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1. 30. 선고 2021노3732 판결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3.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및 근로자 사망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원심 공동피고인 B, 주식회사 C, D 주식회사, 주식회사 E에 대한 부분은항소기간이 지남으로써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에 대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 공동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이 사건 사망 근로자(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갱 폼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하게 된 원인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 때문이 아니라 사건 당일 오전 누군가 임의로 갱 폼의 볼트를 모두 해체하였기 때문이고, 피고인은 당시 현장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안전조치 등 주의의무를 다하였으며, 그와 같은 갱 폼 볼트의 해체를 사전예방하지 못한 것이 피고인의 과실에 따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근로자 사망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각주1>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별지 「이 사건 업무상과실치사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나.

관련 법리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추상적인 주의의무의 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

이 사건 공사현장은 기본적으로 월간, 주간으로 작성된 공정표에 따라 구체적 업무범위가 정하여지되, 위험한 작업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피고인이 작업 내용에 대한 위험작업계획서를 당해 작업 하루 전 오후 3:30경 작성하여 원청업체인 D의 F 차장에게 보고하고, F가 이를 확인하여 피고인에게 작업계획에 대한 승인 또는 수정을 유선상으로 지시하며, 작업 당일 아침 조회 시간에 근로자들에게 그날의 공사계획이 전달되고, 그 후 각 팀별로 담당 구역으로 이동해 팀장의 지시 하에 그날의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

한편 피고인은 작업이 개시되면 공사현장 중 위험하거나 중요한 작업이 예정되어 있는 작업장을 위주로 순찰하며 작업진행상황,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확인 업무를 수행해 왔다.

○

이 사건 발생일인 2020. 6. 12.자 작업계획에는 본래 G동과 H동의 갱 폼을 해체하여 인상(引上)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건 전날 진행되었던 G동의 파라펫<각주2>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늦은 오후인 16:30에 시작되어 18:00 종료됨에 따라 콘 트리트 양생 시간 확보를 위해 G동에 대한 갱 폼 해체작업을 2020. 6. 12.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F는 2020. 6. 11. 16:30경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G동의 갱 폼 해체를 2020. 6. 15.로 연기하여 진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

피고인은 위 지시를 듣고 갱 폼 해체팀 팀장 I에게 연락하여, 다음 날 계획된 G동의 갱 폼 해체 작업은 취소되었고 H동의 갱 폼 해체 작업만 수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

이 사건 발생일 오전 작업 개시 전,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G동의 갱 폼 해체작업이 2020. 6. 15.로 연기되었다고 재차 전달하였고, 피해자가 소속되어 있던 유로폼 거푸집 해체팀에게 G동 내부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되, 옥상 내부에서 작업할 수 있으니, 안전하게 옥상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다.

○

G동 벽체에 설치되어 있던 갱 폼은 2020. 5. 23.경 갱 폼 해체팀에 의해 2단 내지 8단의 볼트가 해체되어 이 사건 전날까지 벽체에 L앵커볼트인 1단과 9단의 볼트로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각주3>.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전날 G동의 갱폼이 위와 같은 상태로 고정되어 있음을 확인하였고, 작업자들이 그 갱 폼 위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였다(이 사건 증거기록 제2권 제316쪽). 그런데 이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작업 발판으로 사용한 갱 폼(이하 ‘이 사건 갱 폼’이라 한다)의 나머지 고정볼트가 누군가에 의하여 해체되어 있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피고인의 지시와 달리 옥상 외부로 나가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갔다가 위 갱 폼과 함께 3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

피고인이 이 사건 당일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 개시 직전에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지시와 달리 옥상 외부에서 작업을 진행할 것을 예측하여 이 사건 갱 폼을 비롯한 G동 벽체의 갱 폼들이 볼트에 의하여 벽체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점검할 구체적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즉,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원인은 피고인의 잘못된 작업방법 지시 내지 안전의무 위반이 아닌, 누군가가 피고인의 지시와 무관하게 사건 당일 갱 폼의 고정볼트를 전부 해체한 것에 있다고 할 것이다.

○

이 사건 공사는 아파트 15개동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로, 피고인이 소속된 주식회사 C의 근로자 100여 명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현장소장으로서 작업 계획 보고 및 승인, 근로자에 대한 작업 내용 전달, 안전한 작업 방식 지시 및 작업 중 안전수칙 준수 여부 감독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달리 그와 같은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어떠한 구체적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추락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및 근로자 사망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이 무죄로 되는 각 죄와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원심 판시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