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11. 2. 선고 2016노805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피고인 C, 주식회사 D)

가)

피고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G공사를 발주받아 위 공사 중 기계실 냉온수기 철거공사 부분에 대하여 주식회사 R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주식회사 R는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과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사실상 현장의 관리책임자였고 피고인 C는 사고 현장에 없어 피해자가 하는 작업 내용을 알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D는 기계실 냉온수기 철거공사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한 것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같은 조 제1항 제1호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상 근로자의 추락 위험 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였다.

2)

업무상과실치사의 점(피고인 C)

D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고, 법령에 따라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 C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지 않고, 피고인 C는 필요한 안전조치를 모두 취하였다.

나.

양형부당(피고인들)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및 B: 각 벌금 700만 원, 피고인 C 및 D: 각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C, D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피고인 C, 주식회사 D)

1)

피고인 D는 기계실 냉온수기 철거공사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한 것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같은 조 제1항 제1호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산업재해 예방조치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란 위 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 D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전직업능력개발원이 발주한 G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2015. 6. 24.경 대전지방조달청과 사이에 계약금액 157,006,760원으로 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 사건 공사 중 기계실 내 냉온수기 등 철거공사(철거 작업 및 고재 처리)를 계약금액 3,300,000원으로 하여 주식회사 R에게 하도급하였고, 주식회사 R는 다시 위 철거공사를 계약금액 3,500,000원(고철 매각금액 포함)으로 하여 B(이하 'B'이라 한다)에게 재하도급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인 B이 2015. 7. 24.경부터 기계실 내 냉온수기 등의 철거 작업을 하였다.

②

B은 비철, 고철 파지, 재활용품 수집 운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인 D는 기계설비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이 사건 공사는 위 철거공사 이후 컴팩트유니트, 냉동기 설비의 반입, 배관공사, 자동제어공사의 공정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증거기록 1권 55쪽), 이 사건 사고는 철거공사 도중(철거공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발생하였다.

③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D의 직원이나 피고인 C가 사고 현장에 있지는 아니하였으나, 피고인 D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전직업능력개발원에 피고인 C를 현장대리인 및 안전관리자로 한 각 선임계를 제출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 C는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하루 1~2회씩 현장을 방문하여 근로자들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점검하며 착용 지시도 하는 등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현장을 방문하였다(증거기록 1권 90쪽, 증거기록 2권 102쪽, 103쪽, 148쪽-150쪽).

④

이 사건 철거공사를 재하도급받은 B에서는 안전관리자가 지정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인 D가 선임한 피고인 C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유일한 안전관리자로 지정되어 있었다(증거기록 2권 164쪽, 167쪽).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기계실 내부와 관련하여 피고인 D가 수급한 사업은 기계실 내부에 있는 냉온수기, 배관 등의 철거, 신규 설비 설치 등을 포함한 지역 냉·난방 설비의 교체 공사업무라 할 것이고, 위 피고인이 B에 하도급한 것은 위 업무 중 철거공사 뿐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D는 수급한 사업의 일부만을 B에 재하도급한 것이지 그 전부를 도급준 것이 아니어서, 피고인 D, C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상 근로자의 추락 위험 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 규칙 제42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작업발판의 끝·개구부(개구부) 등을 제외한다]또는 기계·설비·선박블록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위 규칙 제2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다리식 통로 등을 설치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같은 항 제6호에서 "사다리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H는 높이 3.06m의 이동식 사다리 위에 선 채로 기계실 천장에 위치한 배관을 전동톱으로 절단하던 중, 절단된 배관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이동식 사다리 하단부에 부딪혀 이동식 사다리가 넘어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하여 머리를 부딪혔고, 이로 인한 뇌부종에 의한 뇌간압박으로 사망에 이른 점, ② 높이 약 4m에 이르는 천장에 위치해 있던 배관 철거작업을 하게 되었음에도 이동식 비계 등 안전한 구조의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대신 근로자의 추락 및 전도 위험이 높은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한 점, ④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하면서 사다리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웃트리거의 설치 등의 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C가 설령 안전모, 안전대 등의 보호구를 지급하고 이를 착용할 것을 근로자에게 주지시켰다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정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D, C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다.

업무상과실치사의 점(피고인 C)

1)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D는 이 사건 사고 발생 현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사 전부가 아니라 그 중 일부인 기계실 내 냉온수기 등 철거 공사만을 B에 재하도급하였으므로,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인정되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피고인 C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아니하여 피해자 H가 이동식 사다리에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C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어서, 위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B

피고인 A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고인 B이 피해자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A은 이 사건 철거공사를 재하도급받아 수행하는 회사의 대표자로서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구체적,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위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 이르렀는바,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와 그 결과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 A에게는 비록 10년 전이기는 하나 동종 전과도 있다.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A, B에 대한 여러 양형조건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 C, D

피고인 C에게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D는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 및 의무가 있는 사업주로서, 실경영자인 피고인 C는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 이르러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 C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C, D에 대한 여러 양형조건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박지은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