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등
원고(B생)는 주식회사 C 대전서비스센터(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1987. 4. 16.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차량정비 및 고객응대 등 업무를 하였다.
원고는 2019.경 대전 서구 D 소재 E병원에서 ‘우울 불안증상이 동반된 적응장애 및 우울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고, 2020. 1. 13. 피고에게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사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1. 1. 28. ‘이 사건 사업장 내에서 어느 정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사건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상병은 평소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질적인 성형의 표출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급여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7. 30.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10. 20.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2. 4. 29. 이 사건 상병의 주된 발병원인은 주변환경에 지나치게 예민한 개인의 기질적 특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어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근거나 의학적 소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 을 제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1. 9. 29.부터 2019. 11. 19.까지 업무상 재해로 입은 요추 및 경추의 염좌, 우측 5수지 압궤손상 등의 상병으로 여러 차례 요양을 하였고, 그 상병으로 인한 통증과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이하 ‘사업주’라고 한다)의 업무상 재해 은폐 및 산재처리 지연 등으로 인하여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또한, 원고는 사업주에게 정당한 사유로 전보 또는 보직변경을 요청하였고, 차량 소음 제거업무가 과중하다는 고충을 호소하였음에도, 사업주는 원고의 요구를 무시하였고, 이 사건 사업장의 안전관리자는 원고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와 같은 말을 하면서 명예퇴직을 거론하였다.
특히 원고는 약 10년 전 이 사건 사업장에서 동료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동차의 수리를 요청한 고객으로부터 뺨을 맞는 폭행을 당하였음에도 사업주와 동료 직원들은 원고를 보호․배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자괴감과 동료 직원들에 대한 심한 배신감을 느꼈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 상처(트라우마)를 입었다.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위와 같은 사정들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어서 원고의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의 근무형태 등
사업장명 : C 주식회사 대전서비스센터
사업종류 : 자동차 및 모터사이클 수리업
근무형태 : 고정 주간 근무
담당업무 : 자동차 정비
근무시간 : 08:30~17:30, 주 5일
휴게시간 : 12:00~13:00
이 사건 상병 관련 건강보험 수진내역
2016. 6. 9. 충남대학교 병원, 상세불명의 불안장애
2016. 6. 21. ~ 2017. 12. 23. F의원, 상세불명의우울에피소드(총 19회)
2017. 12. 23. ~ 2019. 11. 15. G병원, 기타우울에피소드(총 41회)
2019. 5. 8. ~ 2019. 5. 23. F의원, 상세불명의우울에피소드(총 2회)
2019. 6. 13. ~ 2020. 1. 2. E병원, 적응장애(총 6회)
E병원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의 요지
이 법원의 J협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호증, 을 제3 내지 7, 11,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J협회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ㆍ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한편,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의 위임에 따라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4.는 업무상 발생한 신경정신계질병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으로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으로부터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또는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적응장애 또는 우울병 에피소드’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J협회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이거나 그것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임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2011. 9. 29.부터 2019. 11. 19.까지 요추 및 경추의 염좌, 우측 5수지 압궤손상 등 상병으로 총 7회에 걸쳐 요양승인을 받고 요양하였던 사실, 원고가 2008. 4. 29. 미션탈부착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사업주에게 아산공장 조립라인으로의 전보를 요청하였으나, 사업주가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위 상병으로 인한 통증으로 인하여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업주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지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다른 직원들보다 차량의 소음을 제거하는 업무(이하 ’소음제거 업무‘라고 한다)를 더 많이 수행하였던 점, 원고가 사업주에게 소음제거 업무가 다른 업무에 비하여 난이도가 높고 민원도 많다는 이유로 보직변경을 요청하였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차량의 소음을 제거하는 업무의 수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정도가 위 업무에 내재된 통상적 수준의 정신적 스트레스의 정도를 벗어난다거나, 사업주가 원고의 보직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의 고객이 일자불상경 원고와 전화통화를 한 후 이 사건 사업장으로 찾아와 원고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을 들었다는 이유로 항의하다가 원고의 뺨을 때렸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 사건은 약 10여 년 전에 발생한 일로 보이고, 위 사건의 발생 경위, 구체적인 내용, 이 사건에 대한 사업주의 대응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과 아래 ④ 내지 ⑥항에서 살펴보는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여러 의학적 소견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건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들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자문의들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이 법원의 J협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진료기록을 감정한 감정의(이하 ’법원감정의‘라고 한다)는 위 2.다.4)항에서 본 바와 같이 ‘정신의학적 질병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성향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원고의 기질적 성향과 업무환경이 복합적으로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하면서도, ‘원고의 질병은 만성적인 상태로 보여, 주어진 자료를 기반으로 특정한 악화시기를 평가할 수는 없고,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아니한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및 심사위원회, 재심사위원회의 심의소견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만한 특별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법원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은 앞서 본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들과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자문의들의 의학적 소견에 부합하고, 달리 법원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원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