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위반자에게 과태료 15,000,000원을 부과한다.
이유
사건의 경위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2021. 10. 15.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위반자 등에 대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채용절차법’이라 한다) 위반 신고서가 접수되었다.
그 신고 요지는, B단체 C노동조합(이하 ‘B단체’이라 한다) D지부 지부장인 위반자 등이 대전 중구 E아파트 건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F단체 G노동조합(이하 ‘H’라고 한다) I지부 소속 조합원이 타워크레인 임대회사인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에 채용되어 타워크레인 작업을 하게 되자, 그 회사의 타워크레인 작업을 거부하는 등으로 H 조합원을 배제하고 위반자 등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채용하도록 J을 압박하여 채용절차법 제4조의2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신고 사건에 관한 사실관계 등을 조사하고 위반자로부터 과태료 부과에 관한 의견진술을 제출받아 검토한 후, 2022. 3. 15. 위반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과태료 15,000,000원을 부과하는 결정을 하여 통지하였다.
위반 법률 조항: 채용절차법 제4조의2
위반내용: 누구든지 법령을 위반하여 채용에 관한 부당한 압력 등 채용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소속 조합원으로 하여금 2021. 10. 14. ~ 2021. 10. 16. 기간 동안 타워크레인 작업을 중단하도록 하며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J을 대상으로 소속 조합원의 채용을 압박하였다. 다. 위반자는 2022. 5. 6. 위 과태료 부과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22. 5. 25. 위반자의 이의제기에 대한 의견과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이 법원에 이를 통보하였다.
위반자의 주장 요지
위반자가 위와 같이 집회를 한 것은 부당하게 채용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J이 2021. 8.경 이 사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에 모두 B단체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이를 위반하고 H 소속 조합원을 채용한 것에 대하여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J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H 소속 조합원을 고용한 것은 그 조합원 개인에 대한 채용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위 회사와 H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H와 단체교섭을 하였기 때문인데, 위반자가 실행한 집회는 오히려 그러한 위법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위반자가 실행한 집회 기간은 B단체 K위원회의 임금 협상기간 중이었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권이 확보된 상태에서 집회를 진행하였으므로, 이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된 단체행동권의 행사에 해당된다. 그리하여 위반자가 실행한 집회는 절차상 가능한 쟁의행위로서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한 것에 불과하지, 그 외에 언어 등을 통하여 해악을 고지하거나 행동을 통하여 협박한 바가 없으므로, 채용절차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강요나 협박 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채용절차법 제4조의2 제1호에 의하면, ‘법령을 위반하여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헌법 제12조 제1항과 질서위반행위 법정주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법령 위반’은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이라는 문언과는 별개의 요건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법령 위반’의 요건은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과 같은 일반 법원칙까지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법률과 그 밖의 법규명령으로서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을 위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런데 위반자의 집회는 그러한 법령에 위반되지 않았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6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위반자에게 어떠한 법령을 위반한 것인지에 관하여 고지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위반자가 어떠한 법령을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고지되지 않음으로써 과태료 부과과정에서 행정청이 위와 같은 법령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판단
집회의 목적 등과 관련하여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L는 J의 이사로서 그 회사의 공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2021. 6. 말경 B단체 대전지회장 M, F단체 N노동조합(이하 ‘O’이라 한다) P본부 Q지부장 R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설치될 타워크레인 4대 모두 B단체과 O 소속 조합원들을 채용하고 H 조합원은 채용하지 않기로 약속하였다.
그런데 H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채용 요구를 거절하자 H에서는 J이 진행하고 있는 여러 공사현장에 관하여 관할 관청에 위법사항을 고발하였고, L는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H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H 소속 조합원인 S이 2021. 10. 13. 이 사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2호기 기사로 채용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이 알려지자 2021. 10. 13. 17:00경 M, R가 L에게 S을 배제하고 자신들 소속 조합원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였고, 위반자(B단체 D지부 지부장)와 T(O P본부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2021. 10. 14.부터 J이 타워크레인을 임대한 이 사건 공사현장과 U지구 및 V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13대가 일제히 작업을 중단하였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L는 2021. 10. 14. 11:00경 위반자와 T을 만나 일단 작업을 재개한 후 대화를 하자고 제의하였으나, 위반자와 T은 H 조합원을 배제하고 자신들이 소속된 조합의 조합원이 근무하기 전에는 타워크레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L는 2021. 10. 17. 10:00경 다시 위반자와 T을 만나 대화하였는데, 그 자리에서도 위반자와 T은 자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근무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타워크레인 13대를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고 하였다.
