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11. 5. 선고 2015노191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E합자회사의 근로자였던 고소인 F, H, I, J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품(이하 '이 사건 금품'이라 한다)의 지급과 관련하여 위 고소인들로부터 체불임금 등과 관련한 민·형사상 합의 및 합의금 수령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K(당시 위 고소인들이 가입되어 있던 민주택시노동조합 E분회의 분회장이었다)과 피고인 사이에, 2013. 2. 14.경 '기존 체불 임금과 손해배상, 부가세 부분 일체를 포함하여 3억 3천만 원을 피고인이 2013. 2. 24.까지 K 측에 지급하면 2013. 2. 24.까지 E 민노총 조합원과 관련된 모든 민·형사상 사건을 상호 취하하고 서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취지의 합의(이하 '1차 합의'라 한다, 공판기록 88면)가 있었고, 그 후 2013. 2. 24.경 다시 합의금 지급기한을 2013. 3. 5.로 연기하는 내용의 동일한 합의(이하 '2차 합의'라 한다, 증거기록 43면)가 있었으며, 그 후 피고인이 2013. 3. 5.경 합의금 3억 3천만 원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위 1, 2차 합의 당시 이 사건 금품만 제외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①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해 합의에 의한 기일연장이 가능한데 이 사건에서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K이 개별 근로자들의 포괄적 위임을 받아 위 1, 2차 합의를 진행하기는 하였으나, 위 각 합의가 단순히 임금의 지급시기를 연장하는 것을 넘어 개별근로자들이 본래 지급받아야 할 임금 일부를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설명 없이 포괄적 위임만을 받아 진행된 합의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피고인이 1차 합의에 의해 연장된 기일인 2013. 2. 24.경까지 정해진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상 바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2차 합의에 의해 다시 기일이 연장되었다 하더라도 그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를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1차 합의는 피고인이 2012. 12. 14.경 E합자회사를 매각하게 되면서 그 매각조건으로 피고인이 2013. 1. 31.까지 위 회사 근로자들에 대하여 발생한 임금을 전부 책임지기로 하면서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당시 고소인들이 가입되어 있던 민주택시노동조합 E분회와 전액관리제 시행여부를 두고 갈등이 있어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증거기록 276면 등), 당시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근로자들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합의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인데, 고소인들도 1, 2차 합의 과정이나 합의금을 수령할 당시 그러한 포괄적 권한 위임에 의하여 이루어진 위 각 합의 내용에 대해 크게 다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서 제36조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면, 그 연장된 기일 안에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그 지급기일을 다시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석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금품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1, 2차 합의에 의해 연장된 기일에 그에 따른 합의금을 지급한 이상 피고인에게 위 금품 미지급에 대한 어떠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당심에서 새로이 증거가 제출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계훈영 조장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