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269,84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3. 27.부터 2021. 4. 9.까지는 연 5%의, 2021. 4. 10.부터 2023. 2. 9.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합자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원고는 2016. 11. 15.부터 2019. 3. 12.까지 피고 소속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6. 11. 16.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40분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과 함께 “원고 본인의 개인 사정에 의하여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본인의 생계유지를 위해 비급여제로 근무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부속 약정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근무 당일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원고는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갖되 별도로 월 고정급을 지급받지 아니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라.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특례조항은 최저임금법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가 소재한 대전광역시의 경우 2009. 7. 1.부터 시행되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수령한 초과운송수입금은 특례조항에 따른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여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 이외에 고정급여를 수령하지 아니하여 최저임금법이 보장하는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2017. 6. 10.부터 2019. 3. 12.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계약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액으로 계산된 미지급 임금 10,805,031원(주휴수당 포함)과 퇴직금 1,603,948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부속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향후 민·형사상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6. 11. 16. 이 사건 근로계약의 부속 약정에서 비급여제(도급제) 방식의 근무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민·형사상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부속 약정에 기재된 문구만으로는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분쟁에 관하여 피고에게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것인지 특정하기 어렵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당 문구의 법적인 의미에 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들은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될 당시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저임금 등과 관련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분쟁은 없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가 피고에게 초과운송수입금 이외에 최저임금법이 정한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할 권리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그 청구를 하지 않거나 영구히 포기하고자 하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최저임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을 포기하는 내용의 약정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장래 발생할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 또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한 유효한 부제소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의 최저임금 등 지급 의무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개정 최저임금법이 특례 조항을 통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특례 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통해 원고가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은 특례 조항에서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제외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초과운송수입금과 별도로 매월 고정적으로 임금 등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음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2017. 6. 10.부터 2019. 3. 12.까지의 기간 동안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 미지급 주휴수당 및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최저임금의 산정
원고가 도급제 형태로 근무한 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법정 최저임금액은 아래와 같이 산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가 2017. 6. 10.부터 2019. 3. 12.까지 매월 실제 근무한 일수가 별지1 최저임금 산정표의 각 월별 ‘근무일’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산정 방식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저임금을 산정하면 별지1 최저임금 산정표의 ‘최저임금’ 부분의 합계란 기재와 같이 10,664,727원이 된다.
미지급 주휴수당의 산정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도급제에서 일급을 시급으로 환산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따질 때에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휴수당 및 주휴시간이 고려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최저임금 미달 금액 산정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주휴수당은 별도로 지급되어야 한다[2018. 12. 31. 개정되어 2019. 1. 1. 시행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제3호는 주급 및 월급으로 지급된 임금을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해 시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므로,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일급으로 산정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의 경우 위 최저임금법 시행령 조항의 개정과 무관하게 최저임금과 별도로 주휴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당심에서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하여 주휴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각 월별 주휴일수를 별지1 최저임금 산정표의 각 월별 ‘주휴일’란 기재와 같이 주장하고 있고(2017년 11월: 1일, 2018년 6월: 1일, 2018년 8월: 1일, 2019년 1월: 2일), 피고는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피고는 제1심에서 제출한 2021. 3. 9.자 준비서면에서 원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총 4일의 주휴일수보다 더 많은 총 52일의 주휴일수를 인정한 바 있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월별 주휴일수를 인정한다. 이와 같이 인정된 주휴수당 충족일수에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최저임금을 곱하여 지급의무 있는 주휴수당을 산정하면 별지1 최저임금 산정표의 ‘주휴수당’ 부분의 합계란 기재와 같이 140,304원이 된다.
미지급 퇴직금의 산정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시행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위 조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등 참조).
원고가 2016. 11. 15.부터 2019. 3. 12.까지 총 848일 동안 피고의 택시기사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미지급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을 산정한 결과에 의하면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원고에게 지급되었어야 하는 임금의 총액은 별지2 퇴직금 산정표 중 ‘퇴직전 3개월간 임금총액’란 기재와 같이 1,891,481원이며, 이를 그 기간의 총일수인 90일로 나눈 1일 평균임금은 위 표의 ‘1일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이 21,016.46원(소수점 둘째자리 이하에서 반올림)이 되므로, 위 1일 평균임금을 기초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을 산정하면 위 표의 ‘퇴직금’란 기재와 같이 1,464,818원(원 미만 버림)이 된다.
피고의 신의칙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급여를 수령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도급제 형식의 근로 방법을 선택한 점, 원고는 자신의 수입을 감추기 위하여 다른 사람 명의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초과운송수익금을 취득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판단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대전광역시에서 시행된 이후 피고의 근로자들과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점, 이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여 피고가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는 드러나 있지 않은 점에 더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강행규정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특례 조항에 따라 산정된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2,269,849원(= 최저임금 10,664,727원 + 주휴수당 140,304원 + 퇴직금 1,464,818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3. 27.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4. 9.까지는 연 5%의<1>, 그 다음 날인 2021. 4.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3. 2.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장민주 신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