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8. 31. 선고 2021가합101783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0. 12. 3.자 직위해제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설립되어 경제·인문사회분야의 정부출연기관을 지원, 육성하고 관리하는 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9. 4. 8. 피고에 전문위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던 근로자였다.

나.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체결 및 근로계약 연장

피고는 '직급: 계약직 전문위원, 채용분야: 연구기획, 빅데이터분석, 인원: 7명, 계약기간: 임용일부터 2019. 12. 31.까지'로 하는 계약직 전문위원 채용 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하였고, 심사를 통해 원고를 포함한 7명을 임용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4. 8.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19. 4. 8.부터 2019.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9. 11. 26. 원고에게 '재계약 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 연장통보(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연장'이라 한다)를 하였다.

다.

피고의 인사위원회 개최 및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종료 통보

피고는 2020. 11. 24. '계약직 직원 운용에 관한 규칙' 제7조 제2항에 의거하여 임용계약 만료시점이 도래한 직원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원고를 비롯한 2019년 임용된 전문위원과 전문원 계약직 직원(5명) 및 2020년 임용된 전문위원과 전문원 계약직 직원(10명)에 대한 각 재계약 심의를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9년 임용된 전문위원과 전문원 총 5명 중 '기간제법<1> 제외대상'인 전문원 1명(고령자)에 대해서만 재계약하기로 하고, 나머지 계약직 직원들에 대해서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되, 원고에 대해서만 위 사유 외에 '정신상의 이상 등으로 근무 곤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연구회에 손해를 끼침'이라는 사유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하였다. 반면 2020년 임용된 전문위원 및 전문원에 대해서는 모두 재계약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위 인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2020. 11. 26. 원고에게 근로계약 종료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통보 및 징계처분

피고는 2020. 12. 3. 원고에 대하여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행위, 직장 내 괴롭힘행위, 직장 내 폭력 및 폭언행위 등'을 이유로 그 직위를 해제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라 한다)를 하였고, 2020. 12. 22. 원고에게 '직장 내 폭행 및 폭언행위,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과 관련하여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에 대하여 의견진술'을 위하여 2020. 12. 28.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12. 28. 원고의 직장 내 폭행 및 폭언행위,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직장 내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징계사유로 상정하여 징계심의를 하였고, 이후 피고는 2020. 12. 29. 원고에게 정직 1개월(징계사유가「인사규정」제53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4호에 해당하며 비위의 정도가 심하여 중징계에 해당하고 징계 감경사유를 참작)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에 대한 근무평정 결과

한편, 원고에 대한 2019년도 근무평정은 'B'였으며, 2020년도 근무평정은 'D'였다.

바.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9호증, 을 제1 내지 3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

직위해제처분 무효확인청구의 적법성에 관한 직권 판단

가.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한편, 직위해제처분은 그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존속시키면서 다만 그 직위만을 부여하지 아니하는 처분이므로 만일 어떤 사유에 기하여 근로자를 직위해제한 후 그 직위해제 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뒤에 이루어진 징계처분에 의하여 그 전에 있었던 직위해제처분은 그 효력을 상실한다. 이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이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승진․승급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은 없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5230, 2009다5247(병합)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과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를 동시에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이루어진 이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이루어졌고,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과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사유가 동일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효력은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해당한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직위해제로 인하여 급여가 감소된 불이익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그와 같이 감소된 급여의 지급을 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이유로 승진·승급에 제한이 가해진다는 점을 주장하지 않고 있는 이상, 따로 직위해제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고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3.

징계처분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절차적 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심의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을 당시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추상적인 위반 내용(직장 내 폭력 및 폭언행위,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만을 고지하였는바, 이는 근로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제약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징계절차는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2)

실체적 하자 및 징계권 남용

피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 중 '직장 내 폭력 및 폭언행위'는 노동조합 측에서 무기계약직의 처우 등을 논하는 자리에서 당시 참석했던 C와의 일시적 마찰일 뿐이다. 따라서 징계사유(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하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징계양정에 있어서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또한 C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가해자 중 한 명인바, 원고와 C 사이의 불화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무효이다.

