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11. 13. 선고 2015노68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A에 대하여는 3년간, 피고인 B에 대하여는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 A은 주식회사 G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고 근로자가 아님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보험급여 등의 금원을 편취하였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범행에 가담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2005. 11. 2.경부터 2009. 1. 16.경까지 대전 대덕구 F에 있는 (주)G(이하 'G')의 실질적인 대표이사였던 사람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처로 2006. 11.경부터 2007. 3.경까지 G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인데, 피고인 A은 2008. 7. 17.경 평소 알고 지내던 H이 자신이 투자할 회사의 신축공장 부지를 보러 가자고 제의하여 H, I와 함께 J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아산시 K건물 공사현장을 답사하고 돌아오던 중, 같은 날 17:35경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 경부고속도로 부산기점 283.1km 하행선 1차로에서, 위 승용차의 뒷좌석에 있던 H의 좌석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안면부 등에 34% 화염 화상을 입게 되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94-200에 있는 한강성심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되자, 피고인 A이 G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닌 것을 기화로, 사실은 피고인 A이 명의상 대표이사를 내세워 G을 설립하고, 직원들을 채용하여 업무지시를 하였으며,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최종 결재를 하는 등 실질적인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H, I와 함께 H이 투자할 회사의 신축공장 부지를 답사한 후 돌아오는 길에 화상을 입게 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이 G 소속 근로자이고 회사 업무를 보던 중 재해가 발생한 것처럼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보험급여 등의 금원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여, 2008. 7. 28.경 위 한강성심병원 원무과에서, 그곳 직원을 통하여 피해자 근로복지공단 유성지사 소속 직원 L에게 마치 피고인 A이 G 소속 근로자로서 기술이사의 직책에 있고, 회사 대표이사의 허락을 얻어 신축공장 부지를 답사하고 돌아오던 중 재해를 입은 것처럼 보험급여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8. 9. 2.경 피고인 A 명의의 농협 계좌로 휴업급여 명목으로 2,478,010원을 이체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3. 10. 25.경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185회에 걸쳐 합계 261,712,180원의 보험급여를 이체받아 편취하였다.

3.

원심의 판단

가.

검사 제출의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A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H과 동행한 위 차량 내의 화재로 인해 입은 화상에 대하여 G의 근로자로서 산재를 입었다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을 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니라 G의 실질적인 운영자였는지에 대하여 보기로 한다. 이를 입증할 증거로 M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각 진술, I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나.

우선 M는 위 각 진술에서 피고인 A이 G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한편 M는 피고인 A이 산재임을 전제로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급여신청 과정에서 피고인 A이 G의 기술이사라는 확인을 해 준 바 있는 점, M는 H이 사망하고 피고인 A이 크게 다친 이 사건 사고 이후 G의 경영권을 놓고 피고인 A과 다투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당초의 진술을 번복하고 피고인 A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는 점, M는 2006. 9. 회사에 영입되어 주로 영업 부문을 담당하여 온 사람으로서 G의 초기 실질적인 투자관계나 지분구성에 대하여 자세한 사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의 각 진술만으로 피고인 A이 G의 실질적 운영자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한편 I는 수사기관에서 G의 사장이 피고인 A이라고 진술한 바 있으나, 이러한 추상적인 표현만으로 피고인 A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라는 점이 입증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또 I는 이 법정에서 H이 주도하여 설립한 회사라고 진술하여 공소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피고인 A이 G의 실질적 운영자라고 인정할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라.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N, O 등 회사관계자들의 수사기관에서 일부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회사 업무에 관하여 최종결재를 하고, 회사 내에서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린 바 있으며, 여러 업무보고를 피고인 A이 받았다는 내용이 있으나, 위 진술들은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 A은 과거 주식회사 P을 설립하여 운영한 사람으로서 G에서도 기술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었으므로, G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이 그를 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또 G의 기술적인 업무에 대하여는 피고인 A이 결재를 하는 것 역시 비정상적이라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N 등의 각 진술 역시 피고인 A이 G의 실질적 운영자라는 점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마.

