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5나11017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1. 7. 2.경부터 2014. 11. 30.까지 피고 회사의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으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다.

나.

원고는 2013. 3. 24. 23:28경 피고 소유인 B 버스의 운행을 마치고 위 버스를 운전하여 귀사하던 중, 버스의 높이보다 낮은 하상도로에 진입한 과실로 버스 상단에 있는 에어컨이 교각에 걸려 수리비 2,409,000원 상당이 들도록 파손되는 사고를 발생시켰다. 원고는 이를 비롯하여 2012. 2. 3.부터 2013. 8. 22.까지 피고 회사의 버스를 운 행하면서 총 4회의 교통사고를 발생시켰고, 위 4회의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액(대인, 대물, 자차 포함)은 합계 5,090,500원이다.

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중 '교통사고 발생자 처벌 기준안'은 소속 기사가 발생시킨 사고로 인한 피고 회사의 피해액이 5,000,000원 이상 5,500,000원 미만인 경우, 승무정지 14일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 규칙 제56조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라.

피고는 2013. 9. 11. 원고가 2012. 2. 3.부터 2013. 8. 22.까지 발생시킨 4건의 교 통사고를 징계청구사유로, 취업규칙 제56조 제1, 5, 6, 20호를 근거로 하는 원고에 대한 징계심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징계심사위원회는 2013. 9. 23. 원고에 대하여 '승무정지 13일 및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전환(위 징계 내용 중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전환을 결정한 부분을 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을 내용으로 하는 징계처분을 하였으며, 같은 날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 결과를 통지하였다.

마.

원고는 2013. 10. 24. 이 사건 징계결정이 부당하다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12. 19.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3. 18. 피고의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임을 인정하면서, 피고에게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14구합2111호로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쌍방 2회 불출석으로 2015. 1. 21. 취하간주되었다.

바.

피고는 2013. 12. 27.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13가소117490호로 위 버스수리비 2,409,000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2014. 5. 14. 원고가 위 수리비 전액을 배상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원고는 피고에게 수리비 2,409,000원을 배상하였다.

사.

피고는 2014. 5. 1.자로 원고를 고정기사로 다시 발령하였고, 원고는 고정기사로 근무하다 2014. 11. 30. 정년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7, 8,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사고전력이 피고 소속 다른 기사들의 사고전력에 비하여 중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는 원고가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를 함으로써 피고 소속의 다른 기사들에 비하여 유독 가혹한 징계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결정으로 인하여 7개월 9일간 예비기사로 근무하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1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는 피고의 고유한 인사권한에 의한 전보일 뿐 원고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이라 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징계가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승무정지로 인해 기존에 배차되어 있던 차량의 고정기사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부득이하게 예비기사 발령을 한 것일 뿐 원고가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차별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징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사유 등을 내세워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1992.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등 참조).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이 사건 징계가 원고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인지 여부

이 사건 징계가 징계심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승무정지 처분과 함께 징계처분의 하나로서 결정되고 원고에게 통보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예비기사의 경우 근무일이 특정되지 않고 정해진 운행노선과 차량이 없어 예비기사 전환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함은 경험칙상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원고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2)

이 사건 징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12. 2. 3.부터 2013. 8. 22.까지 총 4회의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피고 회사에게 손해를 가하였고, 이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6조 제1, 5, 6, 20호에서 규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7조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고, 면직을 정하고 있을 뿐 예비기사 전환 또는 순환근무에 관하여는 정하고 있지 않고, 위 취업규칙 제62조는 회사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사원을 전임·보직할 수 있음을 정하고 있을 뿐 전임·보직을 징계의 한 종류로 규정한 것은 아닌 점, ② 피고 회사는 원고 이외의 다른 기사들에 대하여 예비기사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인사명령을 한 사실은 있으나, 대부분 순환근무 기간을 미리 정하여 공고하였으며, 대인사고를 발생시킨 기사에 대하여도 그 순환근무 기간이 1개월 내지 3개월에 그친 데 비하여, 이 사건 징계는 원고의 예비기사 전환 기간을 미리 정하지 않았고, 원고의 고정기사 전환 대기순번은 전체 예비기사 25명 중 24번이어서, 원고는 정년퇴직일인 2014. 11.까지 고정기사로 전환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던 점, ③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판정 사건에서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근거 중 하나로 '피고의 사업장에서 사고다발을 이유로 승무정지와 예비기사 전환 처분을 동시에 한 전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징계처분을 한 전례도 없었던 사정'을 들고 있는 점, ④ 원고는, 피고가 운전 중 사고를 발생시킨 다른 근로 자들에 대하여는 손해배상 이외의 징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와 유사한 사고를 발생시킨 다른 근로자들의 사고내역 및 그에 대한 징계여부, 징계사유 및 징계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하였고, 제1심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피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문서제출명령을 하였으나, 피고는 '다른 근로자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인사관리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를 다른 근로자들과 차별하여 그 사고 전력에 비하여 과중한 징계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원고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로 인한 정신적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약 7개월간 예비기사로 근무하다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이후 고정기사로 복직한 점,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 징계의 경위 및 그 이후의 경과,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는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5. 4. 24.부터 이 사건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5. 11.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최리지 김종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