나.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직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할 때에는 징계혐의자를 출석시켜 충분한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2020. 12. 22. 원고에게 '직장 내 폭력 및 폭언행위, 품위유지의무위반 등과 관련하여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에 대하여 의견진술'할 것을 통지한 사실, 2020. 12. 28. 피고의 인사위원회 징계심의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위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에 참석하여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인사위원회의 징계심의에 앞서 징계혐의자에게 출석통지를 하는 이유는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심의를 받는지 사전에 알게 함으로써 징계위원회에서 그 점에 대하여 적절하게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징계혐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인사규정에 따라 징계혐의자인 원고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출석통지서를 교부한 점, 원고가 제출한 소명서에는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폭언·폭행행위'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원고가 어떠한 내용으로 징계에 회부되었는지,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자세히 소명한 점,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전에 외부위원을 통해 원고와 직원들간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여 이에 따라 원고와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에서 어떠한 사유로 징계심의가 이루어졌는지 알고 있었고,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에 대한 징계대상사실은 '① 직장 내 폭행 및 폭언행위, ②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허위사실 유포, 기관 및 직원들의 명예훼손, 직장 내 질서를 해치는 행위)이다.

2)

징계사유의 존부

가)

직장 내 폭행 및 폭언행위에 관하여

을 제7, 8, 10,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20. 12. 1. D건물 회의실에서 연구회 간부직원과 노동조합과의 회의 중 원고가 C 본부장에게 음료(차)를 던진 사실 및 C 본부장에게 욕설을 하면서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 원고가 그 다음 날 회사 공지사항에 C 본부장에 대한 행동에 대하여 사과하는 취지의 반성문을 게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직장 내 폭행 및 폭언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나)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허위사실 유포, 기관 및 직원들의 명예훼손, 직장 내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관하여

을 제13 내지 18, 20 내지 40, 42, 4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직원들에 대하여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메시지, 이메일을 통해 욕설을 하거나 허위사실 내지 모욕성 문구 등을 기재하여 발송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가 피고의 직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및 직장 내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

소결론

원고의 직장 내 폭행 및 폭언행위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53조 제1항 제1호의 '법령<2>을 위반한 때', 같은 항 제3호의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및 같은 항 제4호의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연구회의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는바,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3)

징계양정의 적정성

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나,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앞서 인정한 사실, 을 제11, 12, 4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피고의 임직원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메시지, 이메일을 통하여 명예훼손 내지 모욕적인 표현을 하여왔던 점, 피고의 직원 중 일부는 원고의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 모욕 등에 대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모욕죄 등으로 원고를 형사고소를 하였고, 이와 함께 접근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하였으며, 한 직원은 원고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까지 받은 점,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소속 전체 근로자의 전반적인 고용환경 및 직장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인 점, 피고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의 행위가 '고의성을 가진 심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징계 감경사유를 참작하여 정직 1개월의 처분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사회통념상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재량권이 일탈·남용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C를 비롯한 피고의 직원 8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하여 2020. 12. 23.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심의결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결하였는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을 위반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고,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양정 또한 적정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2019. 4. 8. 피고에 입사한 후 피고측으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갱신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실제로 한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었으며, 더욱이 원고와 같은 계약직 전문위원의 경우 2~3년의 근로기간을 거쳐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 왔다. 또한 피고의 직원들에 대하여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었을 때,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아파트를 특별분양을 받기 위한 자격으로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할 것'이라는 자격이 요구되었는데, 피고가 계약직 직원들이 위 요건을 충족한다는 취지의 '사실관계 확인서' 등의 서류를 유관기관에 작성·제출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을 갱신할 것이라는 기대권 즉, 갱신기대권을 부여하였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2)

그런데 위와 같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고, 같은 법 제27조 제2항(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의 규정에도 위반하여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

3)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통보는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나.

