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 8. 선고 2023구합203718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5. 15.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구제심판 재심 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는 2016. 3. 14.부터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다가 2022. 12. 14. 이 사건 병원을 폐업한 사람이다.

2)

원고 의료법인 B(이하 ‘원고 재단’이라 한다)은 2005. 5. 12. 설립되어 F병원 등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으로서 2006. 1. 1. 전북 남원시에 G병원을, 2014. 7. 29. 충북 음성군에 H병원을 분사무소로 설치하였으며, 2022. 11. 18. 이 사건 병원을 분사무소로 설치하여 2022. 12. 15.부터 운영하고 있다.

3)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12. 16.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이 사건 병원의 양도 경위

1)

원고 A와 원고 재단은 2022. 10. 12. 원고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원고 A로부터 양도받는 내용의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사업포괄 양도·양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 A와 원고 재단은 2022. 10. 27. 이 사건 병원의 양도에 관하여 이 사건 계약을 보충하는 추가약정서(이하 ‘이 사건 추가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추가약정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원고 재단은 2022. 11. 19.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 사건 병원을 원고 재단의 분사무소로 설치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다는 내용 등의 안건을 의결하였고, 2022. 11. 25. 전라북도에 정관변경 허가를 신청하였으며, 전라북도는 2022. 12. 5. 원고 재단의 정관변경을 허가하였다. 원고 재단이 전라북도에 정관변경 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이 사건 병원의 병상은 140개, 의료기관의 건물은 매입, 그 외 입원 병상·검사장비·의료기기는 포괄승계, 인력의 경우 90명을 승계 및 신규모집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 A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통보 경위

1)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상급자의 괴롭힘 및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적응장애, 공황장애 진단’을 이유로 2022. 4. 6.부터 2022. 7. 31.까지 120일 간 병가를 사용하였다.

2)

참가인은 2022. 5. 16.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 이 사건 병원의 원무과장 등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진정을 제기하였고,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은 2022. 8.

5.

참가인의 진정에 대하여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 하였다.

3)

참가인은 연차 및 병가기간이 종료된 이후인 2022. 8. 4.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였는데, 이 사건 병원의 원무부장 I은 같은 날 참가인에게 구두로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4)

원고 A는 2022. 8.경부터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병원 직원들에게 이 사건 병원의 재정이 악화되어 영업양도 등 기업변동이나 폐업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 사건 병원의 직원 전체에 대한 권고사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병원 직원들에게 수차례 사직을 권고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2022. 9. 1.부터 2022. 12. 4.까지의 퇴사자 현황은 아래와 같다.

5)

참가인은 2022. 8. 25.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2022. 8. 4.자 대기발령에 대해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해당 구제 사건의 심문회의가 진행되던 중인 2022. 10. 20. 참가인과 원고 A는 대기발령을 취소하는 등의 조건으로 화해하였고, 참가인은 2022. 10. 26. 이 사건 병원에 복귀하였다.

6)

원고 A는 2022. 11. 4. 참가인에게 2022. 11. 5. 자로 다음과 같은 해고 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해고통지서에 명시된 해고사유는 ‘① 경영악화방지, ② 권고사직 제출에 응하지 않음, ③ 상급자의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은 점, ④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식으로 병원의 이미지와 명예를 해치며 경영사항에 협조하지 않은 점’ 등이었다. 이 사건 해고통지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7)

참가인은 2022. 11. 10.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A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2022. 12. 22. 원고 재단이 참가인의 고용을 승계하여야 한다며 원고 재단을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으며,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 26.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아니고 원고 A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계약은 영업양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피고 재단은 참가인을 이 사건 병원에 복직시키고, 원고들은 참가인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결정(J)을 하였다.

8)

이에 원고들이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5. 15.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K)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가 제1 내지 5, 7 내지 11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이 사건 해고는 원고 A의 이 사건 병원의 폐업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 내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설령 이 사건 해고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원고 재단이 원고 L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병원의 환자를 140명으로 축소하고 원고 A가 기존 근로자들 전부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 퇴직을 시킨 상태에서 일부 물적자산 만을 양수한 것으로서 원고 재단은 이 사건 해고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3.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해고의 적법여부 판단

가.

