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E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산하에 상시 630여 명을 사용하고 있는 충북 충주시 F 소재 G병원(이하 ’G병원‘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참가인은 G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다.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2019. 6. 7. 정기감사 지적에 따른 경고장(경고내용: 수목입찰 규정 위반)을 받았다.
G병원 인사위원회는 2019. 8. 14. 개최된 ‘2019년도 하반기 정기인사위원회’에서 ‘① 구매업체 선정 시 각종 규정 위반, ② 지역상생팀장으로서 월권에 의한 낙찰방식 지정, ③ 참가인 지인에게 규정에 의한 근거 없이 빈소사용료를 감면(100%)하도록 하여 발생한 금전적 손실‘ 등 사유로 참가인을 영상의학과 팀장(기사장)에서 보직해임하는 등의 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2019. 8. 15.자로 ’영상의학과 기사장 ‘직 보직에서 해임한다고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
참가인은 충북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보직해임 등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20. 이 사건 보직해임이 부당보직해임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고(H,I 병합), 원고는 이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직해임은 조직쇄신의 필요성에 의해 원고가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에 의하여 한 정기적 인사명령에 의하여 한 것으로서 경영상·업무상 필요에 따른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이지, 부당 보직해임이 아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1995. 3. 1. 입사하여 기술직 5급으로 2013. 9. 1. 승진하여 영상의학과 팀장(기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 3. 1.부터 후생사업팀(현재 ’지역상생팀‘으로 부서명 변경)의 팀장으로 전보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참가인을 포함한 G병원의 팀장급 직원 10명은 2019. 7. 10. 원고와 G병원의 경영컨설팅을 하던 J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협력경영의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팀장 공동성명서‘를 공표하였다.
원고는 2019. 7. 30. 당시 G병원 병원장이었던 K을 2019. 7. 31.자로 보직해임하고, 2019. 8. 1.자로 비뇨기과 과장이었던 L을 병원장으로 임명하였다.
원고는 2019. 8. 6. 참가인을 지역상생팀 팀장에서 영상의학팀 팀장(기사장)으로 복귀시키는 인사명령을 하였고, 전보된 직후 ① 지역상생팀 근무 시 사용하던 PC를 영상의학팀으로 가지고 간 사유와 ② 2019. 7. 10.자 팀장 공동성명서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① 영상의학팀에서 후생사업팀으로 전보될 당시 가지고 갔던 PC를 다시 가지고 온 것이고, ② 관리자로서 외부 컨설팅 업체에 대한 의견제시를 위해 ’2019. 7. 10.자 팀장 공동성명서‘에 서명하였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9. 8. 13. M노동조합(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 G병원 소속 조합원 수 약 360여 명,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에게 하반기 정기 인사위원회를 ’2019. 8. 14.‘에 개최한다고 전화를 통해 알렸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측 위원들이 다른 일정이 있어 위 일자에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정을 조율하지 않고 전날 일정을 통지한 것에 대하여 항의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 측 인사위원인 지부장, 부지부장이 불참한 상태에서 2019. 8. 14. 진행된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보직해임이 결정되었다.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한 영상의학팀의 인원 및 보직변동은 아래와 같고, 참가인에게 부여된 보직은 사원(기사)급이 담당하는 방사선사로서의 업무이고, 참가인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하여 주임, 계장의 결재를 얻어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 보직수당을 수령하지 못하게 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2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75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
위 인정사실에 을나 제2, 3, 6,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업무상의 필요성보다 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더 크고, 그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등 절차도 준수되지 않은 이 사건 보직해임은 사용자가 가진 인사상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인사상 조치였다고 판단된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G병원은 참가인에 대하여 ① 구매업체 선정 시 각종 규정 위반, ② 지역상생팀장으로서 월권 행사하여 낙찰방식 지정, ③ 참가인의 지인에게 규정에 없는 빈소사용료를 감면(100%)하여 병원에 금전적 손실 발생을 보직해임 사유로 삼았고, 원고는 이를 참작하여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였는데, 이는 업무상 필요라기보다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불이익 처분 사유로 보인다.
나아가 위와 같은 사유를 업무상 필요성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징계절차가 아닌 일반적인 인사명령에 의한 조치로서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단체협약, 취업규칙에는 승진, 승급 규정을 두고 있고, G병원의 ’직원 인사규정‘ 별표 1 직군별 직급 및 직위 분류표에 의하면 G병원은 기술직 직군에 대하여는 ‘4급 팀장(기사장), 5급 팀장(기사장), 6급 계장(실장), 7급 주임, 8급(기사), 9급(기사보)‘으로 정하여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하는 직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참가인은 5급 직원이자 ’영상의학팀 팀장(기사장)‘으로서 영상의학팀의 업무를 총괄하고 결재권과 평가권을 가지고 소속 직원을 통솔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왔었는데, 보직해임 이후 주어진 업무는 ’방사선사‘[8급, 사원(기사)급 담당 업무]로서의 업무이고, 이로 인해 원고는 업무수행을 위해 자신보다 경력 등이 낮은 주임, 계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위와 같은 직급체계과 업무분장에 따른 지휘감독 권한의 변동의 측면에서 이 사건 보직해임은 통상적인 경우의 보직해임과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부서 총괄책임자를 말단직으로 강등한 것과 다를 바 없는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위와 같은 사회적 불이익 외에도 보직수당을 받지 못함에 따른 수입의 감소 등 경제적 불이익도 입게 된다. 특히 참가인이 총괄하던 같은 팀의 자신보다 직급과 경력이 낮고 나이가 어린 직원들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업무환경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 등 사회생활상의 불이익이 일반 인사조치의 결과로써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와 같은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신의칙상 마땅히 요구되는 최소한의 성실한 협의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을 하였고,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기 전 그 사유에 대한 소명기회 등을 부여하지도 않았다. 또한 G병원은 인사위원회 개최 1주일 전에 소집통지를 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별다른 급박한 사정이 없음에도 인사위원회 개최일 전날 위 노동조합에 인사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하고, 이로 인하여 단체협약 제19조, 제20조 등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선임된 이 사건 노동조합 측 위원들 2명이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였음에도 인사위원회를 그대로 진행하여 노동조합 측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였다. 사정이 이러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보직해임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제대로 거쳤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전보한 사례가 있는 등 관행이 있다고도 주장하나, 보직해임에 동의하거나 징계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경우로서 참가인과 같은 경우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관행이 실제로 있더라도 징계절차가 아닌 단순한 인사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 강등과 다를 바 없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것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직원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제도 등의 취지 및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위법한 인사조치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