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9. 15. 선고 2020가합10056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2. 11.부터 2021. 9.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상시 약 40 내지 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유압실린더 전문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11. 19. 피고에 입사하여 2019. 6. 17.까지 용접공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감봉의결

1)

2019. 5.경부터 연장근로 관련 문제로 원고와 피고 측 사이 갈등이 발생하였다.

2)

피고는 2019. 6. 7. 원고에게 2019. 6. 14.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고, 2019. 6. 14.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의결요구서(갑 제2호증의1)의 ‘징계사유’란 기재 사유를 들어 원고에게 ‘급여 20만원 감봉조치’를 의결하였다(이하 ‘감봉의결’이라 한다).

3)

원고는 위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였는데, 의견 청취 및 진술과정에서 징계위원회 위원장 C과 위원 D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 원고는 징계의결요구서에 서명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4)

원고는 2019. 12. 24. 대전지방법원 2019가소53062호로 D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에서의 욕설, 폭언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1. 5. 4. 위자료 1,000,000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원고와 D 쌍방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대전지방법원 2021나111074호).

다.

원고에 대한 해고

1)

원고는 2019. 6. 17. 출근하여 작업을 준비하던 중 흉통으로 쓰러져 7:46경 119안전센터에 신고되어 H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고, 당일 퇴원하여 피고 회사에 복귀하였다.

2)

피고는 D으로부터 원고의 응급실 이송 사실을 보고받고, 같은 날 원고를 해고하고, 아래와 같은 해고사유가 기재된 해고통지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부당해고구제신청 및 피고의 복직명령

1)

원고는 2019. 8. 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확인 및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과 진료비, 향후 치료비 등에 대한 금전보상명령을 구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L).

2)

피고는 2019. 8. 13.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고, 원직 복직할 것을 명한다’는 내용의 복직통지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폐문부재로 반송되었고, 원고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과정에서 피고에의 원직복직은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3)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26.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고 원직복직을 명하였으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9. 10. 29.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M, 이하 합하여 ‘관련 구제신청’이라 한다).

마.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 13호증(이하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피고의 부당한 연장근무 강요에 대하여 항의하자 피고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감봉의결을 하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곧바로 해고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 사건 해고는 아무런 사전절차 없이 이루어진 현저한 절차적 위법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부당한 연장근무 강요에 응하지 아니한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낼 의도 하에 이루어진 것인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인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는 모두 존재한다. 피고가 원직복직 명령을 한 것은 해고절차상의 흠결이 있기에 한 것일 뿐이고, 이 사건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양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 징계처분이 징계권의 남용 등으로 무효라고 판단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률전문가가 아닌 징계위원들이 징계의 경중에 관한 관련 법령의 해석을 잘못한 데 불과한 경우에는 그 징계의 양정을 잘못한 징계위원들에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마찬가지로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할 당시의 객관적인 사정이나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의 정도,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처분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고,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당해 불이익처분을 한 것이라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함에 있어서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비록 당해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위 법리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들, 갑 제4, 19, 20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여 위법하고, 이 사건 해고 당시의 객관적인 사정이나 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살펴보면 피고의 고의·과실이 인정되어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해고는 감봉의결과는 별개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는 해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별도로 개최하여 그 의결을 거쳐 원고를 해고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해고를 위한 아무런 절차를 거친 바 없이 곧바로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하고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하였는바, 절차적 위법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 이 사건 해고 직전에 있었던 감봉의결에 관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위원인 C, D은 원고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였고, 이에 원고도 다소 무례한 태도를 취하여 피고 경영진과 원고 사이에 감정이 격화되었는데, 그 다음 날 출근한 원고가 쓰러져 응급실에 이송되자 피고 경영진은 관련 구제신청 심문회의에서 ‘기절한 척 연기를 한 것 같다’는 N의 보고(을 제2호증,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사보고서 제5면)를 받고,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을 제5호증,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 제6면).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행해진 것이라고 보기 충분하다.

