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정310
판결선고
2022. 11. 3.
대전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농산물 중도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1. 27.부터 2019. 11. 13.까지 위 사업장에서 경매, 배송 업무 등을 하고 퇴직한 D 2019. 1.분 임금 차액 2,122,83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4,537,018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 F의 각 법정진술
증인 G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D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체불임금내역서(감독관)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급여이체내역, 야채주문 및 발주문자 내역, 2019년 급여대장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업무의 특성상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근로자 D와 연장, 야간근로수당 등을 모두 포함한 포괄임금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이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연장,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리하지 않고, 연차수당에 관해서는 임금체불의 고의가 없었다.
D의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D의 출근시간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00:30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퇴근시간은 근로계약서에 13:00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1:00, 늦어도 11:30에는 퇴근하였으며, 하루에 평균 3시간 이상 휴게시간이 보장되었으므로 이를 반영하면 D에게 추가로 지급할 연장, 야간근로수당은 없다.
판단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D에 대한 근로계약서에는 ‘월 급여에는 고정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을 반영한 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며, 을(D)은 이러한 포괄산정임금제 방식에 동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약정의 경우 근로기준법 규정을 잠탈하여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근로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침해할 여지가 있으므로, 그 유효성을 인정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바,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기본급 외에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의 항목이 나누어 표시되어 있고, 시업시간, 종업시간 및 휴게시간 등 근무시간과 휴게시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D는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한 후 당일 거래처에서 주문받은 야채품목 및 수량을 확인한 후 야채중도매인에게 발주하고 해당 야채품목별로 경매를 참관하였고, 경매가 끝난 후에는 구매한 야채를 분류하여 포장하고 이를 거래처에 배송하였고 각 업무시간은 대체로 일정하였는바, 이와 같은 실제 업무내용에 비추어 D의 업무가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포괄임금제방식의 임금 지급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연차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는지 여부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당초 D가 근무한 사업장은 자신이 아닌 처형 H이 운영하는 사업장이라고 주장하였다가 나중에 자신이 위 사업장의 실질 운영자로서 D의 사용자임을 인정하였는바 위 사업장 운영주가 H으로 인정되면 위 사업장은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으로서 연차수당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점, 피고인은 D가 퇴직할 때까지 위 H과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연차수당 체불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D의 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에 관하여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① D가 담당한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야채 경매를 참관하는 것이었는데 D는 매일 경매가 시작되는 00:30 이전에거래처로부터 주문 받은 야채의 품목과 수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② D는 경매 시작 전에 거래처가 주문한 야채를 중도매인들에게 발주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수사기관은 D가 적어도 위 문자메시지 발송 무렵에는 출근하였음을 전제로 위 각 문자메시지 발송시간을 각 출근시간으로 보아 근무시간을 산정한 점, ③ 피고인은 D가 거래처로부터 주문 받은 야채 품목 별로 각 경매 직전에 중도매인에게 이를 발주하여야 함에도 첫 경매가 개시되기 약 1시간 전에 문자메시지로 발주한 것은 오히려 피고인의 근무지시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D가 근로계약에서 정한 출근시간보다 1시간여를 일찍 출근하면서까지 피고인의 지시한 업무방식을 위반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D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약 1년 동안 위와 같이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를 지적하거나 시정을 지시한 적은 없었던 점에 비추어 D가 피고인의 근무지시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서 D가 적어도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00:30보다 앞선 발주 문자메시지 발송시간에는 출근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D의 퇴근시간은 13:00로 명시되어 있는 점, D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거래처인 I에 야채를 배송한 후 배송한 물건을 마트 판매대에 진열하는 업무까지 하느라 13:00 이전에 퇴근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도 경찰 조사에서 ‘마트에서 진열하는 것도 업무협조 차원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가 물건 배송까지만 하였을 뿐 물건 진열 업무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11:30 이전에는 퇴근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고, D가 매일 13:00에 퇴근하였음을 전제로 근로시간을 산정한 것은 타당하다.
휴게시간에 관하여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은 01:00~02:30 및 08:00~09:30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D는 위 각 시간대에 야채 경매를 참관하거나 물건을 배송하였기 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던 점, ② 피고인은 야채 품목 별로 순차적으로 경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D가 경매를 참관하는 도 중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야채 품목 별 경매시간의 간격과 D의 이동시간 등을 고려할 때 D가 야채 경매 참관 도중 휴식을 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되는바(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가사 야채 품목 별로 당일 경매 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각 경매 사이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④ 피고인은 아침식사 후 1시간 정도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고 주장하나, D와 같이 근무했던 근로자들의 각 증언(E: 식사시간 외에는 그냥 일하면서 같이 일하는 현장 관리자 분이 담배 한 대 피고 하자고 할 때 그때 쉬는 것 말고 따로 정해진 것은 없었다. 그냥 담배 하나 피는 정도 시간은 있었다. F: 대부분 직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하다 보니 아침식사를 제대로 할 시간도 없었고, 거의 쉴 틈이 없었다. G: 업무 특성상 공장처럼 1시간 일하고 얼마 쉬고 이런 개념은 없고, 그냥 일하다가 서로 힘들면 잠깐 앉아서 커피 마시고 담배 한 대씩 피우고 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 앉아서 그냥 같이 쉬는 것이다.)에 의하면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아침식사 후 실질적인 휴게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음이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D의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서 휴게시간을 공제하지 않은 것은 타당하다.
판사 오명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