 신용거래가 어려워졌으나, 포스코에게 피고 소속 임원들의 개인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포스코로부터 기존의 물량만큼의 원재료를 계속 수급받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영천사업장의 '연도별 생산량'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들 노동조합의 설립 및 쟁의행위와 그 이후의 상황

1)

2012. 5. 1. 영천사업장에 전국금속노동조합 Q지부 K 지회(이하 '원고들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설립되었고,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은 전국금속노동조합 Q지부는 2012. 5.경부터 2012. 6. 20.까지 6회에 걸쳐 영천사업장의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결국 원고들 노동조합은 2012. 7. 17.부터 쟁의행위를 시작하였다.

2)

인터베스트신성장투자조합은 피고에게 추가투자 의향서를 보내 추가투자 의사를 밝혔으나, 2012. 7. 23. 피고에게 영천사업장의 안정이 의문시 된다는 등의 이유로 추가투자를 유보한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3)

포스코도 2012. 8. 28. 피고에게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피고 소속 임원들이 담보로 제공한 금액에 해당하는 월 200톤 수준 내에서만 원재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마.

피고의 영천사업장 매각 및 폐업 검토 과정

1)

피고는 2012. 7. 24. 경영설명회를 열어 영천사업장의 일부 근로자들에게 영천사업장의 누적적자현황과 포스코로부터의 원재료 수급의 어려움, 구조조정의 필요성 등이 기재된 자료를 배포하였고, 2012. 7. 24.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2012. 8. 30.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간 회의에서도 원재료 수급 및 운영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영천사업장의 운영이 어려워 폐업가능성이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2)

피고는 2012. 10.경 다음과 같이 영천 사업장의 사업재개 검토 및 향후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3)

피고는 2012. 10. 15. 동종 업계의 사업자인 주식회사 대호 P&C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통하여 영천사업장 인수의사를 타진하였으나, 위 주식회사 대호 P&C는 2012. 10. 17. 피고에게 업계의 경기 불투명과 원고들 노동조합의 존재 등으로 인한 경영 불안정 등을 이유로 영천사업장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바.

피고의 영천사업장 근로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과 권고사직

원고 I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포함한 영천사업장 근로자 14명은 2012. 9. 10.과 같은 달 12.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였고, 2012. 9. 10.부터 2012. 12. 31.까지 영천사업장 근로자 15명이 권고사직으로 퇴사하였다.

사.

피고의 영천사업장 폐업과 원고들에 대한 해고

피고는 2013. 1. 29. 영천사업장을 폐업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영천사업장의 근로자들 16명에게 '영천공장의 악화된 경영상황으로 인해 더 이상 영천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바 이사회 결의로써 영천 지점 폐지가 결정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보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아.

이 사건 해고 후의 경과

원고들을 포함한 13명의 근로자들은 피고를 상대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5. 13. 이 사건 해고가 적법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13명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며, 이에 위 13명의 근로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가 2013. 8. 30. 재심신청을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 을 제22,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한 법인 내의 지점 폐지에 따른 것으로서 그 성격이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고, 아래와 같이 근로기준법상의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무효이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복직할 때까지 그 해고기간 동안의 각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피고의 영천사업장은 이 사건 해고 당시 재정상태가 양호하였고, 2011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기도 하였으며 주력분야의 시장 상황도 개선되고 있었으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는 2013. 1. 29. 영천사업장에 대하여 전격적인 폐업 및 생산직 근로자들 전원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였을 뿐, 근로시간의 단축, 순환휴직, 희망퇴직의 활용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

3)

피고는 해고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영천사업장의 생산직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영천사업장 생산직 근로자들 16명 전원을 해고하였다.

4)

피고는 '영천사업장의 폐업으로 인하여 노사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통보하였을 뿐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원고들 노동조합 또는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와 어떠한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의 주장

1)

기업이 폐업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위장폐업이 아닌 한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사업의 폐지를 위하여 행하는 해고는 정리해고가 아니라 통상해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에 해당한다.

2)

설령 원고들의 주장대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①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의 영천사업장의 계속된 경영악화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였고, ② 피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생산직 및 사무직 근로자 15명을 권고사직 시키는 등 해고 회피를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③ 피고의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은 근로자들의 교류가 행하여지기 어려워 해고대상자의 선정 없이 근로자 전부를 해고하여야 하는 부득이한 상황이었고, ④ 피고의 영천사업장 폐업 과정에서 원고들 노동조합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

