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0노352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E의 부탁으로 급여를 받기로 하고 ’C’의 직원들을 관리하여 준 것으로, C의 사용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E이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는 피고인이 아닌 E에게 있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1)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그 평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2)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ㆍ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3)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제32조, 제36조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취지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E은 자신이 자금을 대고 피고인이 운영하여 주기로 약속하고 이 식당을 운영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하고 관리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인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근로자들 및 E에 대한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하면서 그 진술 모습과 태도 등을 직접 관찰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충분히 신빙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증인들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원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또한 당심에서 새로이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다. 나아가 위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비록 식당의 운영비나 근로자들의 임금 모두 E의 계좌(카드)에서 지출된 것은 사실이나, 식당 운영초기에 피고인이 E으로부터 E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받았고, 피고인이 위 카드로 식당 운영비나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인의 면접으로 이 식당에 고용되었고, 피고인으로부터 모든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이 근로자 I, F과 나눈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에 대해 얘기하자 미안하다고만 얘기할 뿐, 자신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없다거나 실질적인 운영자가 E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로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다만,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란 기재 중 ‘H의 각 법정진술’은 ‘I의 각 법정진술’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이를 경정한다).

판사 문보경(재판장) 이민정 장민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