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2. 21. 선고 2021가합1077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지위

피고는 농업, 농민, 농촌문제와 관련한 학문 분야의 공동 노력을 토대로 이론적, 실증적 조사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 피고의 수습근로계약 체결

1)

원고는 2020. 10. 8.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2020. 12. 30. 원고의 2020. 10. 5.부터 2021. 1. 4.까지 업무수행 결과에 대하여 업무수행 평가표를 작성하였다.

3)

원고는 2021. 1. 다리골절로 병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아 2021. 1. 25.부터 2. 10.

까지 피고로부터 병가를 받았고, 병가기간 동안 수습기간이 연장되어 수습기간 종료일이 2021. 4. 23.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4)

피고는 2021. 4. 23. 원고의 2021. 4. 23.까지 업무수행 결과에 대하여 업무수행평가표를 작성하였고, 원고에게 정식 채용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상 수습기간의 연장

피고는 2021. 5. 4. 원고와 수습기간을 2021. 5. 3.부터 2021. 6. 25.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수습기간연장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지

피고는 2021. 5. 23. 원고에게 2021. 6. 25.자 사용 종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사용종료 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마.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6, 7, 9호증, 을 제1, 3,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수습기간은 2021. 1. 4.까지이고, 수습기간을 연장하기 위하여는 근로자로부터 명시적으로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원고는 연장동의를 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2021. 1. 4. 이후 원, 피고 근로관계는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되었고, 통상의 근로관계에 있는 원고를 피고의 내부 절차에 따라 적법한 해고절차 없이 해고한 것은 무효이다(원고가 2021. 5. 4.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의사표시를 취소한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2)

피고의 직원 C, D, E은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하였고, 피고는 이를 이용하여 원고를 해고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 따라서 피고는 사용자로서 소속 직원들의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데, 원고는 손해배상액의 일부로서 30,000,000원을 청구한다.

나.

피고

1)

원고는 수습기간 동안 업무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본 채용이 거부되었으므로 부당해고가 아니다. 또한 피고는 4인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2)

원고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도 근거가 없으므로 불법행위 책임도 지지 않는다.

3.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근로관계 종료가 근로기간 중의 해고인지 본계약 체결의 거부인지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20. 1. 4.의 경과로 수습기간이 종료되어 통상의 근로관계가 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수습기간은 2021. 6. 25.까지이고 이 사건 통지의 내용은 본계약 체결의 거부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먼저 살핀다.

1)

2020. 1. 4.(3개월)의 경과로 수습기간이 종료되었는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2020. 1. 4.의 경과로 수습기간이 종료되어 원고가 정식 임용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개시일은 2020. 10. 5.로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근로만료일은 공란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수습기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상 신입직원의 수습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한다고 되어 있을 뿐 수습기간이 3개월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②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개시 후 3개월이 지난 2021. 1. 4.까지를 기준으로 업무수행 평가표를 작성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가 수습기간 6개월을 2차로 나누어 평가한 것으로 보일 뿐 실제 수습기간이 3개월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위 업무수행 평가표는 피고 내부의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양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럽다(원고는 위 업무수행 평가표만을 근거로 수습기간이 3개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③

피고가 내부적으로 작성한 수습평가 기록 중 2020. 12. 29.자의 비고란에는 ‘이날 세미나가 사실상 3개월 수습 중간평가 세미나였던 것 같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그 당시 평가를 ‘중간평가’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아 수습기간이 3개월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한다.

④

2020. 1. 4.까지의 업무수행 평가표에 따르면 원고는 100점 만점에 총점 22.5점을 받아 종합평가결과 ‘하’를 받았다. 위와 같은 평가를 기초로 피고가 원고를 정식 임용하였을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2)

수습기간이 2021. 6. 25.까지 연장되었는지에 관한 판단

원, 피고는 2021. 5. 4. 원고의 수습기간을 2021. 5. 3.부터 2021. 6. 25.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6항에 따르면 수습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하기로 정하였으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3조에 따르면 1년 미만을 수습기간으로 할 수 있는 점, 수습기간의 연장에 관하여 양 당사자인 원, 피고가 동의하여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적법하게 연장되었으므로, 원고의 수습기간은 2021. 6. 25.