2)

피고가 들고 있는 이 사건 해고사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사실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상급자 지시 불이행’의 구체적인 사유로 상급자의 직책을 부르지 않고 ○○씨라고 호칭한 점, 공장장 D에게 ‘전라도새끼’라고 한 점, 상급자의 업무적 지시에 불응한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상급자의 직책 대신 ○○씨라고 호칭한 것만으로는 상급자의 지시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D이 원고가 자신을 ‘전라도애’라고 지칭하면서 모욕하였다고 고소한 사건에 대하여 대전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 9. 9.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다는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하였으며, 달리 원고가 D에게 ‘전라도새끼’라는 멸칭을 사용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원고가 상급자의 어떠한 업무적 지시에 불응하였는지에 관하여 해고사유서에 특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관련 구제신청 심문과정과 이 사건에서의 당사자들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9. 5.경부터 피고의 연장근로 지시에 불응하고 정시(17:00)에 퇴근한 것을 업무지시 불응의 사유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퇴사 이후 피고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근로기준법 등 위반 혐의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고소한 사건에서 위 노동청은 피고가 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하도록 하여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여 대전지방검찰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였고, 피고도 2018년 말경부터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기준을 초과한 연장근무를 요청하였고 원고도 구두로 동의하여 2019. 5.경 이전까지는 연장근무를 해왔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연장근로 지시에 대하여 원고가 2019. 5.경부터 불응한 것이 ‘상사의 정당한 지시’(피고 취업규칙 제60조 제5호)에 대하여 불응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가 2019. 5.경 이전까지는 이에 응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②

다음으로 피고는 원고가 용접을 불량하게 하여 공급업체로부터 클레임 비용이 발생하고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그 근거로 제출한 것은 피고에 대한 공급업체 평가가 하락하였다는 평가결과통보서에 불과하여 원고의 업무과정에서의 과실을 추단할 만한 자료가 될 수 없고, 원고로 인하여 피고 주장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직접적 증거도 없다.

③

원고가 견습생 3명에게 폭력, 언어폭력, 성추행 및 반장 호칭을 강요했다는 해고사유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견습생, 근로자들의 진술서는 피고의 영향력 하에 있는 사람들이 피고의 지시를 받고 작성한 것이어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한편, 위 사유 중 원고가 견습생 O의 정강이를 걷어차 폭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만 고소가 이루어졌고, O이 처벌불원의사를 밝혀 불기소처분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O을 폭행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로 한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피고는 원고가 업무시간 중 업무를 이탈하고 휴식하였다는 점을 해고사유로 들고 있으나, 원고의 업무이탈 시점이나 횟수 등에 관하여 특정하거나, 이를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⑤

피고는 원고가 아침 조회에 참석하지 않고 뒤에서 담배를 핀 행위를 해고사유로 들고 있으나, 피고는 근로자들의 출근시간인 8시 이전에 아침 조회를 실시하여 왔던 바, 피고가 이에 불참한 것이 ‘상사의 정당한 지시’나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피고 취업규칙 제60조 제8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이 사건 해고의 경위, 위법성의 정도,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겪은 정신적 고통 및 치료내역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를 5,000,000원으로 정한다.

2)

피고는 설령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D에 대한 민사사건에서의 청구원인과 이 사건 청구원인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이므로, 위 사건에서 위자료 1,000,000원이 인용된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액이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민사사건은 2019. 6. 14.에 개최된 감봉의결에 관한 징계위원회에서 D의 욕설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것이고, 이 사건 청구는 2019. 6. 17.자 해고로 인한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것이어서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위 민사사건은 원고와 D 쌍방이 항소하여 아직 확정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2. 11.부터 피고가 이행의부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1. 9.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박서우 송현섭

각주1) 이 사건 감봉의결은 2019. 6. 14. 금요일에 있었고, 원고는 주말이 지난 2019. 6. 17. 월요일에 출근하였다가 바로 쓰러졌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