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0. 13. 선고 2020노377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K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1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피고인 A, B)

‘1) 피고인들이 사용자로서 근로자들을 고용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제1 주장).

2)

만일 피고인들이 사용자로서 근로자들을 고용했다고 하더라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일부 근로자들에게는 임금 전액을 지급했고, 일부 근로자들은 피고인들이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근로자가 아니다(제2 주장).’

나.

양형부당(피고인들)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 B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제1 주장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도급계약서는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과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 사이에 작성되었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I으로부터 건설업면허를 빌려 J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이다’라고 주장하며 I과 J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그 소송에서 ‘피고인들을 실제 수급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러자 피고인 A, B는 위 판결 내용을 들어 ‘자신들이 J으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아니므로 공사 과정에 사용자로서 근로자를 고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J으로부터 공사를 직접 도급받은 수급인으로서 근로자를 사용했다는 것이 아니라, ‘J으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I으로부터 목공사, 철근공사를 각 하도급받아 개인건설업자로서 근로자를 사용하였다’고 전제하고 있다. 즉,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애초에 피고인들이 J으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아님을 전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관련 민사소송의 판결 내용이 공소사실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위 판결은 ‘피고인들이 실질적으로 J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J에게 계약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일 뿐, 공사 과정에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며 자신들이 근로자들에게 일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용자가 맞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진술했었고,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들이 개인건설업자로서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판단된다.

원심판결에 피고인 A, B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제2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 B는 원심에서도 이 부분 각 주장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이를 전부 배척하고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았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전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 피고인 A, B가 각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1 순번 12

위 피고인들은 원심에 ‘F 합의서’라는 서류를 제출했는데, 위 서류에 아무런 날인도 되어 있지 않아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위 피고인들은 F가 이행권고결정을 통해 임금 전액을 받아갔다고도 주장하나, 이행권고결정문만 제출되었을 뿐 실제 수령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 양형조사관이 F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존재하지 않는 번호로 나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위 피고인들이 F에게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2)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1 순번 21 내지 36

위 각 근로자들은 ‘W’을 팀장으로 하는 목공팀 소속 근로자들이고, W이 임금을 받아서 근로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임금지급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피고인들이 원심에 제출한 ‘W 외 17명 인건비 및 가불금’ 기재 및 증인 BY의 증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 업체인 X이 2017. 6. 8. 수표로 2,000만 원을 인출해서 W에게 지급했던 것으로 보이긴 한다. 그런데 위 근로자들이 지급받아야 하는 2017. 5.분 임금은 약 4,600만 원에 달했고, 근로자 N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목공팀 근로자들이 2017. 6. 8. 미지급 임금 중 절반 정도를 지급받았고, 나머지 약 2,500만 원은 아직 지급받지 못했다’라고 진술하는 점에서,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 전액이 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피고인 B는 ‘W에게 5월 1일∼31일 인건비 미지급분을 6월말 기성에서 지불할 것을 약속합니다. 미지급금: 29,212,500원’이라고 기재된 지불각서(증거기록 제52쪽)를 작성해서 주기도 했는데, ‘6월말 기성금으로 미지급금을 지급하겠다’라고 기재한 것을 보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2017. 6. 8.에 임금전액을 지급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2 순번 1 내지 6

위 피고인들은 2016. 11. 25.경부터 2017. 7.이후까지(피고인 A은 2017. 7. 1.까지) 공사를 진행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위 피고인들에게 2017. 4.말까지 일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없다고 인정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K과 C이 임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본인들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2 순번 19

R가 원심에 제출한 합의서에 ‘Z’의 이름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R는 법원 양형조사관과의 통화에서 본인이 위임을 받아 합의서를 제출한 근로자 이름을 말하면서 Z은 언급하지 않았다. 근로자 ‘Z’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혔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도 없다.

5)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2 순번 21 내지 26

위 각 근로자들이 피고인들을 상대로 임금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이 선고된 사실은 인정되나, 그 돈을 전부 지급받았다는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만일 위 근로자들이 판결이 확정된 후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이 전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이후이고 따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어서 범죄사실 인정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3.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근로자 수가 많고, 미지급한 임금 합계액이 상당하다. 피고인 A은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다시 같은 범죄를 반복하여 저질렀다. 임금지급 주체가 누구인지 등에 관해 내부적인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들이 상당기간 고통을 받았다.

그런데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들이 공사를 하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분쟁이 생겨 민사소송까지 진행되고, 그로 인해 임금지급 주체에 관한 이견이 생겼던 것으로 보이는 등 사건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부분이 있다. 이미 출국하여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고, 이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 A, B는 원심판결 선고 후 추가로 근로자 N, F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합의하였다. 피고인 B, K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들 모두 이 사건 이전에 징역형으로 처벌받은 적은 없었다.

위와 같이 당심에 새로 현출된 양형인자 및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고인들에게 사회봉사명령까지 부과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한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피고인 A, B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항소를 인용하기로 하여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K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 B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K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