까지 연장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동의서가 강요에 의하여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위 동의의 의사표시를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써 취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의사표시가 강요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통지는 정식 근로계약 기간 중의 원고를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수습기간이 2021. 6. 25.자로 종료되어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따라서 이 사건 통지에 따른 근로계약의 종료가 해고 또는 해지임을 전제로 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의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피고가 5인 이상의 사업장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통지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지에 관한 판단

피고가 2021. 5. 23.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6. 25.자로 종료되었다는 이 사건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통지가 피고의 내부 절차(피고의 취업규칙 등을 비롯한 제반 규정)를 위반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원고는 피고의 내부 규정에 대하여 밝혀지면 구체적인 절차 위반에 관하여 논하겠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을 제출한 뒤에도 구체적으로 피고의 어떤 내부 절차를 위반하였는지 주장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의 본계약 체결 거부가 부당한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시용(試用)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本契約)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호증,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F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본계약 체결 거부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에 따른 본계약 체결 거부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에 대한 2020. 10. 5.부터 2021. 1. 4.까지의 업무수행 평가 결과 원고는 100점 만점에 총점 22.5점을 받아 종합평가결과 ‘하’(59점 이하)를 받았다. 선임연구원 D는 ‘논문이나 보고서 작성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무하고, 업무 지시사항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장 C는 ‘논문, 자료 작성의 기본 형식에 대한 이해가 없으며 참고와 인용 등 연구자료 작성에 필요한 기초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는 평가의견을 남겼다.

②

원고에 대한 2021. 1. 5.부터 2021. 4. 23.까지의 업무수행 평가 결과 원고는 100점 만점에 총점 21점을 받아 종합평가결과 ‘하’(59점 이하)를 받았다. D는 ‘6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소논문, 보고서 작성요령, 목차 구성 등 기본적인 사항이 전혀 나아지지 않음. 여전히 이해력과 업무처리속도가 현격히 떨어져 향후 업무 부여가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됨’, C는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함. 논문, 자료 작성의 기본 틀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드러나지 않음. (중략) 이후의 업무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됨’의 평가의견을 남겼다.

원고는 6개월간의 수습기간 동안 피고의 2차례에 걸친 평가 결과 저조한 평가결과점수를 획득하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는 수습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평가 기록을 일자별로 작성하였는데(을 제5호증), 위 기록에 따르면 원고가 제출해야 할 과제의 제출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다 수 있었고, 참고문헌 인용을 하지 않거나, 통계자료를 제시하지 않거나, 보도자료 또는 블로그 게시글을 참고하여 정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선임연구원이나 다른 직원들로부터 피드백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의 업무능력을 평가하여 본계약 체결을 결정해야 하므로 반드시 피드백을 줄 필요가 없고, 피드백이 없었다는 이유로 피고의 평가가 신뢰성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또한 피고의 직원이 전혀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피고는 채용공고를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수습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이를 원고에게 적용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원고의 정식 채용을 거절하기 위하여 어려운 과제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할 사정이 없다. 원고는 피고가 제시한 과제들이 감당하기 어려웠고, 매일 야근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원고의 2020. 10.부터 12.까지의 출차 내역(을 제14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출근한 62여 일 중 19:30분 이후에 출차한 날은 12일 정도에 불과하다].

⑥

피고는 농업, 농민, 농촌문제와 관련된 학문 분야의 이론적, 실증적 조사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인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기본 사항 점검’(을 제7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농업, 농민, 농촌문제와 관련한 용어, 특성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도 보인다.

⑦

원고는 수습기간 중 자신이 해야 할 과제를 타인으로 하여금 대신하게 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하였다.

⑧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다만 사용자가 통지한 거부사유 중 일부 인정되기 어려운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본계약 체결 거부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본계약 체결 거부가 위법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제1, 3 해고사유의 경우 정당성의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제2 해고사유의 경우 피고가 본계약 체결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유로서, 피고가 이 사건 제2 해고사유에 기재한 사유만으로 원고를 이 사건 근로계약상 피고의 직원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하였다 하더라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라.

소결

피고의 이 사건 통지에 따른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정당하므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

4.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에 의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정당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임금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피고의 소장 C와 선임연구원 D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업무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D가 원고의 이메일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D 단독의 불법행위일 뿐, 피고의 사무집행에 관한 활동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이었던 E이 다른 직원들과 사용하는 채팅방에서 “소장님 원고가 강하게 나올 경우, 징계처분 통지서를 지속적으로 통보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사실만으로 E이 소장 C와 원고의 정식 채용을 저지하기 위하여 어떠한 담합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위 행위가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본계약 체결 거부가 정당하다는 사실까지 종합해 보면, 결국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하였다거나, 피고가 해고권을 남용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서봉조(재판장) 권겸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