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원심 판시 2020고단368, 2020고단452, 2020고단466, 2020고단762, 2020고단920, 2020고단1165 사건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원심 판시 2020고단306, 2020고단928, 2020고단1132, 2021고단193 사건의 각 죄에 대하여 징역 2월에 각 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한편 원심은 2020고단306 사건의 근로자 E, F, G, H, I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2020고단708 사건의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2020고단920 사건의 근로자 J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2020고단928 사건의 근로자 K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각 공소를 모두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는 유죄 부분에 한하여 각 항소하였는바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판시 2020고단1165 범죄사실 중 사기의 점)<1>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 상당을 초과하여 공사를 시행하였는바(기성고 51%로 5억 5,845만 원 상당),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 선급금을 편취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의 손해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각 형(2020고단368, 2020고단452, 2020고단466, 2020고단762, 2020고단920, 2020고단1165 사건의 각 죄 : 징역 1년 6월, 2020고단306, 2020고단928, 2020고단1132호, 2021고단193 사건의 각 죄 : 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부분 범행 이전 무렵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여 자금사정이 극히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여러 곳의 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면서 돌려막기 식으로 자금을 운영하여 결과적으로 더욱 과다한 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부분 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을 선급금 전부를 일단 다른 곳에 사용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와 같은 사정을 피해자가 인식하였다면 피고인과 공사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적어도 공사 선급금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의 기망 및 편취범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공사 선급금은 일반적으로 도급인이 당해 공사가 계획대로 개시되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려고 수급인에게 공사 초기에 소요될 비용 등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고, 피해자도 이러한 용도로 2018. 2. 8. 피고인에게 이 사건 선급금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선급금을 지급받은 직후 그 대부분을 이 사건 공사 외의 용도로 사용하였다(증거기록 10권 284, 285, 287 내지 342쪽).
피고인이 당시 다른 공사현장에서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공사대금 및 임금 등이 합계 20억 원에 달하였고, 피고인도 이 사건 선급금 수령 무렵 발생한 다른 공사현장에서의 자재비 등 편취사건에 있어서는 그 지급 능력이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위 선급금 대부분을 이 사건 공사 외의 용도로 사용할 경우 그 공사비용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해 결국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초기부터 장비대금, 노무비, 자재비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8. 7.경 공사가 중단되어 피해자가 공사 재개를 위해 피고인에게 추가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별도로 자금을 대여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0권 36 내지 41쪽). 그럼에도 피고인의 자금 부족으로 계속하여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다가 2019. 4.경 다시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사포기각서를 받고 남은 공사를 직영으로 수행하였다.
피고인이 수행한 공사의 기성고가 피고인 주장과 같이 51% 가량으로 공사대금으로 환산하여 5억 5,845만 원 상당에 달함으로써 피해자가 지급한 공사 선급금 3억 7,600만 원을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공사 선급금 외에 피고인에게 지급한 공사대금과 대여금을 더하고 피고인의 공사 지연 및 중단으로 인한 손해까지 감안한다면 피해자의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더 나아가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는바(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12649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선급금의 사용처, 공사 수행 능력 등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선급금을 지급받은 이상 이 사건 공사 타절 이후 정산에 의해 최종적으로 피해자의 손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자금사정이 극히 열악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다수의 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는 과정에 13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금원이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는 범행을 저질렀고, 이로 인한 피해액이 합계 7억 원에 이른다. 현재까지도 피해의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일부 피해자는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액도 적지 않다.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이 있고, 일부 범행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 중에 저질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워 이에 상응하는 상당 기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피고인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원심에서 일부 피해자들에게 피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고 그 중 일부와는 합의까지 한 점, 당심에서의 추가 변제를 통해 대부분의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른 점,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들 중 일부가 체당금으로 이를 지급받은 점, 일부 범행에 대하여는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사기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사정들도 있다.
위와 같이 당심에서 변경된 양형조건을 포함한 피고인에게 불리 또는 유리한 각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결과적으로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별도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