오히려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 즉, 피고인 A은 과거 ㈜P을 설립하여 운영하였으나 실패하여 부도내고 경제적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으므로 G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출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인 점, H은 피고인 A이 운영하였던 ㈜P에도 I와 함께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바 있었고, ㈜P이 부도가 난 후 기술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피고인 A을 G에 영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H은 당시 G의 자본금 1억 원 중 8,000만원을 출자하였고, Q, M 등 명의상 대표이사를 두고 G의 경영을 맡게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G에서 내부적으로 기술이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G의 기술 및 AS 등의 업무를 담당해오면서 매월 일정한 급여를 받아온 점, H은 회사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 A에게 광범위하게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H의 투자내용에 대하여 비교적 잘 알고 있는 I나 G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R의 각 진술이 피고인 A의 변소에 부합하는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A은 H, I와 함께 공장부지를 물색하러 간 것으로서 보여 위 출장이 G의 업무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차내에서 인화물질에 의한 화재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등 사고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과연 피고인 A이 H과 동행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보험급여 지급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행정적, 민사적 판단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만으로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님에도 고의로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보험급여를 수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바.

한편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 A의 사기범행을 전제로 하는 것인바, 위와 같이 피고인 A의 사기범행에 대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다 할 것이다.

4.

당심의 판단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동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오로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가름 나고, 그 해당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그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두1440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라 G의 실질적인 대표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함에도 근로자라고 속여 보험급여 등을 편취하였다고 인정되고, 피고인 B도 피고인 A과 공모하여 범행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인정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1)

G의 임·직원은 10여 명 정도에 불과한데, G의 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던 M를 포함하여 G에 근무했던 임·직원들[N(영업이사, 수사기록 1774쪽, 당심 법정진술), AR(영업부 과장, 수사기록 817쪽), AQ(생산기술부 차장, 수사기록 1429쪽), AP, AT, AY(경리업무 담당, 수사기록 798, 799, 1343, 3209쪽)]은 피고인 A이 G의 실질적인 대표이사 또는 사장으로 업무의 결재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업무에 관하여 지시를 하였다고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2)

회사가 설립된 2005. 11. 2. 이후 G에서 근무를 시작한 AR, AQ, AP, AT, AY는 피고인 A이 G의 전신이었던 ㈜P을 설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 A을 G의 사장으로 부르거나 사장이라고 인식한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 A은 일계표의 대표이사란에 서명을 하였고, 일계표에는 'A 가지급금' 또는 'A 가수금'이라는 품목 또는 적요가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 A이 사장으로 분명히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1385-1407, 2627-2670쪽). 또한 G의 AZ, BA, BB, BC에 대한 구매발주서에도 피고인 A이 대표이사란에 서명을 하였고(수사기록 1408-1413쪽), AU 특허법률사무소의 변리사 AU는 G에 전용실시권 처리비용, 경고장 비용을 요구하면서 수신인을 '(주)G 대표 A'로 기재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1414-1415쪽). 그저 기술이사에 불과한 피고인 A이 G의 대내외적으로 대표이사 또는 사장으로 기재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4)

피고인들은 H이 G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변소하나, G의 직원들(AP, AQ, AR, N, AT, N, AY)은 H을 잘 알지 못하거나 G의 투자자 정도로 알고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 A이 H을 극진히 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이다(수사기록 802, 812, 818, 871, 1344, 1774, 3211쪽). H의 처인 AL도 화재사고 당시까지 H이 운영하던 회사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1467쪽).

5)

한편 M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A과 상의를 마친 피고인 B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혜택을 받고자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할 질의답변서를 작성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에 피고인 A이 G의 대표이사라고 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 B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질의답변서에는 화재사고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 A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 A과 상의한 후 피고인 B이 작성하였다고 보인다(수사기록 906-908쪽).

5.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