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1구합1260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10.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공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운영에 관한 사업을 목적으로 2004. 12. 31. 설립되어 대전 동구 E에 본점을 두고 상시 약 30,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운송, D차량 정비 및 D장비 제작·판매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2)

원고는 2005. 2. 23. 참가인에 입사하여 인사노무실, F센터, 안전본부 안전계획처 등을 거쳐 2015. 7. 20.부터 2018. 4. 1.까지 감사실 감사기획처에서, 2018. 4. 2.부터 2020. 11. 5.까지 감사실 종합감사처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사무영업 3급).

나.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의 진행 등

1)

참가인은 '원고가 2020. 2. 20. 23:10경 혈중알코올농도 0.174%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차량번호 1 생략)를 운전하다가 대전 동구 한밭대로 1211에 위치한 중리네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피해자 G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모닝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음에도 사고 직후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제동장치(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다가 밟기를 반복하다가 현장에 출동한 견인차 운전기사를 차량으로 밀어 넘어뜨리고 견인차의 우측 부분을 충격한 뒤 다시 중리네거리 교차로 건너편 도로 연석을 충격하여 자신의 승용차를 전복시켰다'는 이유로 2020. 11. 6. 원고를 직위해제 한 후 2020. 12. 22. 참가인의 보통징계위원회(이하 '보통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2)

보통징계위원회는 2021. 1. 18. 원고에게 '2021. 1. 27.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는바,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2021. 1. 27.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다.

위 의결결과에 따라 참가인은 2021. 1. 27. 원고에게 해고예고 통지를 한 다음, 2021. 3. 1.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3)

원고는 보통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불복하여 2021. 3. 10. 참가인의 징계재심위원회(이하 '재심위원회'라 한다)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위원회는 2021. 4. 29.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2021. 5. 20. 위 재심결정서를 전달받았다.

4)

원고는 2021. 5. 2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해고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초심지노위는 2021. 7. 14. '원고가 2020. 2. 20. 혈중알코올농도 0.174%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발생시켰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고의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에 대한 엄중한 징계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고(J B공사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1. 8. 6.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5)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8.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21.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C B공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사건에서 원고를 대리한 K인사노무법인의 담당 공인노무사 L, M는 2021. 11. 18. 위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다.

원고에 대한 형사사건(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의 진행 경과

1)

원고는 2020. 7. 21. 대전지방법원에 앞서 나.의 2)항에서 본 바와 같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죄사실'이라 한다)로 기소되었다.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에서는 이 사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였고, 위 제1심 법원은 2020. 10. 30.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원고에게 징역 1년 6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외에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20고단2963).

2)

원고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1. 11. 25. 제1심 판결을 파기한 후 원고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는바(대전지방법원 2020노3646),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검사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2. 2. 11.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1도16640).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8호증, 제10호증, 을가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을나 제1호증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11. 3.경 원고에게 재심판정서를 발송한 이상 원고는 2~3일 내에 위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을 것인바, 원고는 그로부터 15일이 경과한 2021. 11. 30.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제2항에서 정한 제소기간을 도과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다.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17.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사건에서 원고를 대리한 K인사노무법인의 담당 공인노무사 L, M에게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등기우편(익일특급)으로 발송하였고, L, M가 2021. 11. 18. 이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인 2021. 11. 30.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을 준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측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이와 달리 위 해고처분이 적법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이루어졌으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 사건 범죄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점 및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도주와 관련된 부분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2)

원고가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들에게 인적·물적 피해를 발생시킨 사실은 있으나, 원고는 이전에 교통법규 위반을 비롯하여 어떠한 범죄도 저지른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였으며,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의 정도 역시 비교적 경미하고, 2005년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로 16년 동안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회 표창을 받았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의 비위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관련 법리

1)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두39611 판결 등 참조).

2)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참조).

라.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의 비위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그에 관한 징계양정이 이루어졌으나,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차량을 진행하였을 당시 원고에게 도주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이루어졌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위와 같은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으므로,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은 원고의 도주사실이 없음을 전제로 새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2)

피고 측은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에는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판결만 선고된 상태였고, 제1심 판결에서는 이 사건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도주의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제1심 판결과 동일한 전제에서 원고의 도주사실을 인정한 데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에 관하여 판결 시가 아니라 처분 시라고 하는 의미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위법 여부를 판단하며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지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자료나 행정청에 제출되었던 자료만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처분 당시의 사실상태 등에 관한 증명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은 행정처분 당시 행정청이 알고 있었던 자료뿐만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두3712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해고처분 및 재심판정 당시에도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실'은 없었고, 다만 위와 같은 사실관계가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단계에 이르러서야 명확하게 규명된 것임을 고려하면, 피고 측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처분 및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교통사고와 관련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로서 이는 참가인의 구 인사규정 시행세칙(제2020-71호, 2020. 10. 21. 개정·시행된 것, 이하 '구 인사규정 시행세칙'이라 한다) 제92조 제1항 [별표 18] 징계양정기준 중 '성실의무위반(기타) 및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에 해당하는바, 위 시행세칙은 비위의 정도 및 고의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징계양정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원고가 음주운전의 고의는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교통사고 자체를 고의로 발생시킨 것은 아닌 이상 위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를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로 보는 것을 넘어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운데다가, ② 참가인의 감사규정 시행세칙(세칙 제88호, 2020. 10. 19. 제정되어 2020. 10. 20. 시행된 것, 이하 '감사규정 시행세칙'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별표 3] 비위행위별 처분요구기준 7-1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감봉 내지 견책'에 처하도록 규정하였음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4)

피고 측은 '감사규정 시행세칙은 징계양정의 기준이 아니고,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원고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것과 더불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참가인의 감사실에서 근무하는 원고에게는 다른 직원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2021. 10. 22.자로 개정·시행되고 있는 인사규정 시행세칙(제2021-38호)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인해 상해 또는 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정직 내지 감봉'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② 원고는 2005. 2. 23. 참가인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이 사건 해고처분 외에 아무런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참가인 측으로부터 2회 표창을 받을 정도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③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피해자들과도 원만하게 합의하였음을 고려하면, 음주운전에 대한 엄중한 제제의 필요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의 비위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론

이처럼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사건의 경위 및 전후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를 '해임'한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목(재판장) 이원진 김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