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에 10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노동조합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A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노동조합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정부가 출연하고 과학기술분야의 연구를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고,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과학기술계통의 정부출연기관 및 공공․공익기관의 종사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원고 A노동조합 B지부(이하 ‘원고 지부’라 한다)는 피고 사업장에 설치된 원고 조합의 지부이다.
원고들과 피고는 2002. 2. 4. “제47조(복리후생시설) ④ 사용자는 관련법에 근거하여 조합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 1,250,000원/월을 조합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보충협약(이하 ‘2002년 보충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지부에 2009. 12. 31.까지 복리후생비 월 1,250,000원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서 2차례 지급하였다.
감사원이 2009. 6. 30. 공공기관 선진화 추친실태 점검결과 실무회의를 개최하여 ‘피고의 원고 지부에 대한 복리후생비, 매점운영권, 노동조합사무실 직원 인건비 지원 등이 과도한 노동조합지원에 해당한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 10.경 감사원에 ‘복리후생비와 노동조합사무실 직원 인건비 지원은 2009. 12.말부터 지급을 중단할 계획이고, 단체협약 제60조(복리후생비)에 명시되어 있는 복리후생비 지급 근거를 삭제하고 원고 조합 소속 14개 기관 공통으로 2008년도 단체협약에 대한 보충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는 내용이 담긴 자율시정계획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감사원은 2010. 4.경 피고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 및 제90조에 따라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피고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피고의 예산으로 지원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며 복리후생비, 노동조합사무실 직원 인건비, 매점 임대수입 등을 지원하는 사유와 앞으로의 처리방안 등을 질의하였고, 피고는 원고 지부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아 부득이하게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을 뿐이고, 2009. 12. 31. 이후로 복리후생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복리후생비 지원 폐지 등을 위한 보충협약 추진 중에 있다고 답변하였다.
원고 지부는 2010년부터 피고에게 복리후생비 지급을 독촉하였고, 원고 지부와 피고는 2012. 4. 30. 회의를 개최하여 미지급 2년치 복리후생비 중 15,000,000원은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2012년도 내에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피고는 2012. 5. 8. 원고 지부에 2010년 복리후생비 15,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 지부에 2002년 보충협약에 따라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복리후생비 105,000,000원(=15,000,000원×7년) 및 이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2002년 보충협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 지부에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노동조합법이 위와 같이 금지하는 행위를 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것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
설령 위 보충협약이 유효하더라도 그 복리후생비 청구권은 민법 제163조 제1호의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판단
2002년 보충협약이 무효인지 여부
구 노동조합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운영비 원조금지의 입법목적이 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므로 위 법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여부는 형식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고 운영비의 원조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게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누6392 판결 참조).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는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부당노동행위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었고, 헌법재판소가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중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1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라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2020. 6. 9. 개정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 ‘그 밖에 이에 준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의 운영비 원조행위’를 추가하고, 제84조 제2항을 신설하여 “제1항 제4호 단서에 따른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운영비 원조의 목적과 경위”, “2. 원조된 운영비 횟수와 기간”, “3. 원조된 운영비 금액과 원조방법”, “4.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5.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방법 및 사용처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도록 하였다.
갑 제5 내지 9, 14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2002년 당시 원고 지부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아서 피고가 원고 지부에 연 15,000,000원의 복리후생비를 지원하게 된 것이지, 이를 기화로 피고가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하거나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② 원고 지부는 그 조합원 규모가 점차 증가하면서 조합비도 2011년도 39,777,790원에서 2017년도 71,309,710원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였고, 이를 조합운영비로 사용함에 따라 피고로부터 7년간 복리후생비를 지급받지 못하였음에도 노동조합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③ 원고 지부는 2008. 7. 3. ‘복리후생비 운영규약’을 제정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복리후생비를 조합원들의 경조사비, 의료비, 원고 지부에서 주최하는 체육활동이나 문화활동, 각종 기념행사의 비용 등에 사용하기로 그 용도를 정하였고, 실제 2009년, 2010년 복리후생비를 위와 같은 용도로 사용한 점, ④ 원고 지부는 복리후생비 회계를 조합원들의 조합비와 같은 일반회계와 분리하여 관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02년 보충협약에 따라 원고 지부에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것은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의 운영비 원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2002년 보충협약에 따라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것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복리후생비 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민법 제163조 제1호는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본 권리인 정기금채권에 기하여 발생하는 지분적 채권의 소멸시효를 정한 것으로서, 여기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이란 1년 이내의 정기로 지급되는 채권을 말한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다45779 판결 등 참조).
원고 지부가 2002년 보충협약에 따라 가지는 복리후생비 청구권은 약정에 따라 발생하는 채권이지 정기금채권에 기하여 발생하는 지분적 채권이 아니므로,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아닌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지부에 10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1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 지부가 2002년 보충협약을 통하여 복리후생비를 실제 지급받았으므로, 주위적 원고인 원고 지부의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원고인 원고 조합의 청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 지부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조합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백효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