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버스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 11. 25. 피고에 입사하여 2011. 1. 31. 퇴직(이하 '이 사건 퇴직'이라 한다)할 때까지 피고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자이다.
단체협약의 체결
피고가 2008. 1. 7. 노동조합과 체결하여 2007. 2. 1.부터 효력을 가지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44조는 근로자들의 퇴직금 지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임금협정의 체결
피고는 2001년도부터 매년 초 노동조합과 사이에 당해 연도의 일당액을 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왔는데, 이 사건 퇴직 시 임금협정에 따른 운전직 근로자의 일당액은 79,161원이고, 연간상여금은 연간 62일간의 일당액을 연 4회에 걸쳐서 분할지급하기로 하여 그 일당액이 13,446원(=79,161원×62일÷365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며, 근속수당은 근속기간 매 1년당 15,000원(퇴직 당시 원고의 근속수당은 월 60,000원이다)이고, 승무수당은 1일 근무 시 4,500원이다. 다만 임금협정에 의하면 연간상여금은 월 18일 만근에 9일 이상 근무한 자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는 노동조합과 당일 출근하는 운전직 근로자들에게 중식대, 담배값, 장갑대, 음료수대 등 기타 승무 시 소요되는 경비 명목으로 일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승무원 일비 지급협약을 체결하고, 2009. 6. 1.부터 일비로 10,000원을 지급하고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여 왔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
피고는 이 사건 퇴직 당시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9,941,754원(=퇴직 당시의 일당액 79,161원×30일×1,528일/365일)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6, 11호증, 을 제10,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통상임금을 일당액으로 한다'의 의미는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에서 정한 통상임금(이하 '법정통상임금'이라 한다)으로 하되, 다만 그 단위를 '일급'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건 퇴직 당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은 '법정통상임금 일당액 120,755원(=2010년도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 82,980원+승무수당 1일 4,680원+근속수당 일당액 2,000원+일비 및 식대 17,000원+상여금 일당액 14,095원)×30일×근속기간 1,530일/365일'로 계산한 15,185,354원이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와 달리 '퇴직 당시 적용되던 2009년도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 79,161원×30일×1,528일/365일'로 계산한 9,941,754원을 퇴직금으로 산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함으로써 그 차액 5,243,600원을 미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44조의 '통상임금'이란 '임금협정서상의 통상임금 일당액'을 의미한다. 피고는 퇴직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을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30일×근속기간'으로 산정한 금액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서 정하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한 30일분의 평균임금'을 비교하여 더 높은 금액으로 인정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을 기준으로 하는 피고의 퇴직금 제도는 유효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승무수당, 근속수당, 상여금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므로 모두 통상임금에 속하지 않는다.
원고가 법정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비, 식비는 근무하는 날에 당일 지급되는 일종의 복리후생비로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2009. 5. 26. 노사 간에 승무원 일비 지급협약을 체결하면서 일비는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44조의 '일당액' 해석
이 사건 단체협약 제44조는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 '통상임금을 일당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통상임금'의 의미는 근로기준법시행령 제6조에서 정한 법률상 의미의 통상임금이라 할 것이고, 다만 위 협약에서 '통상임금은 일당액으로 한다'라고 따로 규정한 이유는 법정통상임금의 단위를 시급이나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다46517 판결 및 그 원심판결인 대전지방법원 2011. 5. 11. 선고 2010나7056 판결 참조).
