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인 B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취소하고, 위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인용하였다.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은 확정되지 않고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원심의 배상명령 부분은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함으로써 확정되지 않고 이 법원으로 이심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사기죄 부분)
피고인은 2020. 2.경부터 동업자인 I과 마스크 유통사업을 동업하였다. 피고인은 마스크 유통사업 수익으로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다고 믿고 차용금으로 지인들에게 투자금을 우선 반환하였는데, 마스크 가격이 대폭 하락하는 바람에 마스크 유통사업에 차질이 생겨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기망이나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함에 있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차용금을 전액 기존 채무의 변제와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할 것이었음에도 피해자에게 마스크 자재 공급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허위의 용도를 고지하여 피해자에게서 5,000만 원을 교부받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진정한 용도를 말했더라면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며, 차용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의 영업수익이 없었고 피고인은 채무액이 채권액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에게서 돈을 빌리더라도 고지한 기한 내에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차용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결국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이 처형인 Q의 명의로 실제 운영하는 C(반도체 조립 및 인력공급)의 2019년경 채무는 2,000만 원 정도이고, 2020년 초경부터 직원들 연금과 4대보험을 납부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C의 상황이 어려워서 마스크 유통판매업을 시작하려고 하였다. ② 피고인은 2019. 12.~2020. 2.경 자신의 친구들인 L, N, O에게서 마스크 유통사업 투자금 등의 용도로 각각 1,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피고인은 2020. 1.~2.경부터 I과 함께 마스크 유통 판매사업을 하려고 하였다.
L 등은 2020. 2.경 C의 사정이 악화된 것을 알고 피고인에게 전화하거나 사무실에 찾아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L 등에게 투자금 채무를 변제하여야 하는 사정에 처하였다.
피고인은 2020. 2.말경 피해자에게 ‘마스크 자재가 없어 생산을 못하는 공장에 자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자금을 빌려주면 일주일 내에 갚을 수 있다’고 말하여 2020. 3. 2. 피해자에게서 5,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일주일 후 피해자에게 1개월 후에 갚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차용한 금원 중 4,000만 원은 차용 당일 약 3시간 후 L 등과 기존 채권자인 M에게 송금하였고, 나머지 1,000만 원은 그 다음날 무렵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기존 채무 변제와 개인용도로 사용할 것임에도 피해자에게 차용금 용도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고지하였고, 마스크 생산 공장에 자재를 공급하지도 않았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진정한 용도를 고지했더라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의 여러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 피고인은 검찰에서 ‘2020. 3. 17. 덴탈마스크 2만장과 2020. 4. 29.경 KF94 마스크 3만 8천장을 구입하였는데 그 구입대금 5,000만 원은 I이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수량만큼의 마스크를 구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I은 당심법정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거래를 하거나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준적이 없고 마스크를 자신의 자금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위 진술과 배치된다. 게다가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차용금 5,000만 원으로 마스크 약 4만 여장을 구입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하다.
㉡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차용 당시 I이 일주일 내에 돈을 빌려주거나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하였기에 피해자에게 일주일 내에 변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나, I은 당심법정에서 자신은 판로처를 제공하기로 했을 뿐 투자금을 출연하기로 하는 약정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의 주장은 I의 진술과 배치된다.
㉢ 피고인은 당심법정에서 이 사건 차용 당시 마스크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R과 인력 투입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금으로 7억 5,00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어서 피해자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I은 당심법정에서 피고인 주장의 인력 투입계약이 2020년 여름경(이 사건 차용일은 2020. 3. 2.)에 체결된 후 이행되지 않은 채 파기되었으며 계약금은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제출한 인력도급계약서는 C나 피고인의 성명, 계약 체결일자가 없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기 범행의 수법, 편취금액의 규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 체불한 임금의 규모도 작지 않다. 피고인은 편취의 범의를 부인하였다.
한편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이 마스크 유통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등 사기 범행이 악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사기 피해자에게 편취금 중 일부에 해당하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분할 변제를 합의하였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이 이전에 사기죄 및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2004년에 한 차례 이종범죄에 대하여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인다.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인용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에 의하면,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위 특례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144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20도291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인용하였으나, 피고인은 당심에서 배상신청인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원에 대하여 변제 합의를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인용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취소하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한다.
[피고사건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