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0. 27. 선고 2019가합107252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2018. 5. 25.자 정직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8. 8. 27.자 정직 및 2019. 7. 2.자 해고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 및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8. 5. 25.자 정직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상시근로자 84명을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12. 11.부터 피고에 입사한 택시운전근로자로서 C지회(피고 소속 조합원 수 4명,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지회장이다.

2)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나.

2018년도 임금협약의 체결

1)

피고 내부에 이 사건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D 분회(조합원 수 71명), E 분회(조합원 수 1명)의 3개 노동조합이 있는데, 그 중 D 분회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친 끝에 2016. 7. 19.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다(이하 '이 사건 대표조합'이라 한다).

2)

이 사건 대표조합은 2018. 3. 6. 피고와 사이에 2018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준법운행 시행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8. 3. 20. 피고에게 '소속 조합원들이 2018. 3. 15.부터 2018년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을 준수하는 준법운행 중임'을 통보하였다.

라.

2018. 5. 25.자 정직 및 원고의 이의신청

1)

피고는 2018. 5. 11. 징계위원회에 '원고가 2018. 3. 15.부터 2018. 4. 30.까지 근무기간 동안 '불성실 근로 및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함'에 따라 피고 취업규칙 제42조 및 단체협약 98조에 따라 징계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징계신청서를

제출하였다.

2)

피고는 위 징계신청에 따라 2018. 5. 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하여 2018. 6. 7.부터 정직 7일의 징계를 결정하였다.

3)

원고가 2018. 6. 2. 위 징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여 2018. 6. 19. 징계위원회가 다시 개최되었고, 징계위원회에서는 기존 정직 7일 결정을 유지하되, 정직기간을2018. 7. 1.부터 7일로 하는 징계를 재결정하였다.

마.

2018. 8. 27.자 정직

피고는 원고가 2018. 6. 11.부터 2018. 6. 30.까지 근무기간 동안 '불성실 근로 및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함'이라는 이유로 2018. 8. 2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하여 2018. 9. 10.부터 2018. 10. 9.까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결정하였다.

바.

2019. 7. 2.자 해고

1)

피고는 원고가 2018. 10. 10.부터 2019. 3. 31.까지 근무기간 동안 '불성실 근로및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함'이라는 이유로 2019. 5. 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소정근로시간 운행을 해제하고 정상업무에 복귀하겠다'는 내용의 소명서를 제출하였고, 징계위원회는 2019. 5. 8.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고유예결정을 하였다.

2)

피고는 원고가 2019. 4. 1.부터 2019. 5. 31.까지 근무기간 동안 '불성실 근로 및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함'이라는 이유로 2019. 7. 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결정하였으며, 2019. 7. 2. 원고에게 징계해고결정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사.

피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

원고는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 동안 근로하였을 뿐이고, 불성실하게 근로한 사실이 없다. 원고가 기준운송수입금을 납부하지 못한 것은 위임금협정에서 정한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한 결과 기준운송수입금에 미치지 못하는 운송수입금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피고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이 원인이므로, 기준운송수입금 미납의 책임을 원고에게 돌릴 수 없다. 원고에 대한 각 정직 및 해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다.

나.

징계양정의 부적정 주장

피고는 원고 이외에도 기준운송수입금을 납부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다수 있는데도, 노동조합 활동을 주도적으로 한 것에 대한 보복적 차원에서 원고를 비롯한 조합원들에게만 징계를 하였다. 원고에 대한 각 정직 및 해고는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여 무효이다.

3.

2018. 5. 25.자 정직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직권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2018. 5. 25.자 정직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하여 본다.

가.

확인의 소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쟁의 당사자 간에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될 뿐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4다35565, 35572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9449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피고의 2018. 5. 25.자 정직결정에 대하여 재심의를 신청하여, 피고가 2018. 6. 19. 징계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고 기존의 정직결정을 유지하되 그 기간을2018. 7. 1.부터 7일로 변경하는 내용의 징계결정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위 2018. 6. 19.자 정직결정으로써 2018. 5. 25.자 정직결정의 효력은 상실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미 상실된 징계의 효력에 대하여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2018. 5. 25.자 정직 결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원고의 나머지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1)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4919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2)

