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0,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27.부터 2023. 3. 2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2006. 7. 2. 성폭력, 가정폭력 등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공익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산하기관으로 ‘C센터(센터장은 피고의 대표자가 겸임)’를 설치하였다.
원고는 2018. 4. 2.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8.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센터에서 부소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의 1차 해고 및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에 따른 원고의 복직
피고는 원고의 근무성적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2018. 11. 30. 원고에게 2018. 12. 31.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위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D).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4. 23. ‘원고에게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갱신거절의 근거로 든 근무성적평가가 객관적이거나 공정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2018. 12. 31.자 근로계약 종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피고가 위 판정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1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E).
피고는 위 판정에 따라 2019. 8. 1. 원고를 C센터 부소장으로 복직시키고, 근로계약 종료일을 2019. 12. 31.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다.
피고의 2차 해고 및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에 따른 원고의 복직
피고는 2019. 12. 31. 재차 원고의 근무성적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게 2019. 12. 31.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위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F).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8. ‘원고에게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갱신거절의 근거로 든 근무성적평가가 객관적이거나 공정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2019. 12. 31.자 근로계약 종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피고가 위 판정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G).
피고는 위 판정에 따라 원고를 다시 C센터 부소장으로 복직시켰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원고를 몰아내기 위해 2차례나 부당해고조치를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응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며 법률비용 합계 18,280,000원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고, 그 과정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위자료 10,000,000원도 청구한다.
피고
원고의 무능력과 근무태도 불량 등 때문에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했던 것일 뿐, 원고를 몰아내기 위해 고의로 해고한 사실이 없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판정했다고 하여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액은 부당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상대방으로부터 소송비용을 반환받을 수 있는 소송절차(해고무효확인의 소 등)가 아닌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를 선택하고는 상당한 변호사비용을 지출했다. 원고 스스로 위와 같은 절차를 선택하여 변호사비용을 지출한 이상,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하여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의 변호사비용 상당인 최대 880만 원(=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따른 변호사비용 440만 원 × 2회)만 손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불법행위 책임의 성립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고가 위 기초 사실 기재와 같이 2차례에 걸쳐 원고를 해고한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1차 해고와 그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이루어진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2018. 4. 1.부터 2018. 6. 30.까지를 수습기간으로 하고,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능력 부족, 인성ㆍ적성 부적합, 근무태만 등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피고는 2018. 6.말경 소속 직원을 평가자로 하여 원고에 대한 수습기간 평가를 하였다. 그 결과 평균 약 62점(100점 만점, 최저 19점, 최고 98점)으로 평가되었다.
㉢ 피고는 2018. 7. 12. 원고에게 ‘부소장(원고) 계약 해지 건’을 심의한다고 하며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했다가,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한 뒤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원고에게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았고, 2018. 8. 21. 이전과 같은 이유로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했다.
㉣ 피고는 2018. 9. 1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근로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하고, 직무수행평가서도 함께 교부하며 그 내용이 추후 재계약 심사에 반영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 피고는 2018. 10. 25. 취업규칙에 ‘신규 채용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직원은 근무성적평가를 하고, 그 결과 평점 합계가 6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 피고는 2018. 11. 1. 원고를 포함한 총 10명을 근무성적평가 대상자로 공고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을 평가했는데 평균점수가 53점이었고, 반면 다른 평가대상자들은 전원 90점 이상을 받았다.
㉦ 피고는 2018. 11. 30. 위와 같은 근무성적평가를 이유로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다(1차 해고).
㉧ 이에 대하여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1차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피고는 위 판정에 따라 원고를 2019. 8. 1. 복직시켰는데, 2019. 12. 31. 또 다시 원고의 근무성적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2차 해고와 그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이루어진 경과는 다음과 같다.
㉠ 피고는 2019. 3. 4. H를 C센터 부소장으로 신규채용했는데, 위와 같은 경위로 원고가 2019. 8. 1. 부소장으로 복직하게 되었다.
㉡ 피고는 2019. 10. 25. 2020년도 부소장 1인 체제 운영을 위해 직원 내부 평가와 외부 전문가 평가를 실시하여 고득점자를 2020년도 1인 부소장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 피고는 2019. 11. 27. 평가점수 고득점자인 H를 2020년도 1인 부소장으로 선정했다.