관련법리

1)

정리해고는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서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로 그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인바, 이와 달리 사업의 폐지를 위하여 해산한 기업이 그 청산과정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며,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한 유효하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7975 판결 참조).

2)

사용자가 사업체를 폐업하고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단결권 등을 방해하기 위한 위장폐업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7457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되는 위장폐업이란 사업주가 진실한 사업폐지의 의사는 없이, 다만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하는 것에 대응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을 혐오하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는 수단으로서 사업체를 해산하고 조합원을 전원 해고한 다음 새로운 사업체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사업체의 실체를 존속시키면서 조합원을 배제한 채 사업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6, 10,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A는 자신이 운영하던 이 사건 병원을 계속 유지·존속시키려는 전제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들 중 일부를 감원(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한 것이 아니라, 누적되는 적자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의 영업을 종료, 폐업하면서 원고 재단과의 약정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 전원을 퇴직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 A가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던 시기인 이 사건 병원의 2021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건 병원의 영업순이익은 총 –247,246,655원인데, 2022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건 병원의 영업순이익이 –1,129,215,950원으로 1년 사이에 적자가 4배 이상 늘어난 점, 원고 A가 제출한 부채증명서(갑 제10호증의1, 2)에 따르면 이 사건 계약 당시 이 사건 병원 관련 대출액이 총 5,240,000,000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이 이루어진 2022. 10. 12. 또는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2022. 11. 5. 당시 원고 A가 더 이상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였다고 보인다.

2)

원고 A와 원고 재단은 이 사건 추가약정서를 통해 ‘원고 A는 업장을 폐업하기 때문에 이 사건 병원에서 기존에 근무해 온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정산 및 퇴사 절차를 이행하여 원고 재단은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들을 승계하지 않기로 한다’, ‘원고 재단은 분사무소가 개설되면 분사무소의 규모와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서 이 사건 병원에 근무했던 근로자들 중에서 우선적으로 선별해서 신규 채용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A가 기존 근로자들 전부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여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였던 근로자들 134명은 2022. 10. 31.자로 퇴직한다는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고(갑 제11호증, 원고들은 그 당시 근무하던 근로자 중 참가인을 제외한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 A가 원고 재단과의 약정에 따라 자신의 비용으로 퇴직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원고 재단이 기존 근로자들 중 75명을 입사지원서(갑 제12호증)를 제출받아 채용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원고 재단이 기존 근로자들을 반드시 고용할 의무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직원이 필요한 원고 재단의 사정과 아울러 실직한 기존 근로자들을 가능한 구제하려는 차원에서 기존 근로자들 중 일부를 신규채용 한 것으로 보여진다.

3)

원고 A는 2022. 12. 14. 실제 이 사건 병원을 폐업하였고, 원고 A가 원고 재단을 통하여 이 사건 병원을 사실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볼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즉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가정하고 보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은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제2항은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바,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가 참가인을 해고할 당시 원고 A에게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실시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②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들은 참가인을 제외하고 모두 권고사직에 따른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여 원고 A로서는 사실상 해고의 대상자를 선정하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 A는 원고 재단에 기존 근로자들을 최대한 채용해줄 것을 부탁하여 실제 약 75명의 근로자들이 원고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에 채용된 것으로 보아 원고 A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4.

이 사건 계약이 상법상의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15225 판결, 1994. 11. 18. 선고 93다1893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 A가 누적되는 적자로 이 사건 병원을 폐업하고 병원을 원고 재단에 양도하기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 재단이 병원의 환자를 기존 약 280명에서 140명으로 줄여서 인도받기로 하고, 인적 조직에 관하여는 기존의 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인수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원고 A가 자신의 비용 부담으로 기존 근로자들 전부에 대한 퇴직금 정산 및 퇴사 절차를 이행하고, 원고 재단은 기존 근로자들을 승계하지 않기로 약정함으로써 기존 인적 조직을 일체 승계하지 않기로 한 점에 비추어 보면(다만 위와 같이 이후 원고 재단이 기존 근로자들 중 일부를 고용하였는바, 이는 원고 재단이 기존 근로자들을 반드시 고용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병원의 폐업 후 실직한 근로자들을 가능한 구제하려는 차원에서 일부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 A와 원고 재단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이 이 사건 병원의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참가인의 기존 근로관계가 원고 재단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5. 15.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구제심판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