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6. 17. 선고 2019노192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 하여금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1)

원심은, 피해자 I이 아산시 E 소재 ㈜ F의 'G공사 중 덕트공사'를 위한 마감보온재 테이핑 작업을 하다가 천장패널이 천장틀에서 탈락하면서 약 10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는 천장패널 상부에 근로자가 올라가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도가 충분한지 등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아니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추락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런데 이 사건 사고는 기본적으로 추락사고로서, 피고인의 준수 여부가 문제되는 주의의무는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12. 28. 고용노동부령 제2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6장 제1절 소정의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 의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안전모 및 안전대를 제공하는 등으로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설시한 '안정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과실은 위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 의무'와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구축물 및 이와 유사한 시설의 붕괴 등에 의한 위험방지의무'에 해당할 뿐이다.

3)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위험방지의무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심의 형(징역 8월 및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밟고 있던 천장패널이 피해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로 그 하중을 버티는 강도가 약하여 붕괴함으로써 발생한 추락사고로서, 천장패널은 구축물(토지에 부착하여 설치되는 건물 이외의 구조물, 토목설비 또는 공작물)과 유사한 시설물인 크린룸의 천장 마감재로서 위 시설물의 일부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뿐만 아니라 구축물과 유사한 시설물의 '붕괴에 의한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방지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이 중첩되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이 추락사고일 뿐 붕괴사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나.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비록 규칙 제6장이 제1절에서는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의무'를, 제2절에서는 '붕괴 등에 의한 위험방지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붕괴 등에 의한 위험방지의무'를 정하고 있는 규칙 제52조 제3호는 '사업주는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이 그 자체의 무게·적설·풍압 또는 그 밖에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을 유지·증진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규칙 제52조 제3호에서 규정한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은 추락사고를 포함한 시설물의 붕괴 등을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총체적인 위험을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이고, 달리 추락사고는 제외된다고 한정 해석할 근거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가 추락사고라는 이유만으로 시설물 '붕괴 등에 의한 위험방지의무'에 관한 규칙 제52조 제3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은 독자적인 법해석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결국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살피건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말미암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나, 피고인은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으로, 피해자에게 안전모 안전대 등 기본 설비를 모두 제공하는 등 사고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이 사건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된 천장패널 붕괴는 이를 설치한 주식회사 C에게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들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두루 감안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