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당시 의료법인 E(이하 'E'이라 한다)의 이사장직에 자신의 이름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 E을 운영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의료재단 직원들의 체불 임금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
업무상 횡령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목회자로서 선교를 위해 저개발국가에 의료봉사를 하고자 하는 사명 하나로 순수하게 의료법인 I(이하 'I'이라 한다)의 이사장 직함을 얻어 피고인의 지인을 이사장으로 취임시킨 것이고, 위 재단이 운영하는 J병원의 인수 직전 E의 장례식장 운영업자 O가 다른 업자를 소개해 주면서 자신이 손해 본 1억 3천만 원을 모두 가져간 것이므로 피고인은 이에 대한 횡령의 고의가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관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남원시에 소재한 E 산하 AE병원(이하 'AE병원'이라 한다)에서 영안실을 운영하였던 O의 경찰 진술에 의하면, O는 피고인의 '보증금 2억 원을 주면 병원 영안실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 내가 성직자로서 거짓말을 안한다'는 말을 듣고 장례식장 운영계약을 피고인과 체결하고 1억 2,200만 원 상당을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인 또는 E 계좌로 송금한 점, ② AE병원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였던 AC 역시 경찰 진술에서, 피고인과의 친분을 통해 AE병원에서 구내식당을 임차해 운영하게 되었고, 피고인과 AE병원의 행정원장인 AB이 자신에게 장례식장도 운영해 보라고 하였으나 자신은 돈도 없고 경험도 없어 O를 피고인에게 소개시켜 주었다고 한 점, ③ 피고인도 검찰 조사 당시 'AB이 "남원에 AE병원이 있는데 법정관리 상태이고 곧 무너질 병원이다, 이를 인수해 회생시킨 후 노인요양병원으로 개원하면 선교 차원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여, 나도 괜찮을 거라고 판단해 함께 인수작업을 하였고 결국 AE병원을 인수해 약 한달 가량 이사장으로 재직하였다'(증거기록 302쪽), '내가 AE병원을 인수할 당시 약 80억 원의 채무가 있었고, 내가 당시 채권자들을 직접 만나 병원 운영을 하면서 추후 변제하기로 동의를 받고 운영을 시작하였다'(증거기록 647쪽)라고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은 근로감독관의 조사 당시 'AE병원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도 진술한 점, ⑤ AE병원 근로자 F은 근로감독관의 조사 당시, '피고인이 부도가 발생해 경매 진행 중인 AE병원을 다시 경매 받는다고 말했고, 피고인이 직접 경매를 받지 못하니까 제3자를 내세우고 경매를 받는다고 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E의 인수 및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형식적으로 E의 이사장직 명의만 빌려주었다)은 믿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상 횡령의 점 관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I 인수 당시 피고인을 도와 인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W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2004. 2. 10.경 피고인이 W에게 600만 원을 주면서 'I을 인수하기만 하면 몇 억 원을 땡겨 올 수 있다, 투자자가 있으니 I 이사장 L을 만나 병원에 들어갈 수 있게만 만들어라'고 지시하였다고 한 점, ② 피고인도 경찰 조사에서 '남원 AE병원을 인수하려는 것이 실패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J병원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검찰 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의 진술(AE병원 원무부장으로 근무하던 W로부터 'AE병원과 같이 병원 빚도 많고 경매가 진행되려고 하는 시점에 있는 J병원이 있는데 병원 오너와 협의하여 채권자들을 설득하면 회생가능성이 있다, 남원에서 실패했으니 명예회복도 하고 자존심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J병원을 인수할 것을 제의하여 피고인도 이에 동의함)을 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은 AE병원 인수 실패로 말미암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J병원 인수로 만회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W은 경찰 조사에서 'O가 AE병원 장례식장을 임대받기로 하였는데 일이 잘못되면서 O가 AE병원 영안실 임대에 관여한 모든 사람을 고소하였고, 나중에 피고인이 K병원(J병원의 변경 후 명칭) 장례식장 임대에 관한 내용을 O에게 전권 위임을 해주어, O가 K병원 장례식장을 N에게 임대해 주기로 하면서 돈을 받았는데 AE병원 장례식장 임대와 관련해 O와 피고인 간의 채무관계로 인해 O가 N으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인 1억 3천만 원을 가져갔다'고 진술하였고, O도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AE병원 재단 이사장 시절에 나에게 받은 AE병원 영안실 보증금과 수리비 총 2억 5천만 원을 주지 않은 채무가 있는데, 2004. 3. 12.경 N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J병원 장례식장 임차보증금의 중도금 4억 8천만 원 중 1억 3천만 원을 일부 채무변제조로 받았고, 나머지 1억 2천만 원은 잔금으로 N이 피고인에게 주어야 할 2억 원에서 받기로 피고인과 약속을 하여 그렇게 했다'며 W의 진술과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④ 피고인도 검찰 조사 당시 J병원의 장례식장 임차인인 N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중 일부인 1억 3천만 원을 O에게 지급해 AE병원의 임대보증금 1억 3천만 원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한 사실은 인정한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AE병원 장례식장 운영자이던 O로부터 보증금 등 반환과 관련해 형사고소를 당하는 등 압박을 받아오던 중 영리의 목적으로 J병원을 인수하면서 그 과정에서 위 병원의 장례식장 임차인 N이 I에 지급한 임차보증금 중 1억 3천만 원을 O에게 지급함으로써 E의 장례식장 임차보증금 채무 등의 변제조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에 대한 횡령의 범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벌금 전과가 2회 있는 점,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임금의 합계액이 71,604,900원 상당에 이르고 10여년 넘게 지급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아무런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 업무상 횡령 피해액 역시 1억 3천만 원에 이르는 거액인 점,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피고인은 당면한 형사처벌을 면하고자 2005. 3.경부터 2013. 10.경까지 국외로 도피해 있었던 점 등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당심에서 업무상 횡령의 실질적 피해자인 L과 원만히 합의한 점,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상황 등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