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6. 3. 선고 2020구합103244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4. 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강등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약 2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해양생물자원의 수집·보존·전시 및 연구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나.

원고는 2015. 4. 20.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7. 1. 8.까지 인사총무팀에서, 2017. 1. 9.부터 2017. 8. 21.까지 자산관리부에서, 2017. 9. 6.부터 2018. 9. 13.까지 참가인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위원장으로, 2018. 9. 21.부터 전시교육실 전시사업부에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17. 10. 17. 참가인의 사무실에서 인트라넷에 접속하여 참가인 소속 감사부장 E이 작성한 ‘청탁금지법 위반사실 통보’라는 제목의 문서가 비공개 설정 상태로 게시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 문서에 보안(잠금) 설정이 되어 있지 아니한 점을 이용하여 위 문서를 열람한 후 문서에 첨부되어 있는 참가인 소속 직원 F와 G의 각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청탁금지법 위반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내역서 파일 2개(이하 ’이 사건 위반내역서‘라 한다)를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하였고, 2017. 10. 25.경 위 파일 2개를 출력한 다음 그 출력물을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참가인의 직원인 H과 I이 각 작성하여 제출한 노동조합 가입신청서 2부(이하 합하여 ’이 사건 가입신청서‘라 한다)를 보관하고 있던 중, 2018. 5. 초순경 이들에게 다른 기관에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마.

피고는 ‘선임급’인 원고에 대하여 2019. 7. 24.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급’ 으로 강등하는 처분을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강등’이라 한다), 2019. 10. 24. 원고의 직위를 해제하는 처분도 하였다.

바.

원고는 이 사건 강등은 부당강등에 해당하며, 또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9. 10. 2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2019. 11. 20.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도 부당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위 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17. 위 각 구제신청을 병합하여 심리한 후 부당직위해제는 인용하고, 부당강등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 부분은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사.

원고와 참가인은 위 충남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17. 원고가 제기한 부당강등구제신청 부분에 관한 재심신청(C), 부당노동행위구제 부분에 관한 재심신청(D), 참가인이 제기한 직위해제 부분에 대한 재심신청(J)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원고가 제기한 재심신청들에 대한 판정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아.

한편 원고는 위 다, 라항의 행위에 대하여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 항소심인 전주지방법원 2020노120호 사건에서 2020. 10. 21.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고(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위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인해 현재 상고심에 계속 중이다.

<1><2><3>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강등은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원고가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취급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징계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비위행위의 내용, 정도 등에 비추어 균형을 현저히 상실한 과도한 징계양정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한 위법, 부당한 처분이다. 따라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및 참가인의 인사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부당강등 부분

가)

징계사유의 존부

위 인정사실에 갑 제3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실질적인 징계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원고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및 제18조를 위반하여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도용·유출하였으며, 익명 처리 등의 조치 없이 개인정보 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인사규정 제32조 제1호 성실의 의무와 제5호 비밀엄수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인사규정 제47조 제1호(법령, 정관 및 제 규정 위반하였을 때) 및 제2호(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

원고가 이 사건 위반내역서 및 가입신청서 제출행위로 인하여 각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죄로 기소되었던 것은 맞지만, 항소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는바(전주지방법원 2020노120호), 그 판결이유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 원고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나 제18조를 위반하여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도용·유출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3)

원고가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익명 처리 등 조치 없이 개인정보에 관한 자료가 담긴 이 사건 위반내역서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이미 제출받아서 확보하고 있었던 담당 재판부에 같은 내용의 출력물을 다시 제출한 것에 불과하여, 해당 재판부는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었고, 달리 원고가 제출한 문서에 담당 재판부가 알고 있었던 내용을 초과하는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4)

원고가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익명 처리 등의 조치 없이 개인정보에 관한 자료가 담긴 이 사건 가입신청서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사실도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판결 이유에서 적시하고 있는 바와 같은 선행 재심신청 사건에서의 원고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의 주장 취지 및 사건의 쟁점, 위 사건에서 성립된 화해의 내용, 원고가 이 사건 가입신청서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게 된 목적 등에 비추어 그 수단의 상당성과 방법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위 행위 역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5)

한편 원고는 전심절차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으나, 이는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객관적인 행위 자체가 있었음을 시인하는 것에 불과하지 나아가 이에 관한 법리적인 판단까지 수용한다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6)

따라서 이 사건 위반내역서 및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각 행위는 인사규정 제32조 제1호의 성실의무나 제5호의 비밀엄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거나, 인사규정 제47조 제1호 및 제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강등은 위법하다.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위반내역서 등을 제출하게 된 경위 및 목적, 제출 당시 원고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의 정도 및 이로 인한 결과, 참가인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 등에 비추어 징계사유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거나 징계의 가중 규정(재량 규정)의 적용이 가혹하여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강등 부분에 관하여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다.

2)

부당노동행위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강등은 실질적인 징계사유 없이 한 것으로서 위법하나, 원고가 이 사건 위반내역서 및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는 반면, 참가인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볼 별다른 자료는 없으므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한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