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철도산업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철도운송과 관련된 역무‧승무‧차량‧정비‧시설 등 업무에 종사하고 있거나 퇴직하였다.
피고의 일부 직원들은 피고를 상대로, 피고 보수규정에서 정한 승무수당, 1인 승무수당, 특별업무수당, 업무지원수당, 조정수당, 급식보조비, 복지포인트와 성과급(2011년도 지급분까지는 경영평가성과급, 2012년도 지급분부터는 기존 인건비 전환분을 활용하여 전 직원에게 적용되는 자체성과급) 중 최소 공통지급분(이하 위 각 수당과 성과급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가 이를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함으로써 미지급한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2018. 1. 10.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2014가합102573호, 이하 위 사건을 ‘관련 사건’, 위 판결을 ‘관련 판결’이라 한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22. 8. 24.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종결되었다(대전고등법원 2018나10782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아래의 청구들을 선택적으로 구한다.
미지급 임금 청구
이 사건 각 수당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법정수당을 지급하면서 그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이 사건 각 수당을 제외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2010. 10.부터 2013. 12.까지(원고 E, J, N, P, U, V, W, X은 2013. 11.까지)의 법정수당 미지급분(별지 ‘미지급수당합계’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부당이득반환청구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법정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원고들에게 이를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법정수당을 지급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손해를 입었으므로, 위 가항 기재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원고들과 체결한 고용계약상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위 가항 기재 금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8. 25.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된 2010. 10.부터 2013. 12.까지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0. 8. 25.로부터 역산하여 3년에 해당하는 2017. 8. 25. 이전에 발생한 임금채권은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하여 통상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관련 판결이 선고된 2018. 1. 10. 전까지는 원고들의 임금청구권 행사에 장애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관련 판결 선고 다음 날인 2018. 1. 11.부터 진행하고, ②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재항변한다.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만은 진행하지 않는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두10763 판결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들은 각 임금채권이 발생한 때부터 피고가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고 산정한 법정수당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이고, 관련 판결의 선고 전이라고 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법정 수당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법률상 불가능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바,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사실상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있을 지언정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관련 사건은 피고 직원들이 개별 근로자의 지위에서 소송을 제기하였을 뿐이어서 원고들이 위 소송에 참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던 점, ②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의 임금채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관련 판결 확정시로 정하거나 관련 판결에 따라 임금채권의 존부나 범위를 정한다는 취지의 합의가 있지도 않았고, 피고가 그와 같은 내용의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바, 원고들이 관련 사건의 결과에 따라 위 사건의 당사자들과 동일한 취급을 받게 되리라고 기대하였더라도 그러한 기대가 정당한 근거에 기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관련 사건에서의 시효중단 효력을 원용할 수도 없는 점, ③ 피고가 원고들을 제외한 다른 직원에게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법정수당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관련 판결에 따른 것이어서 원고들에게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④ 달리 피고가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재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
어떠한 계약상의 채무를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여전히 해당 계약에서 정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채무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고, 설령 그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다45779 판결 참조).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가 임금 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인 원고들은 여전히 임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만으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없고, 이는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원고들은 피고가 미지급한 법정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본래의 채권이 확장된 것이거나 본래의 채권의 내용이 변경된 것이므로 본래의 채권과 동일성을 가지므로, 본래의 채권이 시효로 소멸한 때에는 손해배상채권도 함께 소멸한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다45779 판결 참조).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본래의 채권인 원고들의 임금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한 이상 그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역시 소멸하였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