판단

1)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2호증의 1, 을 제45 내지 48, 50, 5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채용공고 및 근로계약에는 계약기간이 2019. 4. 8.(임용일)부터 2019. 12. 31.까지로 명시되어 있을 뿐, 계약만료 후의 계약의 갱신에 관한 조항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②

계약만료 후 재계약과 관련하여, 피고의 인사규정 제26조 제1항은 직원의 임용을 계약제라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계약여부를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계약직 직원 운영에 관한 규칙 제7조 제1항은 계약직 직원의 임용계약을 1년 이내로 하되, 임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칙 제12조는 계약직 직원의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재계약 시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위 규정들이 '계약기간 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단순히 재계약할 수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갱신의 기준이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갱신된다는 취지의 '의무규정'으로 해석되는 경우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등의 문언 및 체계상 재계약과 관련한 규정들은 '계약직 직원의 근무실적이 우수하고,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재계약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보이는바, 위 규정들을 근거로 계약직 직원인 원고에게 당연히 재계약될 수 있다는 기대권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계약직 직원 운영에 관한 규칙 제11조에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살펴본 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계약직 직원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이 이루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계약직 직원의 근무실적 등을 고려하여 재계약을 결정하는 것으로써 재계약여부는 전적으로 피고의 재량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이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 형성의 기초가 될 수 없다.

③

원고를 비롯한 2019년 임용된 계약직 직원 5명은 1년차 때 모두 근무평정으로 'B'를 부여받고, 모두 재계약이 이루어졌다가 2020. 11.경 고령자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계약기간 만료로 갱신이 거절되었다. 이렇듯 원고와 원고를 비롯한 같은 조건의 계약직 직원들은 한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된 이후 모두 재계약이 되지 않았다.

④

원고는 2019. 10.경 경영지원실장인 E으로부터 '2~3년 정도 계약이 연장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는 설명을 들었으므로, 계약갱신에 대한 신뢰를 부여받았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E의 설명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 원고에 대한 설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⑤

또한 피고가 2016년, 2017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및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피고로서는 한시적으로 기회재정부가 승인한 무기계약직 인원수 만큼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일 뿐이었고, 원고가 입사한 2019년부터는 원고와 같은 전문위원의 정규직 내지 무기계약직의 전환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었다.

⑥

피고가 2017년도까지 소속직원 중 계약직 직원들에게도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아파트에 대한 특별공급대상자 확인서를 발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2018년 이후부터는 계약직 직원들에게 위와 같은 특별공급대상자 확인서를 발급해 준 사실이 없었고, 더욱이 원고에게 위 확인서를 발급해 준 사실도 없었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소결론

원고는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가 원고의 갱신기대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관계는 2020. 12. 31.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로 유효하게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원고의 임금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미지급한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원고는 2020. 12. 31. 해고 당시 기본연봉 43,945,000원을 12개월로 균등 분할한 금액에 각종 수당을 더하여 매달 4,144,620원을 지급받아왔다. 그런데 이 사건 직위해제 및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무효이고, 그럼에도 이 사건 직위해제 및 이 사건 징계처분에 따라 원고의 2020. 12.분의 급여가 감액되었으므로, 피고는 미지급임금으로 원고가 지급받았어야 할 급여 4,144,620원과 감액 지급된 급여 2,981,410원의 차액인 1,163,2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또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인 2021.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144,6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및 징계처분 무효에 따른 미지급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지만,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직위해제기간 및 정직기간으로 인하여 미지급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임금 청구 당부의 선결문제로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나)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면서 그 구체적인 사유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절차적 하자), 피고가 들고 있는 직위해제처분사유가 존재하는지 불분명하므로(실체적 하자)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위법·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 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에게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당연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절차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이 부분 무효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②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사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사유와 동일한데, 이 사건 징계처분에 그 실체적 사유가 존재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사유가 존재하는지 불분명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및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및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지급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해고무효에 따른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이민정 박경환

각주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각주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또는 형법상 모욕죄 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