2018. 7. 27.자 정직(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및 이 사건 해고(이하 이 사건 정직과 해고를 합하여 일컬을 때는 '이 사건 각 징계'라 한다)의 징계사유가 각 징계대상기간[이 사건 정직: 2018. 6. 11.부터 2018. 6. 30., 이 사건 해고: 2019. 4. 1.부터 2019. 5. 31.] 동안 원고의 근무해태로 인하여 운송수입금이 현저히 감소하였다는 것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각 징계대상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에게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준운송수입금을 납입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1, 4, 5,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세종특별자치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취업규칙및 단체협약에서 정한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하였다는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서 각 정직 및 해고의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는 '운송수입금이 근무해태로 현저히 감소된 자'는 문언 해석상 근로자의 '근무해태'로 인하여 운송수입금이 현저히 감소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 따라서 단순히 근로자의 운송수입금이 감소되어 회사에 기준운송수입금을 납부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원인이 '근무해태'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택시 회사의 경우 근로자들의 기준운송수입금 납부 여부가 회사의 존속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근로가 회사 밖에서 이루어져 근무에 대한 관리·감독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기준운송수입금을 성취하였는지에 따라 근무해태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피고의 위 주장은 '근무해태'로 인한 운송수입금의 현저한 감소를 징계사유로 정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의 문언에 정면으로 반하는 점, 근로자에게 근무해태 등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없이 기준운송수입금 납부 여부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근로자에게 현저히 불이익하여 신의칙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고의 근무해태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2018년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 동안은 근무하였으므로 근무해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은 '전체 근로시간 중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시간'이므로 이를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여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시간인 '실운행시간'으로 보고, 징계대상기간 동안 원고의 운행에 대한 타코미터를 분석하여 보면, 원고가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어 근무해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

먼저 근무해태의 판단기준에 관하여 본다.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여, 위 시간 동안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고(제5조), 기본급은 소정근로시간에 2018년도의 최저시급인 7,530원을 곱한 금액으로만 산정하여 지급하며(제22조), 1일 중 소정근로시간 4시간을 선택적으로 근무하면, 그 나머지의 시간을 휴 게시간으로 하여 근로자가 자유로이 사용하고, 차량대기 또는 차량입고 등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제6, 11조)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1일 중 4시간에 대하여만 근로의무를 부여하고, 그에 대하여만 임금을 지급하도록 약정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외의 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로이 사용하고, 차량에서 대기하였다고 하여 근로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

다음으로 원고가 1일 4시간 동안 근무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정직의 징계대상기간인 2018. 6. 11.부터 2018. 6. 30.까지 기간 동안 원고의 일평균 수입금은 27,170원이고, 일평균 엔진가동시간은 5.02시간인 사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대상기간인 2019. 4. 1.부터 2019. 5. 31.까지 기간 동안 원고의 일평균 수입금은 59,428원(4월), 73,323원(5월)이고, 일평균 엔진가동시간은 4시간(4월), 6.33시간(5월)인 사실,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택시의 시간당 운송수입금은 2019. 12. 10,661원, 2020. 1. 10,037원, 2020. 6. 10,009원인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①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은 근무형태의 특성상 승객을 태워 운행한 시간 뿐만이 아니라 택시를 배차받아 운행을 준비하는 시간,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 다음 근로자에게 택시를 인계하기 위해 운행하는 시간, 인계 전 차량 정비 시간이 포함되는 점, ② 각 징계대상기간 동안 원고의 일평균 운행시간은 4시간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평균 엔진가동시간은 4시간 이상이고, 위 엔진가동시간에는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는 운행준비시간, 대기시간, 인계 및 정비시간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의 일평균 수입금을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택시의 시간당 운송수입금(계산의 편의상 시간당 10,000원으로 본다) 으로 나누어 보면, 원고의 '실운행시간'은 이 사건 정직의 징계대상기간 동안은 1일 약 2.7시간, 이 사건 해고의 징계대상기간 동안은 1일 약 6.6시간으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대상기간 동안 원고의 실운행시간만 보아도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을 상당히 초과하며, 이 사건 정직의 징계대상기간 동안은 위 2.7시간의 운행시간에다가 운행준비시간, 대기시간, 인계 및 정비시간을 더하면 1일 4시간에 미달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1일 4시간 미만 근로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고는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원고의 기존운송수입금 미납 내역이 현저히 다수이며, 원고가 운행한 택시에 설치된 타코미터를 통하여 운행그래프, 영업내역을 분석하여도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실운행시간이 현저히 낮은 수치이며, 이 사건 노동조합의 준법운행 통보일인 2018. 3. 15. 이전의 원고의 기준운송수입금 납부 내역이나 영업내역과 비교해 보아도 수입이 절반 이상 낮아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고의적 근무해태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1일 4시간 미만 근로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에다가 위 2018. 3. 15. 전후 원고의 근무 형태가 변화된 것은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하고 피고가 그에 대하여만 임금을 지급하면서, 회사에 납입하여야 할 기준운송수입금은 오전 123,000원, 오후 132,000원으로 정하여 근로자들이 기준운송수입금을 납부하기 위하여는 소정근로시간을 훨씬 넘는 시간을 근로할 수 밖에 없도록 한 것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기 위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근무형태가 피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이나 원고의 기존 근무형태와 차이가 있다고 하여, 원고의 근무해태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는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원고의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을 받아들여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징계양정의 적정성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이 사건 소 중 2018. 5. 25.자 정직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위 각하 부분을 제외한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박서우 송현섭

각주1) 당사자들은 징계위원회 내지 상벌위원회로 용어를 혼용하고 있고, 징계 절차의 부당성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징계위원회'로 통일하여 표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