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고 한다)은 F산업 및 F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G지회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E노조 산하의 지회이며, 원고는 참가인 소속 생산직 근로자로서 G지회 소속 조합원이다.
원고는 2016. 7. 3. 22:30경 참가인 회사 금산공장 내 압출공정 인근통로에서 E노조 노조원 10여명과 함께 야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작업장에 들어가려는 것을 H 등 현장관리자 15명 가량이 제지선을 만들어 원고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H의 앞쪽에서 머리를 들이밀며 제지선 안쪽으로 들어가며 엉덩이로 H의 낭심 부위를 강하게 밀어 붙이는 등 H을 넘어뜨려 작업장 바닥에 H의 왼쪽 어깨와 왼쪽 팔꿈치를 부딪치게 하여 H으로 하여금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의 회전근개의 근육 및 힘줄의 손상 등의 상해 및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원고는 위 상해의 범죄사실로 제1심 법원에서 2017. 7. 27. 벌금 2,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대전지방법원 2017고정311호),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에서 2018. 1. 24.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대전지방법원 2017노2437호),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2018. 4. 24.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대법원 2018도2444호) 위 유죄판결은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2017. 9. 12. 원고에 대하여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취업규칙 제87조 제10호), 회사 내외에서 폭행 사고를 유발한 자(같은 조 제27호), 법에 의하여 벌금 이하의 유죄 판결을 받은 자(같은 조 제30호)에 해당한다'는 징계사유를 들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 및 E노조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정직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7. 12. 5.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8. 12. 5. 각 그 신청이 기각되었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18. 3.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8. 5. 11. 그 신청이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4호증, 을가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현장순회 활동을 하다가 이를 방해하는 회사 관리자들에 대항한 것으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될 수 없고, 설령 그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을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가볍지 아니한 점, ② 참가인 회사 금산공장에는 회전체가 부착된 자동화설비가 설치되어 있어 이에 접근하는 경우 신체 일부가 자동화설비에 끼거나 밀려들어갈 위험이 있었는데, 이 사건 당시 원고를 비롯한 노동조합원 10여 명이 위 작업장에 진입하려 하였는바, 현장의 근로조건 내지 여건을 파악하는 데 위와 같이 다수의 노동조합원이 함께 참석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③ H 등 회사의 관리자들이 안전상 이유로 조합원들의 순회활동을 저지한 것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으로 봄이 타당한데, 원고는 대치중이던 조합원들과 회사 관리자들 사이의 공간으로 갑자기 머리를 들이밀며 비집고 들어가 적극적으로 제지선을 뚫으려다 H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방법의 상당성 등에 비추어 정당행위로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④ 원고의 위 행위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 상해행위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징계처분의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려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8호증, 을가 제3, 4, 9, 12, 13, 14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H 등 회사의 관리자들이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조합원들의 순회활동을 저지하고 있음에도 조합원 등과 함께 물리력을 행사하며 작업장에 강제로 진입하려고 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에 기한 합리적인 규율을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인 점, ② 원고가 회사 측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행한 폭력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고, 그 행위로 인하여 H이 무거운 상해를 입은 것이어서 그 비난가능성이 큰 점, ③ 원고의 행위는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87조 10호, 27호, 30호가 정하는 여러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취업규칙 제86조 제1호에 규정된 징계의 종류 중에서 그 정상에 따라 정직처분을 할 수 있는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도 2015. 6. 10. 노조활동 목적으로 공장에 진입하려다가 경비반장이 앞을 가로막자 그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려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한 바 있고, 그 범죄사실로 2015. 10. 1. 제1심 법원에서 벌금 5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6. 5. 12. 항소심 법원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위 유죄판결이 확정된 바 있음(참가인은 2016. 7. 11. 원고에게 위 행위에 대하여 정직 30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위 징계처분은 그 후 대전고등법원에서 정직 30일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에도 그로부터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은 때에 다시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점, ⑤ 참가인은 이 사건 발생 이전부터 회사 내외에서 폭행 사고를 유발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정직 2개월 또는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해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증명하여야 하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존재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나 같은 조 나머지 각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참가인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천석(재판장) 김재학 최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