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등
원고는 1989. 12. 26. 설립되었고, 상시 약 1,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2020. 11. 14. 원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 최초 입사하여 D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다.
E 주식회사(이하 ’원청‘이라 한다)는 광주광역시로부터 ’D‘ 건설공사를 도급받았다. 원고는 원청으로부터 위 건설공사 중 ’토공, 가시설 및 구조물공사 2구간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기간 2020. 7. 10.부터 2022. 3. 31.까지, 공사금액 5,830,000,000원으로 정하여 하도급받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사를 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계약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각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 아래와 같다.
근로계약서(2020. 11. 14.자, 이하 ‘1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계약기간 중이라도 천재지변 또는 불가피한 사유로 참가인이 수행하던 공종이
근로관계 종료의 경위
원청 소속 안전관리자 F(이하 ’원청 안전관리자‘라 한다)은 2021. 7. 21. 원고 소속 안전관리 담당자인 공사부장 G(이하 ’원고 공사부장‘이라 한다)에게 ’참가인이 2021. 5. 29.과 2021. 7. 20. 안전벨트 고리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로 근무하다가 적발되어 구두 경고를 받았음에도 2021. 7. 21. 다시 안전벨트 고리를 체결하지 않고 근로하다가 적발되었으니 삼진아웃으로 퇴출하라‘고 요청하였다.
원청 안전관리자는 2021. 7. 22.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근하여 조회를 마치고 작업할 장소로 이동하던 참가인에게, 원고 공사부장과 현장소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안전벨트 고리 미체결로 삼진아웃에 해당한다‘고 말하였고(이하 위와 같은 말을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을 떠났다.
참가인의 구제신청 경과
참가인은 2021. 7. 30.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청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23. ’참가인과 원청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청은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H).
참가인은 2021. 9. 2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8.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거나 해고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고, 참가인에게 해고통보를 하였다는 원청 안전관리자는 참가인을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해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I, 이하 위 기각판정을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2.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25. ‘참가인은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이 인정되고,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J, 이하 위 재심판정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4 내지 7호증, 을가 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을 기간제근로자로 보았으나, 참가인은 어느 때라도 현장에 출근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용근로자에 불과하다.
원고 공사부장은 2021. 7. 21. 원청 안전관리자로부터 ‘참가인을 즉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퇴출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원청 안전관리자에게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으니 참가인에게 구두 경고 조치하겠다’고 답변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2021. 7. 22. 조회 중 원청 안전관리자가 원고 공사부장에게 참가인을 현장에서 퇴출 조치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을 듣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무단이탈하였을 뿐,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은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사실을 오인하여 원고가 참가인에게 연락을 취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하였으나, 원고는 갑 3호증과 같이 참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복귀하도록 배려하고 출석을 독려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의 공사가 2022. 3. 31. 종료되었으므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법률상 이익이 없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참가인의 근로형태에 관한 판단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11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공사가 종료될 때까지 근로하는 기간제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공사는 공사기간이 정해진 건설공사로서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업무이므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근로계약에서 계약기간을 이 사건 공사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정할 수 있다.
제1차 내지 제3차 근로계약에서 모두 ‘계약기간은 별도 이유가 없는 경우 매월 자동 연장된다. 계약기간 중이라도 천재지변 또는 불가피한 사유로 참가인이 수행하던 공종이 중단될 경우, 그때와 작업이 종료된 때를 계약만료일로 한다’고 정하였다. 각 근로계약의 근로장소는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동일하며, 참가인이 수행하는 공종 역시 ‘가시설공사’로 크게 다르지 않다.
참가인은 제1차 내지 제3차 근로계약에서 별도로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기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2020. 11. 14.부터 해고 여부가 문제된 2021. 7. 22.까지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참가인의 임금은 근무일수에 일당 220,000원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되었으나, 임금 산정방식과 근로계약기간 사이에 어떠한 직접적인 관련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해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을나 1호증의 기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원청 안전관리자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통보를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2021. 7. 22. 이 사건 통보를 묵인하는 방법으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이하 위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 공사부장 G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청 안전관리자는 2021. 7. 22. 원고의 근로자들이 아침체조를 마치고 조별로 작업현장으로 헤어질 때 참가인이 출근한 것을 보고 자신과 원고의 작업반장에게 “왜 출근하지 말라는 사람이 출근을 했냐”고 말하며 참가인의 퇴출을 요청하였고, 자신은 작업반장과 함께 원청 안전관리자에게 참가인의 퇴출을 반대하며 고성으로 언쟁을 벌였다. 뒤에서 이를 지켜본 참가인은 “더러워서 일 못 하겠다”고 말하며 이 사건 공사현장을 떠났다. 당시 주변에는 아침체조를 마친 근로자들이 이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동만으로 참가인이 확정적으로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동은 다른 직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원청 안전관리자와 원고 공사부장, 작업반장이 자신의 퇴출 여부를 두고 고성으로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원청 안전관리자의 퇴출요청에 항의하는 의미 또는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한 언동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참가인이 위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나갔음에도 원고는 이후 참가인에게 연락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복귀하도록 독려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도 하지 않았다.
한편 원고는 원청에 ‘산업재해예방 서약서’라는 제목으로 ‘원청에서 정한 안전관리와 관련한 포상 및 징계기준을 명확히 인지하였으며, 그 기준에 의한 어떠한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작성해주었다. 위와 같은 문서의 내용 및 원청 안전관리자가 참가인의 안전의무 위반을 지적하며 원고 공사부장에게 거듭하여 참가인의 퇴출을 요청하는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원고 공사부장이 원청 안전관리자의 참가인에 대한 퇴출요청을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갑 3호증과 같이 참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출근을 독려하는 등의 연락을 취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소속 직원이<1> 2022. 3. 8.과 2022. 3. 10.에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근하라고 독려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약 7개월 이후에서야 위 각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점, 위 각 문자메시지의 발송일은 원고에게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킬 것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있었던 2022. 2. 25. 이후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각 문자메시지는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상의 원직복직명령을 이행하기 위하여 보낸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를 들어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복귀하도록 독려하거나 요청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으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구제이익의 존부에 관한 판단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의 구제이익 유무는 처분 시인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15. 2003두11247 판결 등 참조).
갑 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2022. 3. 31. 종료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공사의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재심판정일(2022. 2. 25.) 이후의 사정변경에 불과하고, 참가인에게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성이 소멸되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여전히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구제이익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헌행(재판장) 장태관 박서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