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A조합(이하 ‘원고 A조합 내지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은 농업협동조합법 제103조에 의거 설립된 C조합으로 보령시 D에서 금융업 등을 영위하고 있고, 원고 B은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자 조합장이다.
E(이하 ‘진정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하다 2021. 8. 27. 퇴사한 사람인데, 2022. 10. 21. 피고에게 ‘2021. 6. 23.부터 2021. 7. 29.까지 이 사건 사업장의 상급자 F으로부터 폭언, 모욕,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고는 위 진정 내용에 대해 심의한 후 2023. 1. 10. 원고들에게 ‘양당사자 진술과 녹취록 등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진정인은 상급자로부터 상시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들은 것이 확인되는바,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에 따라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행위자에 대하여 지체없이 징계 등 필요한 조치 실시하고 그 결과를 2023. 1. 31.까지 보고하되, 기한 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등 관련 법령에 의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관련 시정지시”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내지 3,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시정지시는 2022년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에 의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의 법률상의 의무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원고들에게 알려주어 그 이행을 권고하는 내용인바, 이 사건 시정지시로 인해 원고들에게 어떠한 의무가 새롭게 발생한다거나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며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고,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누9099 판결,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417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의무 및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의 조치 의무에 관하여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일반적인 의무 또는 일정한 사유 발생 시 별도 처분 등의 개입 없이 위 법률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의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에서 ‘이 사건 사업장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니,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에 따라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행위자에 대하여 지체없이 징계 등 필요한 조치 실시하고 그 결과를 2023. 1. 31.까지 보고하라’고 하였더라도, 이는 원고들에게 법률상의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그 이행을 권고하는 내용일 뿐이고, 이와 같은 시정지시로 인해 원고들에게 어떠한 의무가 발생한다거나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피고가 일정한 기한까지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것은 원고 A조합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서 정한 조치 의무를 다 이행하였음에도 피고에게 그 결과를 알려주지 않으면 피고가 조치 의무 이행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하지 않고 곧바로 원고 A조합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 위반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과태료 부과처분을 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을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시정지시와 관련하여 2023. 2. 24. 피고에게 ‘전무 F의 행위는 상품권 손실 사고와 관련하여 진정인을 위해 대화하는 내용이어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회의결과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들이 이 사건 시정지시에서 정한 기한(2023. 1. 31.)을 지나 보고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아무런 불이익한 처분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3. 3. 15.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이 사건 사업장의 전무 F이 진정인에게 행한 욕설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판단 하에, 원고 A조합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 F에 대하여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미실시하였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 위반을 근거로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 A조합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원고 A조합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행위자에게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이지, 원고 A조합이 이 사건 시정지시를 위반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위 과태료 부과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해당 행정청에 서면으로 이의제기를 할 수 있고, 그 경우 과태료 부과처분은 그 효력을 상실하며, 행정청은 이를 관할 법원에 통보하고, 법원은 심문기일을 열어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과태료 재판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0, 21, 31, 36조), 원고 A조합이 위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여 관련 과태료 사건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3과13호 사건으로 계속 중이므로, 원고들은 위 과태료재판을 통해 F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F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아 한 이 사건 시정지시는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