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12. 2. 선고 2019가합10826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피고는 1965. 12. 30. 설립되어 상시 49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1997. 8. 8. 입사하여 승무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등

1)

원고는 2018. 11. 21. 12:56경 C 시외버스(피고 D)를 운행하여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빠져나가는 출구에서 1차로에 합류하던 중 1차로 선주행 중이던 BMW E 차량의 우측후 휀더 부분을 접촉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발생시켰는데, 당시 원고는 피고의 고정승무직원이었다.

2)

피고는 F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는데, 위 조합은 이 사건 사고로 아래와 같이 합계 11,233,600원의 공제금(보험금)을 지급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운전한 피고 시외버스(D)의 피해액을 47,916원으로 산정하였다. 결국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최종 산정한 손해액은 11,281,516원(= 위 2)항 11,233,600원 + 47,916원)이었다.

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경위

1)

피고는 2019. 1. 22.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처분 절차(단체협약 제29조 제1항 제2호)와 징계수준을 정한 규정(단체협약 제26조)에 의거하여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2019. 2. 8. 자로 정직 25일로 징계발령 예정이다. 징계발령에 이의가 있다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상벌위원회 심의를 신청하기 바란다'는 징계발령예고 통지를 하였다.

2)

원고는 2019. 1. 28. 상벌위원회 심의를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2019. 3. 11.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피고 상벌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개최 사유는 '이 사건 사고로 상벌규정상 정직 대상자임. 사고 내역(대인: 경상 1명의 인명피해, 대물: 10,831,516원), 심의 사항(단체협약 제26조 및 제29조의 제2항에 의한 노사 상벌 규정에 의한 징계의 건)'이었다.

3)

피고는 2019. 3. 15. 원고에 대하여 2019. 3. 11.자 상벌위원회 결정(2019. 4. 1.부터 2019. 4. 25.까지 정직 25일,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통지하였는데, 그 사유는 '취업규칙 제53조 제3항 및 제54조와 단체협약 상벌규정에 의한 운전부주의 및 본안과실에 의한 대물 및 자차사고 처분 기준에 의거(피해금액 11,281,516원)'이었다.

라.

이 사건 인사명령의 경위

1)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상의 정직 기간이 도과함에 따라 2019. 4. 29. 피고에 복귀하여 고정승무직원으로 근무하였다.

2)

피고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2019. 6. 4.부터 운행 노선 일부에 대해 감차 운행을 하게 되었다.

3)

피고는 보령코스 차량 13대와 서남부코스 차량 22대 중 차령만료일에 근접한 순서대로 총 8대의 차량을 감차하였는데, 원고가 운행하던 서남부코스 차량이 감차 대상이 되면서 원고에 대하여 고정승무직원에서 대무승무직원으로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이와 같이 8대의 차량을 운행하는 원고를 포함한 8명의 고정승무직원에 대하여 대무승무직원으로 인사명령을 하였다.

4)

한편 피고는 같은 날 위 3) 항의 원고를 제외한 7명 중 2명에 대하여 고정승무 직원으로 별도의 인사명령을 하였다.

마.

관련 사건

1)

원고는 2019. 6. 28. 및 2019. 7. 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처분 및 이 사건 인사명령이 부당하다며 구제신청(L, M)을 하였는데,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8. 22.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고, 이 사건 인사명령은 구제신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

2)

원고는 위 각하 판정에 불복하여 2019. 9.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N)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1. 27.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고, 이 사건 인사명령은 정당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바.

관련 규정

1)

피고의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피고의 이 사건 단체협약 제26조에 의한 노사상벌규정(이하 '이 사건 상벌규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피고의 승무직원 배차운영 규정(이하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7, 10, 11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및 임금청구

이 사건 사고는 경미한 접촉사고에 불과하고 상대 차량은 중고 외제차였는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대물 견적이 10,831,516원이라는 것은 과다하다. 이에 원고는 상벌위원회 개최 당시 피고에게 대물 견적 비용을 소명해달라고 했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10,831,516원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없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원고에게 부당한 정직 기간 25일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이 사건 인사명령은 이 사건 사고를 주된 원인으로 한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전직이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바, 아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 인사처분에 해당하여 그 자체로 무효이고, 또한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 내용에 위반하여 원고가 고정승무직원 배치 1순위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원고보다 입사일이 늦은 다른 근로자 2명을 고정승무직원으로 먼저 배치하는 등 정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및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F 공제조합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원고의 과실을 80%로 보고 피해 차량의 대인손해와 대물손해 합계 11,233,600원을 공제금으로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피해 차량의 파손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손해액이 과다하게 산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11,281,516원(= 위 ①항 11,233,600원 + 자차손해 47,916원)으로 인정되고, 이 사건 상벌규정에 의하면 이 경우 징계내용(피해액 10만 원 당 1점이므로 112점)은 '정직 25일'에 해당하는 점, ③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 사유가 부존재한다거나,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거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피고의 근무체계였던 고정 대무승무직원 이원체계가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실상 와해되어 실질적으로 대무승무직원 일원체계로 운영되고 있어 이 사건 인사명령 무효확인청구가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원고를 고정승무직원으로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 주장과 같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근무 체계 변동만으로 원고의 이 부분 소에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징계절차 등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있어서 사용자가 승무직 근로자인 운전사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하고, 대무발령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정만으로 대무 발령을 징계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8. 12. 선고 94누1890 판결,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3119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인사명령은 특정 차량을 고정적으로 지정받은 승무직원인 고정승무직원으로 하여금 운전할 차량이 특정되어 있지 않은 대무승무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하는 배차행위 내지 배차지시의 일종으로서 여객운송사업자인 피고의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해당하는 점, ② 이 사건 인사명령 전후의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사명령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감차에 따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은 징계의 종류를 '경고, 감봉, 출근정지, 면직(또는 경고, 감봉, 정직, 해고)'의 4종으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인사명령과 같은 대무 발령을 징계처분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이 '징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실질적으로 징계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인사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을 제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인사명령은 피고가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운행시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감차를 단행하여 감차된 차량의 고정승무직원을 대무승무직원으로 발령한 것으로,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②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을 별도로 제정·시행하여 승무직원의 차량배차, 고정승무 및 고정승무하차, 근무노선 변경 등 배치전환에 관한 내부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실제 이 사건 인사명령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을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피고가 원고와 같이 고정승무직원에서 대무승무직원으로 인사명령을 받은 두 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원고보다 먼저 고정승무직원으로 인사명령을 한 것이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 등에 위반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 제4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고정승무평가대상자에 대한 '평가표'에 따라 두 명의 고정승무직원을 선정한 것으로 보여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단체협약, 이 사건 취업규칙,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에 의할 때 이 사건 인사명령에 별도의 의견청취 또는 사전통지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⑥ 피고의 대무승무직원은 고정승무직원과 근무일수, 임금 등에 있어 차이가 없는 점, ⑦ 대무승무직원의 경우 배차가 불규칙하여 휴가사용 등이 자유롭지 못한 심리적 불안감 및 차량 교체에 따른 정신적 피로도 가중 등 불이익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배차운영규정에 의할 때 대무승무직원이 고정승무직원으로 복귀하는 절차나 기준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고 순환배차에 따른 고정승무직원 복귀도 가능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입은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을 넘어 사회통념상 감수할 수 있는 생활상의 불이익 범위를 현저하게 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이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부여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석(재판장) 김수한 김다슬

각주1) 원고는 청구취지변경신청서에 2019. 6. 14.로 기재하였으나, 2019. 6. 4.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