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6. 4. 선고 2014노359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2년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

피고인은 2012. 9. 13.경 부천시 중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피해자 C에게 "채무금 2억 8,500만 원을 2012. 10. 30.까지 변제를 하지 못하면 충남 E 아파트 401호, 402호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2. 10. 30.까지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으므로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에게 위 아파트 401호, 402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임무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12. 10. 19.경 H, P에게 위 아파트 401호, 402호에 관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아파트 401호, 402호의 시가 2억 8,500만 원 상당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증인 C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녹취록, 분양계약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다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그들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하고,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라면 그 사무의 처리가 타인에게 이익이 되어 타인에 대하여 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라도 그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소비대차 등으로 인한 채무를 부담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장래에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물변제예약에서, 그 약정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에 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는 그 예약 당시에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차용금을 제때에 반환하지 못하여 채권자가 예약완결권을 행사한 후에야 비로소 문제가 되는 것이고, 채무자는 예약완결권 행사 이후라도 얼마든지 금전채무를 변제하여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소멸시키고 그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편 채권자는 당해 부동산을 특정물 그 자체보다는 담보물로서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로써 기존의 금전채권을 변제받는 데 주된 관심이 있으므로,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대물변제예약에 따른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되어도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금전적 손해배상을 받음으로써 대물변제예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적을 사실상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물변제예약의 궁극적 목적은 차용금 반환채무의 이행 확보에 있고, 채무자가 대물변제예약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는 그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채무자에게 요구되는 부수적 내용이어서 이를 가지고 배임죄에서 말하는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여야 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채권 담보를 위한 대물변제예약 사안에서 채무자가 대물로 변제하기로 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9. 13.경 피해자 C에게 "채무금 2억 8,500만 원을 2012. 10. 30.까지 변제를 하지 못하면 충남 E 아파트 401호, 402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 피고인은 2012. 10. 19. H, P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가등기를 마쳐준 사실, 그 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012. 10. 30.까지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

3)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기로 한 약정은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위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장래에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대물변제예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바, 위 약정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각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자신의 채무에 불과하여 이를 '타인의 사무'라고 할 수 없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에 해당된다고 전제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배임의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부분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부분은 위 배임의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의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