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8. 10. 선고 2016노32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3. 8. 중순경까지 주식회사 F(변경후 상호: 주식회사 L, 이하 'F'이라 한다)을 운영하다가 2013. 8. 중순경 J 등에게 위 회사에 관한 주식을 양도하였는바, 위 양도 당시 G, H 등의 미지급 임금은 양수인인 J 등이 책임지고, 고용승계도 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G, H, J 등과 피고인이 합의를 하였다. 이에 따라 G, H은 2013. 9. 30.까지 F에서 근무를 하다가 퇴사를 하였으므로, G, H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자는 피고인이 아닌 J 등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월 및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E 소재 주식회사 F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부동산 개발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1. 7. 1.부터 2013. 7. 31.까지 위 F에서 근무한 근로자 G의 임금 합계 28,0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G, H 근로자에 대하여 합계 40,4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전항 기재와 같이 F에서 근무한 근로자 G의 퇴직금 8,158,4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G, H 근로자에 대하여 합계 14,277,2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2)

임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는 사망 또는 퇴직 등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므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임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 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으며(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퇴직금 체불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항 위반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근로자 G, H이 퇴직한 때로부터 14일이 되는 때에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은 F의 대표이사로서 2011. 5.경부터 위 회사를 운영하다가 2013. 8. 중순경 J, K에게 위 회사에 관한 주식 전부를 양도하였다. 2013. 8. 20. J, K이 F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2013. 8. 29. 피고인은 대표이사를 사임하였으며, 같은 날 주식회사 L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피고인은 2013. 8. 중순경 J, K에게 주식을 양도한 이후에는 F의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나)

G, H은 노동청에 출석하여 2013. 9. 30.까지의 임금 등을 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9쪽), 원심 법정에서 '2013. 9. 30.경 F에서 퇴사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50, 58, 84, 101쪽). H은 원심 법정에서 '2013. 8.경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J, K이 H에게 계속하여 일을 봐달라고 부탁하였으나 도저히 F에서 계속 일할 수 없어 9. 30.자로 퇴사하였다(공판기록 91쪽).'고 진술하였고, 원심 증인 K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G, H에 대한 각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에는 F 사업장에 관한 건강보험자격 상실일이 2013. 9. 30.로 각각 기재되어 있다. Q, H은 2013. 10. 29.경 F로부터 2013. 9.분 급여를 지급받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G, H은 피고인이 F의 주식을 J, K에게 양도하고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F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하다가 2013. 9. 30.경 퇴직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

G, H은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상 주식회사 R, 주식회사 M, 주식회사 N, L 주식회사(F)의 순서로 각 소속 사업장이 변경되었고, 위 각 회사들은 모두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들인 사실, 근로자들의 소속 사업장 변경은 관련 법령 또는 현장관리 등 부동산 개발사업 운영의 편의를 의하여 피고인의 지시 또는 전무 I의 보고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 G, H은 2012. 6.경까지는 피고인, "주식회사 S"(주식회사 M인지 또는 F인지는 명확하지 아니함), T 등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다가, 2012. 7.경부터는 대부분 피고인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G, H은 '2011.경 F에 입사하여 F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소속 사업장이 변경된 것은 나중에 알았다'고 진술한 점, G, H이 처음에는 피고인이 아닌 퇴직 당시 대표이사 J, K에게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고 이들을 상대로 진정하였으나 노동청 조사 단계에서 피고인에게 진정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이는 점, F을 상대로 한 임금지급청구 소송에서 G는 승소판결(대전지방법원 2014가단23116호), H은 이행권고결정(대전지방법원 2014가소59256)을 받아 이를 각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으며, 2015. 2. 10.경 F로부터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은 점, 피고인이 F의 주식을 양도하고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후에도 Q, H이 피고인과의 종속적인 관계에 따라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다른 회사를 위하여 근로를 계속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과 위 나)항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 G, H이 법인인 F이 아닌 피고인 개인과 사이에 실질적으로 근로관계를 설정할 의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고진흥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