결국, J에서는 위반자와 T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고, L는 2021. 10. 17. 위반자와 T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2호기와 4호기에 관한 근로계약서를 근로자란이 공란인 상태로 전달하였다. 그 후 J의 타워크레인 작업은 재개되었으며 H 소속 S이 근무하던 타워크레인에는 O 소속 조합원이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J에 제출되고 O 소속 조합원이 근무하게 되었다.
한편, 위와 같이 타워크레인 작업이 중단되어 공사기간이 지체될 경우에 J에서는 도급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공사계약에 따라 지체보상금을 부담하게 되어 막대한 금전적인 피해 등을 입게 될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타워크레인 작업을 시급히 재개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공사현장 등의 타워크레인 작업중단 경위, 작업 재개를 위한 협의과정, 위반자와 T의 요구사항, 근로자란이 공란인 근로계약서를 제공하고 노동조합 측에서 그 공란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상황, 타워크레인 작업 재개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반자 등은 J이 임대한 타워크레인 13대의 작업을 전격적으로 일시에 중단시키는 압박수단을 통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채용된 H 소속 조합원을 배제하고 자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채용을 강요하였고, 이에 따라 실제로 O 소속 조합원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작업을 위해 채용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설령 J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자신들이 속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채용하기로 한 약속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시정이나 약속 이행을 구하는 방식은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위반자 등이 지시한 타워크레인 작업중단과 이를 이용한 채용 압력 및 채용 강요 행위는 그러한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어서 이를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반자는 이와 관련하여 H의 위법행위 제거를 자신의 정당화 사유로 내세우지만, H가 그 소속 조합원의 채용을 부당하게 강요하였다면 그에 대하여 H에게 법적인 책임 등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으로 인해 위반자 등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합법적인 단체행동권의 행사 또는 절차상 가능한 쟁의행위인지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에 의하면,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의미하고, 제6호에 의하면,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하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두1285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는 경우에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는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반자 등의 작업중단 지시와 채용 요구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의 채용을 배제하고 위반자 등이 소속된 노동조합 조합원의 채용을 압박하거나 강요하기 위한 것인 점, 타워크레인 작업 중단도 H 조합원이 근무를 시작한 다음날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을 비롯하여 U과 V의 공사현장에 있는 J 타워크레인 13대의 작업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J에서 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점, 타워크레인 작업을 재개하면서 대화를 하자는 J 측의 제의를 거부하며 타워크레인의 정상 가동을 내세워 자신들의 채용 요구를 압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반자 등의 행위가 정당한 단체행동권의 행사라거나 단순한 소극적 노무제공의 거부로서 절차상 가능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령 위반의 요건 해석에 관하여
채용절차법 제4조의2 제1호에는 법령을 위반하여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입법취지는 공정한 취업기회를 박탈하고 건전한 고용질서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채용비리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고용정책 기본법 제5조 제2항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고용안정 촉진 및 고용평등의 증진 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에서는 노동조합과 사업주단체는 근로자의 고용안정 촉진 및 고용평등의 증진 등을 위한 노력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고용정책 기본법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학력, 출신학교, 혼인·임신 또는 병력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 규정과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위반자가 다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을 배제하고 자신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관한 채용 압력을 가하거나 채용을 강요하는 행위는 공정한 취업기회를 박탈하고 건전한 고용질서와 사회통합을 저해하며 ‘소속 노동조합’에 따른 채용의 차별과 불평 등을 유발하고, 사업주인 J으로 하여금 위와 같은 법령을 위반하도록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위반자 또는 소속 노동조합 역시 위와 같은 법령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반자의 행위는 채용절차법 제4조의2 제1호에서 정하고 있는 ‘법령 위반’과 ‘채용에 관한 부당한 압력, 강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된다.
절차상 위법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6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행정청이 질서위반행위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당사자에게 ‘과태료 부과의 원인이 되는 사실, 과태료 금액 및 적용 법령’을 미리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관할 행정청이 그러한 사항을 위반자에게 통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하여 그 통지과정에서 ‘과태료 부과의 원인이 되는 사실’에 포함된 구체적인 위반 법령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절차상 위법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위반자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반자가 법령을 위반하여 채용에 관한 부당한 압력과 강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과 위반자의 주장이나 태도, 채용절차법이 정한 과태료 액수 등을 참작하여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금액을 15,000,000원으로 정한다.
결론
그리하여 채용절차법 제17조 제1항, 제4조의2 제1호,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6조 제1항, 제50조 제2항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2. 17.
판사 김상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