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D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충주시 E 소재 F병원(이하 ’F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은 1992. 3. 30. F병원에 입사하여 2017. 10. 16.부터 총무부장 겸 원무부장의 직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9. 6. 1. 참가인을 경영지원부장(4급)으로 인사발령 하였다.
원고는 2019. 7. 31. 참가인에 대하여 경영지원부장의 보직을 해임(이하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한 후, 2019. 8. 1. 참가인을 대외협력실 진료협력팀 근무로 인사발령 하였다.
원고는 2019. 9. 25. 참고인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보직해임과 위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 신청을 하였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27.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G).
원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이 사건 보직해임은 정당하다는 재심 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14.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직해임은 원고가 고유한 인사권에 의하여 한 정기적 인사명령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상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대상이 아니다.
이 사건 보직해임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므로 위법하지 않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9. 5. 27. F병원에 ‘2018회계연도 정기감사 지적사항(경영개선사항)’을 통보하면서 2019. 6. 21.까지 시정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위 지적사항 에는 ‘장례용품 업체선정 입찰관리 철저’라는 항목 하에 참가인 등이 2014년에 담당하였던 F병원 장례식장의 수육, 화훼 및 양복 구매업체 선정 시 예정가 이하 최고가를 적용하여 각종 규정을 위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관여 직원에 대하여 인사조치(서면 경고)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F병원은 참가인에게 서면 경고를 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팀장급 직원 10명은 2019. 7. 10. 원고가 F병원에 대하여 받은 경영컨설팅과 관련하여, “경영컨설팅 업체인 H와 체결한 계약서를 공개하고, ‘협력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컨설팅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원고는 2019. 7. 30. 당시 F병원의 병원장이었던 I을 2019. 7. 31.자로 보직해임하고, 2019. 8. 1.자로 F병원 비뇨기과 과장이었던 J을 병원장으로 발령하였다.
F병원은 2019. 8. 26.부터 같은 해 9. 1.까지 위 ‘2018회계연도 정기감사 지적사항’과 관련한 추가 조치로 내부감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과 관련하여 ‘의료소모품, 의약품, 용역, 계약직 채용 등의 비위사실’을 확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제23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고 한다)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8조 제1항에서 근로자는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그 밖의 징벌’이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하는 불이익한 제재로서 이에 준하는 징벌적 성격을 갖는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75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직해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그 밖의 징벌’로서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고, 업무상의 필요성보다 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더 크고, 그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등 절차도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서 사용자가 가진 인사 상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인사 상 조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한 이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2014년경부터 장례용품 관련 업체선정에 관한 입찰규정 위반 등의 지적이 있었고, 내부감사를 통하여 참가인의 비위사실을 확인하고 경영관리부장의 직책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업무상 필요라기보다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불이익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위와 같은 사유를 업무상 필요성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징계절차가 아닌 일반적인 인사명령에 의한 조치로서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F병원의 단체협약, 취업규칙에는 승진, 승급 규정을 두고 있고, F병원의 ’직원인사규정‘ 별표 1 직군별 직급 및 직위 분류표에 의하면 F병원은 일반직 직군에 대하여는 ‘3급 부장, 4급 팀장, 5급 팀장, 6급 계장, 7급 주임, 8급, 9급‘으로 정하여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하는 직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참가인은 경영지원부장(4급)으로서 경영지원부에서 F병원의 각 부서별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 사건 보직해임 후 진료협력팀 소속으로 F병원 1층, 2층에서 안내 업무를 하는 등 일반직 8급에 해당하는 평사원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직급체계와 업무분장 변동의 측면에서 이 사건 보직해임은 통상적인 경우의 보직해임과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부서 총괄책임자를 말단으로 강등한 것과 다를 바 없는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위와 같은 사회적 불이익 외에도 보직수당 등을 받지 못함에 따른 수입의 감소 등 경제적 불이익도 입게 되었다.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가 아닌 4단계 낮은 직급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그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정신적인 고통 등 사회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다고 보이고, 이는 일반 인사조치의 결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와 같은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신의칙상 마땅히 요구되는 최소한의 성실한 사전 협의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기 전에 참가인에게 그 사유에 대한 소명기회 등을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전보한 사례가 있는 등 관행이 있다고도 주장하나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사건 보직해임이 적법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관행이 실제로 있더라도 징계절차가 아닌 단순한 인사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 강등과다를 바 없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것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직원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제도 등의 취지 및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위법한 인사조치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안영화(재판장) 신순영 윤이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