법정통상임금의 인정 범위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여기서 소정근로의 대가라 함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
임금협정서상의 일당액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점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승무수당, 근속수당
승무수당은 피고의 운전직 근로자가 1일 근무하는 경우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고, 근속수당은 사용자가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에게 실제의 근무성적과는 상관없이 일정한 근속연수에 이른 근로자에게 매월 일정하게 지급된 것으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일비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출근일에 한하여 일정금액 상당의 식사를 현물로 제공하되, 식사를 제공받지 아니하는 근로자에게는 동액 상당의 구판장이용 쿠폰을 지급하여 온 경우 위 식대보조비 내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된 교통비, 체력단련비, 장기근속수당은 그 지급조건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된 것으로서 통상임금에 포함되고,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산입될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 간의 합의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031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일비는 1일 승무완료하는 운전직 근로자에게 조식대, 담배값, 장갑대, 음료대 등 기타 승무 시 소요되는 경비 명목으로 고정적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근로의 대가로 승무완료한 모든 운전직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 노사 간에 일비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일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식비
피고가 근로자에게 식비를 현물 이외의 형태로 고정적, 일률적으로 지급하였다거나, 식사를 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도 일률적으로 식사보조비 등의 명목으로 고정적인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상여금
피고 노사 간 체결한 임금협정에서 운전직 근로자의 상여금으로 연간 62일간의 일당액을 연 4회에 걸쳐 분할지급하기로 한 사실, 다만 상여금 지급조건은 월 18일 만근에 9일 이상 근무한 자에게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복무규정 등에 비추어 실제로 월 18일 만근에 9일 미만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는 거의 없다고 보이는 점, 원고도 그동안 계속하여 상여금을 지급받아 온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바, 상여금 지급에 일정한 근무일수의 조건이 결부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조건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할 경우 상여금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통상 임금에 포함된다.
이 사건 퇴직금의 계산
이 사건 퇴직금의 법정통상임금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① 임금협정서에 따른 일당액 79,161원, ② 승무수당 1일 4,500원, ③ 근속수당 일당액 2,000원(=60,000원÷30일), ④ 상여금 일당액 13,446원(=79,161원×62일÷365일), ⑤ 일비 10,000원을 더한 109,107원이 이 사건 퇴직금의 기초인 '통상임금'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은 13,711,611원(=109,107원×30일×1,529일/365일)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정당한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3,769,857원(=13,711,611원-9,941,7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2011. 6. 8. 피고 노사간에 2010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2010. 2.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하였는바, 이 사건 퇴직금 산정 시 적용되어야 하는 일당액, 승무수당은 2010년도분인 82,980원, 4,680원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83조에서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위 단체협약이 계속 효력을 갖는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2011. 6. 8. 노동조합과 2010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당액을 82,980원으로, 승무수당을 4,680원으로 각 인상하고 위 금액을 2010. 2.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한 사실, 다만 위 임금협정에서 당해 임금협정은 협정 체결일 이전 퇴직자에게 적용하지 않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단체협약의 일부인 임금협정에 있어서도 유효기간 만료 후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이전 임금협약이 계속 효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바, 이 사건 퇴직금은 퇴직 당시 적용되던 2009년도 임금협정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고 2010년도 임금협정 체결 이전에 퇴직한 원고에게 위 임금협정을 기초로 한 퇴직금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2010년도 임금협정이 원고에게도 소급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단체협약으로 수십 년간 상여금, 근속수당, 승무수당을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하였음에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 퇴직금을 구하고 있는바, 이로 인하여 원고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 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항변한다.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나머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앞서 본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그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살피건대, 을 제5 내지 9,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예산군에 소재한 농촌 버스회사로서 2004년부터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2006년에 이미 자본금 530,000,000원이 전액 잠식되었으며, 2012년까지의 결손금 누적액이 1,825,146,336원, 부채총액이 3,205,456,616원에 이르고 있는 사실, 현재 피고를 상대로 청구금액 총액 461,068,000원 상당인 약 20건의 퇴직금 청구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가 근로자 61명의 장래 퇴직금도 지급하여야 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원고의 청구로 피고에게 예측치 못한 새로운 재정적인 부담이 생겼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노사 간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② 노사 간에 상여금, 근속수당, 승무수당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어 왔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일비의 경우 명백하게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여 보면 더욱 그러한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③ 피고는 국고보조금을 통해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바, 원고 및 근로자들의 퇴직금 청구소송으로 인해 피고에게 예측치 못한 새로운 재정적인 부담을 넘어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에 현재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채권으로 이를 고려하여 신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새로운 재정적인 부담을 지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 위반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중 미지급 금액 3,769,857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송달일 다음날인 2014. 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나, 피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제1심판결을 피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항소만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정문식 김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