3.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한 판단

회사가 여러 개의 사업장으로 조직, 운영되고 있는 경우에는 일부 사업장을 폐쇄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이상 사업을 축소한 것에 지나지 아니할 뿐 사업 전체를 폐지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사업장의 폐쇄만을 이유로 그 사업장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를 다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누307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그 경영의 사업체 전부를 폐업하고 이에 따라 그 소속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단결권 등을 방해하기 위한 위장폐업이라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기업이 하나의 사업장에서 하나의 영업허가를 가지고 동종의 사업을 경영하면서 그 경영진의 사정 때문에 그 사업을 2개 이상의 단위로 분할하여 그 인적, 물적 설비를 서로 독립시키고 회계를 서로 분리하여 경영하여 왔다 하더라도 그 경영주체가 동일한 인격체라면 그 회사 내부의 분리경영이라는 사정이 있다 하여 이를 별개의 사업체로 볼 수는 없는 것이며, 이러한 경우 여러 개의 사업단위 중 하나의 사업단위를 폐지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업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그 사업체가 폐업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사업단위에 속한 전체 근로자를 해고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0누9421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을 각 운영해오다가 영천사업장만을 폐업하면서 영천사업장의 근로자 전부를 해고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통상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 즉 이른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4.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정리해고의 요건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

1)

판단기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하고(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2)

영천사업장을 분리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

동종의 사업을 하는 두 개의 법인이 동시에 정리해고를 하거나 한 법인의 특정 사업부문에 한하여 정리해고를 하는 경우,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정리해고를 하는 법인별로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 법인의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도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도 각 사업부문별로 조직되어 있고,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고 있다면 그 사업부문만을 따로 떼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한편 두 법인 또는 한 법인과 다른 법인의 특정 사업부문이 동종의 사업을 경영하여 그 업종이 처한 경기상황에 동시에 반응하며, 상호 인적·물적 설비가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고, 노동조합도 각각이 아닌 단일노조로 구성되어 두 법인과 통일적으로 교섭하고 있는 등 사실상 하나의 법인으로 운영되어 그 경영상황이 하나의 기업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두 법인 또는 한 법인과 다른 법인의 특정 사업부문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580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영천사업장은 M이 구 K을 자회사로 편입하였다가 2008년경 별개의 법인이었던 M과 구 K이 합병을 하게 되면서 하나의 법인인 피고가 된 점, ② M이 구 K을 자회사로 편입할 당시의 M과 구 K의 각 대주주였던 N과 O는 위 두 개의 회사를 독자성을 갖는 사업부문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하였던 점, ③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은 실제 물적·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각 사업장의 사업분야와 생산제품이 완전히 다른 점, ④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은 각 사업장별로 인사 및 회계가 분리되어 있어 별도의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고 회계감사도 사업장별로 실시하였으며, 주거래은행 및 급여일자도 상이하였고, 사업장별로 취업규칙도 별도로 두고 있었던 점, ④ 대전사업장과 달리 영천사업장에만 원고들 노동조합이 설립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은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도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고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에 있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의 영천사업장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피고의 영천사업장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영천사업장은 2006년 영업이익 및 누적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후 2011년 잠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기는 하였으나, 누적당기순이익이 계속 누적되어 384억여 원에 이르렀던 점, ② 피고의 영천사업장은 2010년 이후 1년에 약 22,000 ~ 24,000여 톤을 생산하였으나, 원고들 노동조합이 2012. 7. 17.부터 쟁의행위를 시작한 이후 생산이 중단되어 2012년 하반기에는 생산량이 825톤에 그친 점, ③ 영천사업장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매월 2,000여 톤의 원재료를 수급받아야 하는데, 2012. 8. 28.경 영천사업장의 주된 원재료 수급업체인 포스코가 원재료 공급금액에 대한 담보 부족 등을 이유로 담보의 범위 내인 월 200톤의 원재료만을 공급하겠다고 하면서 원재료 공급량을 줄여 사실상 영천사업장의 정상적인 가동이 어렵게 된 점, ④ 영천사업장의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포스코에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거나 추가 자금이 필요하였으나, 피고는 이미 2011. 2.경 인터베스트신성장투자조합으로부터 대전사업장 사업에 대한 투자금을 영천사업장에 투입하였다는 이유로 시정요구를 받은 바 있어 대전사업장에 대한 투자금으로 영천사업장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인터베스트신성장투자조합의 영천사업장에 대한 투자 검토도 2012. 7. 23. 연기 통보를 받아 어렵게 되었던 점, ⑤ 위와 같이 원재료 수급을 위한 자금 조달이나 담보의 제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서의 합의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원고들 노동조합은 2013. 7. 17.부터 쟁의행위를 시작하여 영천사업장의 가동이 약 6개월간 중단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영천사업장의 채산성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원재료 수급의 어려움과 자금경색 등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 것이고 향후 개선될 전망이 없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의 영천사업장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다.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1)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2012. 7. 24.경 경영설명회를 통하여 영천사업장의 일부 근로자들에게 원재료 수급과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영천사업장의 매각 또는 폐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하였던 점, ② 피고는 2012. 10.경 영천사업장의 사업재개를 검토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였으며, 이에 따라 2012. 10. 15.경에는 구체적으로 영천사업장의 매각과 관련하여 주식회사 대호 P&C의 대표이사와 면담을 하여 그 의사를 타진하였는데, 결국 매각에 이르지는 못한 점, ③ 위와 같은 매각 및 폐업에 관한 검토 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영천사업장 근로자들 중 14명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였고, 영천사업장의 근로자들 15명도 2012. 9. 10.경부터 2012. 12. 31.경까지 사이에 권고사직에 의하여 퇴사를 한 점, ④ 피고의 대전사업장과 영천사업장 사이에는 사업분야와 생산제품이 다르고, 인사교류가 없었으며, 영천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은 대부분 생산직이어서 다른 분야의 전문지식을 요하는 대전사업장으로의 배치전환 등을 통한 인력재배치가 용이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영천사업장에 대하여 일시휴직, 순환근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1)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역시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고의 영천사업장은 대전사업장과는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독립하여 운영되어 온 점, ② 영천사업장과 대전사업장 사이에는 그 사업분야가 전혀 다르고, 인사교류가 없었으며, 영천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은 대부분 생산직이어서 다른 사업장으로의 배치전환 등을 통한 인력재배치가 용이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이 사건 해고는 폐업한 영천사업장 소속 근로자들 전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영천사업장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 폐업하게 된 상황에서 대전사업장으로의 전환배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영천사업장 소속 근로자들 전원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거나 불공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

