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4. 10. 1. 선고 2014가합100553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피고 B은 127,068,140원, 피고 C은 134,230,47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1. 20.부터 2014. 3. 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버스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로, 피고 C은 원고의 이사로 각 근무하였던 사람들로서 원고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이다.

나.

원고의 정관에는 임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었는데, 원고는 2003. 9. 12.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이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원고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하는 F의 퇴직금을 16,409,142원으로, E의 퇴직금을 35,186,826원으로, D의 퇴직금을 32,571,588원으로 각 산출한 다음, 이를 위 임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고 2003. 12. 26.과 같은 달 29.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피고 B의 하나은행 계좌로 위 각 퇴직금 상당액을 입금하여 원고의 운영경비로 사용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2009. 12. 19. 원고의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들 및 감사 G만이 출석한 상태에서 이 사건 결의를 근거로 임원인 피고들과 이사 H의 중간정산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결의한 다음, 피고 B의 퇴직금을 127,068,140원으로, 피고 C의 퇴직금을 134,230,470원으로 각 산출한 후, 2010. 1. 15.과 같은 달 19. 피고들에게 위 각 퇴직금(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고, H의 퇴직금도 135,630,720원으로 산출한 후, 2010. 4. 13.과 같은 달 15. H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9, 10, 13, 14호증(각 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결의는 당시 임원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임원인 주주에게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내용의 결의에 해당함에도 원고의 주주 총 12명 중 원고의 임원인 7명의 주주만이 참석하여 결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의에는 부존재 또는 무효 사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는 부존재하거나 무효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지급받은 이 사건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또한, 피고들이 원고의 대표이사와 이사로 각 재직할 당시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원고의 임원들에게 퇴직금의 형식을 빌려 금원을 지급한 후 이를 반환받아 공동운영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결의를 한 것이므로 통정허위표시 또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이 사건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가사 이 사건 결의가 통정허위표시 또는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에 의하여 피고들을 비롯한 임원들은 원고에게 지급받은 퇴직금을 반환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결의는 피고들을 포함한 원고의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기 위하여 실제 근무하지 않는 이사들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형식을 빌린 것에 불과하여 통정허위표시 또는 반사회적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가사 원고의 주장대로 비자금을 만들 용도로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는 반사회질서의 행위로서 이 사건 퇴직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3)

또한 원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결의가 피고들을 포함한 원고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을 회사운영경비로 사용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임금의 후불성격을 띠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임금 직접지급의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결의가 부존재하거나 무효인지 여부

1)

주주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상법 제368조 제4항), 특별한 이해관계란 특정 주주가 주주의 입장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라고 할 것인데, 주주의 의결권은 주주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이므로 특별이해관계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제한하기 위하여는 그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40000 판결 참조).

2)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는 원고가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되, 이를 원고의 운영경비로 사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결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 2,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정관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으로 그 의결권의 과반수로 결정한다고 규정(제20조 참조)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는 당시 임원이었던 피고들, E, H, G, D과 이미 퇴직한 임원이었던 F이 각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결의 내용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직 또는 퇴직임원들이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결의 내용은 이하 3.의 나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퇴직금을 임원들에게 최종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다음, 이를 다시 반환받아 원고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므로, 이 사건 결의가 임원인 주주들에게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결의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지 여부

1)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는 원고가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되, 이를 원고의 운영경비로 사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결의를 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결의에 따라 당시 퇴직하였거나 퇴직하는 임원들인 F, E, D에 대한 퇴직금을 산출하여 위 임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운영경비로 사용한 사실, 원고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였던 피고들은 2009. 12. 19.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결의를 근거로 자신들과 H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다음, 원고로부터 이 사건 퇴직금을 각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거시한 증거들과 갑 제11, 18, 19, 21,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의 의안은 '임원의 퇴직금 지급 관련' 1건이었고, 이 사건 결의는 퇴직하였거나 퇴직하는 임원들에 대한 퇴직금 뿐만 아니라 현직 임원들의 퇴직금도 중간정산하여 회사의 공동운영경비로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이었던 점, ② 실제 이 사건 결의 직후 이미 퇴직하였거나 퇴직 예정인 임원 D, E, F의 퇴직금 상당액은 위 임원들에게지급되지 않고 원고의 운영경비로 사용되었고, 피고들이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받은 이후에 퇴직한 감사 G도 원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858,440원을 지급받아 피고 C의 계좌로 위 퇴직금을 송금하였으며, 이 사건 결의 이전에 퇴직한 이사 F도 원고로부터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5,800,000원을 송금받았다가 이를 출금하여 다시 원고에게 반환한 점, ③ 피고들과 함께 퇴직금을 지급받은 이사 H도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14. 5. 19.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135,630,720원을 원고에게 반환하였는바, 결국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은 임원들 중 피고들을 제외한 모든 임원들은 원고에게 그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 전액을 반환한 점, ④ 피고들은 이 사건 결의가 임원들에게퇴직금을 지급하되, 이를 잠시 원고의 운영자금으로 대여하기로 하는 취지였다고 주장하나, 퇴직금 상당액을 반환한 피고들을 제외한 다른 임원들은 원고에게 퇴직금 반환과 관련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임원들이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대여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을 비롯한 원고의 임원들이 퇴직하였거나 퇴직 예정인 임원 또는 현직 임원 등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는 명목으로 금원을 지출한 다음, 그 상당액을 다시 회사 또는 대표이사의 계좌로 반환받는 형태로 자금을 회전하여 원고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수단으로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이 사건 결의가 실제로 원고의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아닌 이상 이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 무효인 이 사건 결의를 근거로 피고들이 지급받은 이 사건 퇴직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불법원인급여 주장에 관하여

먼저 피고들은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를 근거로 지급받은 이 사건 퇴직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인 민법 제746조가 규정한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이 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법률의 금지에 위반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바(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결의가 원고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소위 '비자금' 확보를 위한 결의라는 앞서 본 사정만으로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지급된 이 사건 퇴직금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에 관하여

다음으로, 피고들은 이 사건 결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이는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 보수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위임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정을 이유로 하여 이사의 지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정관에는 임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었는데, 이 사건 결의에 의하여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피고들을 포함한 원고의 임원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관하여 이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전제에 선 피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피고 B은 127,068,140원, 피고 C은 134,230,47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피고들의 퇴직금 수령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0. 1. 20.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4. 3.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우(재판장) 전호재 박예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