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3.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베이커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 베이커리(이사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제과점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원고는 2018. 4. 20. 이 사건 사업장에 고용되어 제품생산과 판매 과정을 총괄하는 총괄책임 상무로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는 2018. 3. 28. 참가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8. 8. 1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촬영한 사진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는 2018. 10. 8.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10.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에 의하여 해지되었을 뿐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1. 9.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9. 3. 2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는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합의해지 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통보는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는 2018. 4. 20.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였는데, 초기에는 제품 생산 총괄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 7. 중순경부터 총괄업무 대신 제빵 성형이나 오븐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 후 2018. 8. 14.경까지 원고가 빵 반죽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하여 반죽을 폐기하고 다시 반죽을 만드는 일이 두어 차례 발생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숙소를 제공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사용자가 제공한 숙소에 거주하면서 이 사건 사업장에 출·퇴근하였다.
참가인은 2018. 6. 초경 원고가 ’개인적인 이유로 목돈이 필요하니 빌려달라‘고 하여 500만 원을 2018. 7. 5.부터 5개월간 월 100만 원씩 상환하는 조건으로 빌려주었다.
원고는 2018. 7. 중순경부터 ’그만두겠다, 그만두면 참가인을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주변 동료들인 E, F, G 등에게 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말경 원고가 차용한 돈을 자신의 불법도박(오락실 영업) 사건과 관련된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되자 원고에게 월 200만 원씩 변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2018. 8. 8. 원고에게 7월분 임금에서 채무액 300만 원 및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후 나머지 576,480원을 급여로 지급하였다.
참가인이 2018. 8. 14. 원고가 빵 반죽을 잘못한 것을 지적하자, 원고는 ’책임지면 될 것 아니냐‘라고 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이 종례회의 시간에 원고의 빵 반죽 작업과정에서의 실수로 인한 재료폐기와 참가인과 원고의 금전 관계를 말하자 원고는 회의 도중 자리를 이탈하여 숙소로 복귀하였다.
이후 같은 날 21:40경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를 하였고, 원고는 2018. 8. 15. 11:00경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왔다.
원고는 2018. 10. 5.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참가인을 상대로 해고예고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고, 2018. 10. 8.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후 참가인의 대리인인 노무사 H와 원고는 아래와 같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일방적인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가 담긴 해고통보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8. 7. 중순경부터 주변 동료들인 E, F, G 등 주변 동료들에게 ’그 만두겠다, 그만두면 참가인을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이고, 사용자인 참가인에게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명시적으로 표현한 사실이 없다.
원고가 위와 같이 ‘그만두겠다’는 취지의 말을 주변 동료들에게 하였다 하더라도 동시에 ‘그만두면 참가인을 신고하겠다’는 말도 함께 하였음을 감안하면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 참가인 측과의 갈등 등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주변 동료들에게 위와 같은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진정한 의사표시로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2018. 8. 14. 참가인의 잘못된 빵 반죽에 대한 지적에 대응하여, ’책임지면 될 것 아니냐‘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빵 반죽의 잘못이 해고사유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사직이 아니더라도 변상 등 다른 방법으로 빵 반죽의 잘못을 책임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말이 사직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통보를 받고도 해고 및 해고 사유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그 다음 날 숙소에서 퇴실한 후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묵시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통보일로부터 2개월이 채 경과하기 전인 2018. 10. 5.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참가인을 상대로 해고예고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고, 2018. 10. 8.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이 사건 통보에는 이미 명시적인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굳이 그 의미를 다툴 필요는 적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근로계약의 종료에 관하여 동의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참가인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 점, 원고가 진정 및 구제신청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통보일 다음 날 숙소를 퇴실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거나 참가인에게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위와 같이 진정 및 구제신청을 한 후, 노무사 H는 2018. 11. 6.경부터 원고에게 원직복귀명령을 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절차적 위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통지에는 사용자의 해고 의사 및 사용자의 서명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고, 해고사유와 해고 시기 및 정산금에 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이 사건 통지는 휴대전화 메시지 전송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그 내용은 참가인이 작성한 서면을 사진으로 촬영한 것인 점, 원고는 이 사건 통지를 수령하여 명확하게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통지가 휴대전화 메시지 전송의 방법으로 행해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정당한 이유의 존부
참가인이 2018. 7. 중순경부터 주변 동료들에게 ’그만두겠다, 그만두면 참가인을 신고하겠다‘고 말한 사실, 참가인이 빵 반죽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두어 차례 실수를 하여 빵 반죽을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가 주변 동료들에게 ’그만두겠다, 그만두면 참가인을 신고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규율을 위반하거나 참가인의 정당한 지시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빵 반죽 작업과정에서 실수하여 두어 번의 재료 폐기, 재반죽 과정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료비 손실은 5만 원 내외라고 보이는 점, 원고의 실수로 인하여 그 밖에 영업상의 차질이 생기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빵 반죽 작업과정에서의 실수 역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개인적인 이유로 500만 원을 대여해 주었는데, 그 돈의 실제 사용처가 원고의 불법도박(오락실 영업) 사건에 관한 변호사 선임 비용이었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처음부터 사용처를 특정하여 원고에게 돈을 대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참가인은 원고의 급여에서 대여금 상당액을 공제함으로서 이를 변제받은 점, 이 사건 통보에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대여한 500만 원의 사용처에 관한 기재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사유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가 참가인의 메인 레시피를 절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통보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유로서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작성할 당시에는 참가인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통보 당시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이혜선 이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