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 16. 선고 2021가단14084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26,640,920원과 이에 대하여 2023. 9. 23.부터 2024. 1. 1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보조참가인은 2018. 8. 6.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과 E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따라 부담하는 대출원리금 상환채무에 관한 보증약정을 체결하였고, A는 위 보증약정에 따른 소외 회사의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소외 회사는 2021. 7. 21. 이자연체로 신용보증사고를 발생시켜 원고보조참가인이 소외 회사를 대위하여 주식회사 E에 2021. 11. 2. 82,426,847원 및 2021. 11. 15. 3,827,542원을 변제하였다.

나.

A는 2021. 4. 30. 피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을 매도하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대전지방법원 세종등기소 2021. 5. 14. 접수 제48964호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다.

원고보조참가인은 2021. 11. 23. 이 사건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A는 2022. 6. 14.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파산관재인으로 원고가 선임되었다.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수계하면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대한 부인의 소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원고보조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보조참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부인권 행사에 관한 판단

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391조 제1호는 '파산관재인은 파산재단을 위하여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일반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이른바 사해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다18131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란 채무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파산채권자 등에게 손해를 생기게 한 원인인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더 나아가 파산채권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 내지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

앞서 본 증거들 및 이 법원의 세종특별자치시청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A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외에는 별다른 부동산이 없었던 사실, A와 피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730,000,000원으로 정하였는데, 그 중 계약금 250,000,000원은 A의 피고에 대한 기존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하고, 잔금 480,000,000원은 피고가 대출을 받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 피담보채무 등을 변제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은 A 재산 중 채권의 공동담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A에게 실제 지급한 매매대금은 전혀 없는 점, 이 사건 매매계약일로부터 약 3개월 후에 보증사고가 발생한 점, 이 사건 매매계약으로 채무초과 상태가 초래되었고 그 이후 A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어 파산에까지 이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A는 이 사건 매매계약으로 인하여 파산채권자를 해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행위는 A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로서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의 부인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를 부인할 수 있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A에 대하여 체불임금 172,047,220원 및 체불퇴직금 20,000,000원 합계 192,047,220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위 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38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2조에 의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우선변제권이 있는 피고에 대한 대물변제는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A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이 192,047,220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피고가 제출한 차용증 및 정산내역서 등은 소급하여 임의로 작성할 수 있는 문서이고 예금거래내역 등 만으로는 약정 급여액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자신이 선의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듯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원상회복에 관한 판단

가.

원상회복의 방법

채무자회생법 제397조 제1항은 '부인권의 행사는 파산재단을 원상으로 회복시킨다.'고 규정하고, 이와 같은 부인권 행사에 따른 원상회복은 부인된 행위가 없었던 원상태로 회복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43999 판결 등 참조). 또한 채무자회생법은 부인권 행사의 효과로서 가액배상을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부인권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부인권 행사의 효과로서 가액배상 또한 인정된다(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0다50275 판결 등 참조).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설정되어 있던 주식회사 E을 근저당권자로 한 근저당권이 2021. 5. 14.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원상회복을 하여야 한다.

나.

가액배상의 기준시점

파산관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면 채무자회생법 제397조 제1항에 따라 그 대상이 되는 행위는 즉시 소급하여 무효로 되어 채무자의 재산이 원상으로 회복되고, 한편 채무자회생법 제396조에 의해 '부인권을 소에 의하여 행사한다'는 것은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그 효력을 소급적으로 상실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법률적인 효과에 따라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거나, 그 법률관계의 존재 또는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방법에 의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5다5686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부인의 소에서 가액배상의 기준시점은 부인의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한 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가 이 사건 2023. 5. 1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부인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위 신청서 부본이 2023. 5. 15.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가액배상의 기준시점은 2023. 5. 15.이다.

다.

가액배상의 범위

사해행위를 이유로 채권자취소권이나 부인권을 행사하는 경우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있었을 책임재산을 회복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보다 더 많은 책임재산을 회복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지 않은 책임재산은 취소나 부인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채무자가 제3자에게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재산을 양도한 경우, 양도한 재산 중에서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은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이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 등 참조).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일인 2021. 4. 30.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시가는 708,424,981원이고, 원고가 부인권을 행사한 2023. 5. 15. 당시의 시가도 위 금액과 같을 것으로 추인된다.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일 이후 말소된 주식회사 E의 근저당권 실제 피담보채무액이 481,784,067원임은 다툼이 없으므로, 위 금액은 부인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인권 행사에 따른 가액배상으로 226,640,920원(=708,424,981원 - 481,784,06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부인권 행사 이후로서 구하는 이 사건 2023. 9. 20.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의 송달일 다음날인 2023. 9. 2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16.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