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5. 8. 선고 2022나10359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천안시 일원에서 택시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5. 9. 4.부터 2018. 10. 8.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C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근무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1)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의 기준 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2)

원고가 이 사건 소에서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하는 기간인 2016. 7. 5.부터 2018. 10. 8.까지(이하 ‘이 사건 청구기간’이라고 한다) 원고의 근무형태를 살펴보면, 2016. 7. 5.부터 2018. 2.까지는 1인 1차제, 2018. 3.부터 2018. 10.까지는 격일제로 각 근무하였다.

다.

개정 최저임금법의 시행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제6조 제5항으로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천안시 지역에 시행됨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라.

임금협정의 체결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구성한 노동조합과 2008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격일제 근무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20분(= 6⅓시간), 월 82.29시간으로 정하였다. 그 이후 임금협정에서 정한 격일제, 1인 1차제 근로자의 각 소정근로시간의 변동은 다음 표와 같다(이하 이 사건 청구기간에 적용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임금협정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고 한다).

<1>

마.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 및 원고의 임금 수령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별지 기재와 같은 임금을 받았는데, 이는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임금협정상 월 소정근로시간을 곱한 기본급을 포함한 돈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16, 18, 20 내지 25호증, 을 제1 내지 9, 16 내지 18,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기 이전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주휴시간을 제외하면 174시간)이었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이후 체결된 임금협정들의 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월 소정근로시간을 격일제의 경우 82.29시간 등으로, 1인 1차제의 경우 115.92시간 등으로 단축하였다. 또한 위 각 월 소정근로시간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실제 근무하는 근로시간(사납금을 지불하기 위해 소요되는 근로시간)의 40% 수준에 불과하여 근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결국 각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거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인 월 209시간(주휴시간을 제외하면 174시간) 또는 월 164.58시간(200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 소정근로시간의 2배)<2>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한 이 사건 청구기간의 최저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 및 위 최저임금 차액을 반영하여 다시 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을 원고에게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장에 관한 판단

가.

2008년 임금협정이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는지 여부

2008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청구기간에 직접 적용되는 임금협정은 아니지만, 만약 2008년 임금협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체결되었음이 인정된다면 후속 임금협정이 순차로 무효가 될 여지가 있으므로 먼저 2008년 임금협정에 대해 살펴본다.

원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2007. 12. 24. 이후에는 향후 천안시 지역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될 것임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고,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규제를 회피할 의도로 2008년 임금협정 당시 종전 소정근로시간(월 209시간, 주휴포함)을 82.29시간으로 단축한 것이며, 이는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따라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신설 이전의 취업규칙이나 임금협정 내용이 현출되지 않은 이 사건에서, 2008. 5. 1.부터 시행된 2008년 임금협정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종전에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에 비하여 단축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신설 이전에 유효하게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을 먼저 확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종전 월 소정근로시간 209시간은,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천안 지역 12개 택시 회사의 최저임금 현황 및 다른 택시 회사의 임금협정서 등을 기초로 추단한 것이거나 근로기준법 제50조에서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2008년 임금협정 이전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위 주장과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200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82.29시간이 그보다 앞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에 비하여 단축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전제로 하는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을 2008년 임금협정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 의한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인지

1)

관련 법리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C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을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소정근로시간을 일부 단축한 합의 내용이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 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은 다음과 같다. 먼저 격일제의 경우 2008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20분으로 정하였는데, 2010년 및 2011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고, 2015년 임금협정은 오히려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여 종전보다 20분을 늘렸다. 이후 2016년 임금협정은 이를 다시 6시간 20분으로 줄이고, 2017년 임금협정은 6시간으로 단축하였다. 2016년 및 2017년 임금협정은 종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각 20분씩 단축하였고, 2008년의 소정근로시간과 비교하면 약 10년 동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은 20분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1인 1차제의 경우 2014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48분(= 3.8시간)으로 정하였는데, 2015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36분(= 3.6시간)으로 정함으로써 종전에 비해 12분을 단축하였을 뿐이고, 2016년 임금협정에서도 소정근로시간은 3시간 36분(= 3.6시간)으로 변동이 없었다. 결국 1인 1차제가 처음 신설된 2014년 이후부터 2017년 임금협정에 이르기까지 약 4년 동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은 총 12분에 불과하다.

②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는 경우,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격일제의 경우, 2016년 임금협정에 첨부된 ‘격일제 급여 산정표’에 기재된 비교대상임금(= 기본급+주휴수당+근속수당+상여금) 합계액 833,311원을 직전 임금협정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월 86.58시간)으로 나눈 임금액은 9,624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으로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6,030원∼7,530원)보다도 현저히 높다. 2017년 임금협정에 따라 산출된 비교대상임금 합계액 949,658원을 직전 임금협정에 따른 월 소정 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월 82.29시간)으로 나눈 임금액 역시 11,540원으로서 같은 기간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보다도 현저히 높다. 이는 격일제에 관한 2016년 및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1인 1차제의 경우, 2015년 임금협정에 첨부된 ‘1인 1차제 월급여 산정표’에 기재된 비교대상임금 합계액 758,390원을 직전 임금협정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98.8시간)으로 나눈 임금액은 7,676원으로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6,030원∼7,530원)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이는 1인 1차제에 관한 2015년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③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고정급의 증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가 1년 미만 근로한 격일제 근로자들에게 2014년에 지급한 고정급은 742,132원이었는데, 2015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5. 10.부터는 757,276원, 2016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6. 11.부터는 784,896원, 2017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7. 10.부터는 824,989원으로 순차 인상되었다.

피고가 1년 미만 근로한 1인 1차제 근로자들에게 2014년에 지급한 고정급은 514,748원이었는데, 2015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5. 10.부터는 564,408원, 2016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6. 11.부터는 605,592원, 2017년 임금협정이 시행된 2017. 10.부터는 704,808원으로 마찬가지로 순차 인상되었다.

④

더욱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경우 이미 이 사건 특례조항이 천안시 지역에 시행된 이후 5년 이상이 지나 체결된 임금협정들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따라 그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가 사납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1일 10∼13시간 동안 택시를 운행해야 한다거나 피고가 운전기사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배차시간이 1일 16시간에 이른다”는 사정은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얼마인지와 관련이 있을 뿐, 소정근로시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소정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과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것으로서 실제 근로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2008년 임금협정 및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모두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위 각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명희(재판장) 손정현 권겸

각주1) 이하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임금협정이 정한 월 소정근로시간은 주휴시간(4일~4.34일)을 포함하여 정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격일제(13일)와 1인 1차제(26일)의 만근일수는 모두 동일하고, 주휴시간을 제외하고 계산한 월 소정근로시간의 변동은, 2008년 임금협정을 기준으로 계산한 1일 소정근로시간의 변동 폭과 동일하다.

각주2) 원고는, 2008년 임금협정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이 164.58시간(= 6⅓시간×2×13일)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기초사실에서와 같이 2008년 임금협정은 격일제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을 일 6⅓시간, 만근 월 13일, 월 82.29시간(= 6⅓시간×13일)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가 주장하는 소정근로시간 산정 방식은 합리적 근거가 없어 타당하지 않고, 격일제의 월 소정근로시간 산정 방법에 관한 원고의 독자적인 주장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