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주식회사 C(이하 '분할회사'라 한다)은 1998. 12. 23.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선정당사자)를 포함한 별지 1. 선정자명단 기재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 한다)은 아래 표와 같이 분할회사의 직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분할회사는 2014. 8. 13.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회사의 사업부문 중 무선 카메라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그 분할된 재산과 영업으로 새로이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으로 회사 분할결의와 분할계획서 승인결의를 하였다. 위 분할계획서 Ⅱ.의 제8항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는 분할회사의 분할 전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다.
위 분할결의에 따라 2014. 8. 19.(이하 '이 사건 분할일'이라 한다) 분할회사의 분할등기와 피고(상호가 분할 당시에는 주식회사 L이었다가 2017. 3. 21. 주식회사 B로 변경되었다)의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두 회사는 분할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6호증, 을 제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들의 퇴직급여채권은 회사 분할 전에 발생하였으나 분할 당시에는 아직 그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무 또는 회사 분할 전에 아직 발생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미 그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는 채무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상법 제530조의9 제1항 및 분할계획서 제8항에 의하여 신설회사인 피고는 분할회사와 연대하여 분할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퇴직금 지급 채무 중 별지2 기재 각 입사일부터 회사 분할일인 2014. 8. 19.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원고들의 별지2 청구금액 표 기재 각 연대채무 퇴직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따라 회사의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는 분할 전의 회사 채무에는 분할의 효력발생 전에 발생하였으나 분할 당시에는 아직 그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무도 포함되고(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73321 판결 참조), 나아가 분할의 효력발생 전에 아직 발생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미 그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는 채무도 포함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71660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1886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제도는,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이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퇴직금은 본질적으로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분할일 이후에 분할회사에서 퇴직하였으므로, 분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는 '분할전 채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앞서 든 사실 및 증거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분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가 이 사건 분할일 당시에 '이미 그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는 채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회사분할은 회사의 우량 부문과 부실 부문을 분리하여 기업의 신축적인 구조조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구 상법(2015. 12. 1. 법률 제135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0조의9는 분할에 의하려 설립되는 회사가 분할되는 회사의 채무 중에서 '출자한 재산에 관한 채무'만은 계속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었으나, 2015년 개정 상법에서는 그 제도적 취지를 살리고자 위와 같은 한계를 삭제하였다. 위와 같은 회사분할 제도의 목적 및 관련 규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분할시 단순분할신설회사의 연대책임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퇴직금청구권은 계속 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연수, 평균임금 및 퇴직 지급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대법원 1996. 5. 14. 선고 95다 19256 판결 참조), 퇴직 시기에 따라 계속근로연수, 평균임금 등이 달라지므로 근로자가 1년 이상 계속근로하여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 분할 당시에는 그 퇴직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만약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가 분할의 효력발생 전에 아직 발생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미 그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채무에 해당하여 피고 회사와 같은 단순분할신설회사가 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 단순분할신설회사의 연대책임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분할계획서에 연대책임의 배제를 기재하여 분할회사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받고(상법 제530조의9 제2항, 제3항, 제 530조의5 제8호, 제530조의3),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쳐야 한다(상법 제530조의9 제4항, 제527조의5). 이에 따라 분할회사는 채권자보호절차의 일환으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이의제출을 최고하고, 이의를 제출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제 또는 담보제공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이는 회사분할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퇴직급여법 제10조는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만약 이 사건 분할일에 퇴직금채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본다면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분할일에 퇴직금채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아 단순분할회사가 이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면 단순분할회사의 연대책임범위를 명확히 하고자 한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
한편 분할 전 회사의 근로자 중 단순분할신설회사에서 계속하여 근무하게 된 근로자들은 단순분할신설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하여야 할 것인데, 존속하는 분할회사에서 계속하여 근무하게 된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단순분할신설회사도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해석하게 되면, 회사 분할 후 존속하는 분할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단순분할신설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일정한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도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는 그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회사의 분할은 그 사유에 열거되어 있지 아니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규(재판장) 박지은 이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