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6. 19. 선고 2023구합20050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9. 2. 2. 설립되어 주택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7. 9. D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주자대표회의’라 한다)에 입사하여 D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보일러 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통보

1)

근로계약서상의 자동해지 조항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사건 아파트를 자치관리하여 오다가 2021. 10. 22. 원고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에 관한 위·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이 사건 아파트 관리를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전환하였다.

이때 기존에 근무하여 오던 참가인은 원고에게 고용승계되어 2021. 11. 15.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21. 11. 15.부터 2022. 2. 28.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그때부터 원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게 되었는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도급용역 또는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위·수탁계약 만료시 또는 중도 해약 시 근로계약이 자동해지 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원고는 2022. 1. 27. 참가인에게 위 근로계약서 기재와 같이 근로계약이 2022. 2. 28.자로 종료됨을 알리는 근로계약 종료통보서를 교부하였고 참가인도 이에 응하였으나, 이 사건 아파트의 보일러를 가동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자 원고는 참가인에게 2022. 3. 1.부터 다시 출근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응하여 다시 출근하였다. 그런데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무기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근로계약에 관한 의견 대립이 있어 별도의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아니한 채 참가인은 종전과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보일러 기사로 계속 근무하였다.

3)

입주자대표회의는 2022년 3월부터 4월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참가인의 근무수칙 위반 및 동료 근로자와의 갈등 등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원고는 2022. 4. 14. 참가인에게 근무지 이탈, 직무상 의무 불이행 및 직무태만, 정당한 지시 위배, 폭언 등으로 위화감 조성의 사유를 명시한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2022. 4. 20.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2022. 5. 26. 참가인에게 ‘구두경고’의 징계처분결과서를 통지하였다.

4)

위·수탁계약 합의해지 및 근로계약 종료통보

원고는 2022. 6. 17.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2022. 7. 17.자로 합의해지하기로 합의한 후, 같은 날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 종료통보서’를 교부하였다(이하 ‘근로계약 종료통보’라 한다).

다.

초심판정

참가인은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가 공모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통보를 함으로써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이유로 2022. 7.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참가인의 사용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닌 원고가 맞지만, 원고가 자신과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위·수탁계약이 중도해지됨에 따라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을 종료를 통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재심판정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이하 ‘이 사건 재심’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사용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닌 원고이고, 원고가 근로계약 종료통보를 한 것은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로서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며,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위·수탁계약 합의해지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의 자동소멸사유로 볼 수 없어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인정할 수 없고, 원고가 보일러 기사인 참가인에게 그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기전기사로 배치전환을 제의하여 참가인이 그 제의를 거부한 것 또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원고의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가 2022. 7. 17. 참가인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위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 참가인의 나머지 재심신청은 기각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2 내지 16, 20호증, 을가 제1 내지 6, 8 내지 11, 13,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위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아파트관리 위·수탁계약 만료 시 또는 중도 해약 시 근로계약이 자동해지 된다고 약정하였는데,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합의해지로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2022. 7. 17.자로 종료되었으므로 근로계약서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도 자동해지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종료통보를 한 것은 해고가 아니다.

또한 원고가 근로계약 종료통보 무렵 참가인에게 원고가 관리하는 다른 아파트의 기전기사로 배치전환을 제의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근로계약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고 해고로 종료된 것이 아니다.

2)

원고는 당초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근로계약기간을 2021. 11. 15.부터 2022. 2. 28.까지 약 3개월로 약정한 바 있고, 그 후로는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아니한 채 묵시적으로 2022. 3. 1.부터 2022. 5. 31.까지 3개월간, 2022. 6. 1.부터 2022. 8. 28.까지 3개월간 묵시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므로 참가인은 3개월 단위의 기간제 근로자이다.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고, 참가인에게는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근로계약 종료통보로써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고, 이는 참가인이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인 아파트 동대표 E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의 물의를 일으켜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해지되었고 참가인이 원고의 배치전환 제의도 거부하였으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갱신 거절로서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3)

설령 근로계약 종료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 약정, 참가인의 배치전환 거부,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합의해지하게 된 원인 등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이 아니라 해고에 해당함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에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하였다고 하여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다22315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비록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원고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아파트관리 위·수탁계약 만료 시 또는 중도해약 시 근로계약이 자동해지 된다고 약정하였더라도 이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고,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는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위와 같이 근로계약 종료통보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서에는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2022. 7. 17.자로 종료됨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도 그때 종료된다고 기재되어 있어 그 해고사유가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의 위·수탁계약 해지로 되어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수탁계약의 해지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서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원고는 참가인의 배치전환 거부도 근로관계의 정당한 종료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데, 참가인이 원고의 배치전환 제의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의한 다른 아파트의 기전기사 업무는 기계 및 전기 수리를 주된 업무로 하는 것으로 참가인이 수행하던 보일러 업무와 성질이 전혀 달라 참가인으로서는 사실상 업무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업무종사의 호환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원고의 배치전환 제의를 참가인이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해고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갑 제4호증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서에 의하면,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전기 관련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전기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기전기사 업무는 하기가 어려우나, 보일러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여 보조로 전기업무를 보는 것이라면 언제든 할 수 있으며 그 외 관리업무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는 것인바, 원고는 아파트 위·수탁관리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대구 지역의 아파트 210여 개소를 관리하고 있어 참가인을 다른 아파트의 유사 직무로 배치전환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역시 유사 직무라면 배치전환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서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원고는 참가인이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인 아파트 동대표 E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다른 동료 직원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여 동료 직원이 사퇴하는 등의 물의를 일으켜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해지된 것으로서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통보 이전인 2022. 5.에 이미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참가인에게 ‘구두경고’에 그치는 징계처분을 한 바 있는 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과정에서는 이 사건 아파트의 열악한 환경, 관리소장의 계속 근로 불가 등의 여러 사정과 함께 이 사건 아파트가 위탁수수료에 비해 과부하가 걸리는 사업장이라서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입주자대표회의와 원만히 합의하여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밝히기도 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합의해지가 오로지 참가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에 의한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해고는 그 효력이 없다.

3)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3개월 단위의 기간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여 근로계약 갱신거절로 인한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는 주장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초 고용승계 당시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근로계약기간을 2022. 2. 28.까지 약 3개월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 2022. 2. 28. 참가인은 위 기간 만료에 따라 근무를 그만 두겠다고 하였는데 원고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참가인에게 계속 근무해 줄 것을 부탁해서 참가인이 2022. 3. 1.부터 다시 근무를 계속하게 된 것인 점, 그런데 다시 근무를 하게 되면서 근무기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에 의견 대립이 있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기존과 달리 근무기간을 정한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계속 근무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22. 3. 1.부터 원고의 부탁에 따라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묵시적으로 3개월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온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통보는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 2022. 7. 17. 종료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도 2022. 7. 17. 종료된다’는 것인바, 그 내용 자체도 원고가 참가인과 사이에 그 동안 근로계약을 3개월 단위로 갱신하여 왔으나 최종 3개월이 만료되는 2022. 8. 28. 이후로는 더 이상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아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