㉣ 피고는 2019. 12.경 신규채용 후 2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를 실시했는데, 평가항목이나 방식은 2018년도 평가와 동일했다. 원고에 대한 평가 역시 2018년과 동일하게 소장과 센터장이 하였고, 평균점수는 58점이었다.
㉤ 피고는 2019. 12. 31. 위와 같은 근무성적평가를 이유로 또 다시 원고에게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다(2차 해고).
㉥ 이에 대하여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위 2차 해고 역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위와 같은 1차, 2차 해고 경위 및 부당해고판정 경과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자의적인 평가점수만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했다가 부당해고로 판정받았다. 그럼에도 재차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평가점수만을 근거로 원고를 해고하였고, 이 역시 부당해고로 판정되었다. 2차 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 판정서에 설시된 것처럼, 피고는 다른 절차에서는 공정한 평가절차를 진행하였음에도 유독 원고에 대한 해고 절차에서만 이미 합리적인 기준이 아니라고 판정받은 평가방법을 고수하였다. 피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최소한 1차 해고와 관련된 노동위원회 판정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았다면 원고에 대한 해고 이유로 든 사정을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사실상 동일한 사유를 들어 원고를 반복적으로 해고했고, 이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변호사비용 등 지출로 인한 손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 법적 대응을 위해 변호사비용 등을 지출하였다. 물론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상대방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지출한 변호사비용이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라고 섣불리 인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건의 경과 등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지출한 변호사비용 중 아래에서 인정하는 부분은 피고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지출하지 않았을 비용으로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로서는 피고의 불법행위(부당해고)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히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사건의 내용, 복잡성 등으로 보아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나 노무사의 도움이 필요했던 사안으로 판단된다.
원고로서는 법률에 규정된 구제절차 중 어느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어느 한 절차를 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절차를 택했을 때와 비교해 현저히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원고가 택한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는 소송절차와 달리 변호사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
피고의 불법행위 때문에 변호사비용 등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음에도 이를 보전받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갑 제1, 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보면,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변호사비용 등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일, 피고의 재심신청일 및 각 판정일, 원고의 지출내역, 일시 등에 비추어, 2019. 7. 12.자 I공인노무사 사무소의 중노위 검토비용 88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들은 피고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할 수 있다.
위 88만 원의 경우, 피고의 2019. 5. 16.자 재심신청에 따라 이미 중앙노동위원회 절차 대응을 위해 법무법인 J을 선임하고 2019. 6. 25. 착수금까지 지급한 상황에서, 굳이 2019. 7. 12. I공인노무사 사무소에 검토비용을 추가로 지급할 이유가 없어 보여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의 변호사보수로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당사자가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지출한 변호사비용까지 전부 배상하게 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는 점, 소송절차에서도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이 정한 한도 내에서만 변호사보수를 상환받을 수 있고, 변호사비용을 손해로 인정할 때에도 위 규칙을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손해의 범위를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소송절차에서 상환받을 수 있었던 변호사비용에 준하여,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의 각 심급별로 440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손해로 인정한다.
결론적으로, 원고가 지출한 변호사비용 등 중에서 1차 해고 관련 비용 880만 원(=지노위 440만 원+ 중노위 440만 원) + 2차 해고 관련 비용 640만 원(=지노위 350만 원 + 중노위 290만 원)의 합계 1,520만 원만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하고, I 공인노무사 사무소에 지급한 중노위 검토비용 88만 원과 법무법인 J에 지급한 돈 중 440만 원을 초과하는 220만 원 부분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하지 않는다.
위자료
앞에서 본 것처럼 피고가 2번이나 위법하게 원고를 부당해고하였고, 원고는 2차례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구제절차를 통해 다시 복직하는 과정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복지공단에서 ‘2차례의 부당해고와 복직 후 심리적 부담가중’이 하나의 원인이 되어 적응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실도 확인된다(갑 제2호증).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가 배상해야 할 위자료 액수는, 이 사건의 경위, 원고의 연령, 지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5,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020만 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변호사비용 등 지출액 합계 1,520만 원 + 위자료 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11.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3.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욱
각주1) 원고가 ‘C센터’를 상대로 구제신청을 해 판정서에는 ‘C센터’가 사용자로 되어 있다. 본 판결문에서는 실질적 권리의무관계에 따라 ‘피고’로 통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