노동조합에 사전통보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에 따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 참조). 이 규정은 정리해고가 근로자의 귀책사유 없이 경영상 사유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그 대량성으로 말미암아 사회문제화할 수 있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그 실체적 적정성을 보증하기 위하여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또한 이 규정이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 등 근로자대표에게 통보하게 한 취지는, 소속 근로자들의 소재와 숫자에 따라 그 통보를 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그 통보를 받은 근로자들이 통보 내용에 따른 대처를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근로자대표가 성실한 협의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으로 상정·허여하자는 데 있는 것이고, 50일 기간의 준수는 정리해고의 효력요건은 아니어서, 구체적 사안에서 통보 후 정리해고 실시까지의 기간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부족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며, 정리해고의 그 밖의 요건은 충족되었다면 그 정리해고는 유효하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두411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2013. 1. 29. 사전 통보 없이 영천사업장 소속 근로자들 전원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영천사업장의 폐업 일자를 미리 확정적으로 원고들에게 통보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사실들과 을 제23호증의 2, 3, 4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보일로부터 약 6개월 전인 2012. 7. 24.경 영천사업장의 일부 근로자들에게 경영설명회를 통하여 원재료 수급과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영천사업장의 매각 또는 폐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하였던 점, ② 피고는 2012. 7. 24. 피고와 원고들 노동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관한 사항을 위임받은 전국금속노동조합 Q지부장과 원고들 노동조합의 지회장 H, 사무장 B 등이 참석한 임금 및 단체교섭 10차회의에서도 영천사업장의 폐업가능성에 관하여 언급하였고, 영천사업장의 부사장인 R이 2012. 8. 30. 영천사업장 공장가동 여부에 관한 원고들 노동조합과의 회의 자리에서 원고들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참석한 지회장 H, 사무장 B에게 '영천사업장이 잠정적으로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음을 전달하였으며, 이에 위 H는 위 R 부사장에게 '폐업을 언제부터 할 것인지'에 관하여 질문하기도 하였던 점, ③ 전국금속노동조합 Q지부장은 2012. 8. 31. 피고에게 '2012. 8. 23. 영천공장을 폐업하겠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폐업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폐업보다는 전체 종업원들의 생존권 보장과 주주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매각할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적어도 2012. 8. 31.경에는 영천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원고들 노동조합의 대표에게 영천사업장이 폐업 예정이라는 점을 알려 원고들을 포함한 영천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원고들 노동조합의 대표에게 폐업일자를 확정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바.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상의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우(재판장) 전호재 박예지

각주1) 보통 지름이 5.5~9㎜의 '둥근강'을 말하는데, 비교적 지름이 큰 선재는 와이어 로드로서 10m 정도의 똑바른 것을 10~20개를 다발로 하지만 대부분 압연한 그대로의 전길이를 1m 정도의 링 모양으로 감은 제품을 말한다.

각주2) 2012. 7. 17.부터 원고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시작하여 2012. 7. 1.부터 7. 16.까지의 생산량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