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9. 24. 선고 2023나22625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도시 및 지역개발사업 등을 통한 시민의 주거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 및 지역발전에 이바지 할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 제49조과 E조례 등에 의하여 설립된 공기업이다.

2)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였던 자로 2004. 11. 1. 입사하여 2020. 12. 31. 정년퇴직하였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1)

행정자치부(現 행정안전부)는 2015. 7.경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에 따라 지방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마련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였다. 이에 대전광역시장은 2015. 7. 27. 피고에게 위 권고안에 따라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할 것을 통보하였다.

2)

피고는 2015. 12.경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2016. 1. 1.부터 피고 일반직 직원의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임금·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있는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3)

피고는 B공사 임금피크제 운영내규(이하 ‘이 사건 운영내규’라 하고 이를 통해 도입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신설하고 2016. 1. 1.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운영내규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의 임금 감액

원고는 C생으로 2018. 1. 1.부터 2020. 12. 31.까지 3년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아래 표와 같이 연봉이 감액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5,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이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의 근로자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위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인 33,788,4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과 무관하게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11호증, 을 제12,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개정되었고(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부칙에서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와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2016. 1. 1.부터 위 조항을 시행하도록 정하였다. 행정자치부(現 행정안전부)는 2016년부터 지방공기업의 정년이 60세로 보장됨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와 인건비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마련하여 대전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였고, 대전광역시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를 추진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합의를 하여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피고는 2013년경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하였고 이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이는 고령자고용법이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체제를 개편하도록 한 법적 요구에 부응한 조치이다(게다가 피고는 2017년경에 이르러서야 정년을 60세로 적용하기로 하였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을 60세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정년연장의 시기를 1년 앞당기기도 하였는데, 이는 원고를 포함한 피고 직원들에게 유리한 측면이라고 할 것이다). 즉,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정책으로 피고 직원들에게 불리한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 근로자의 고용 보장을 강화하는 방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 인사규정(갑 제11호증) 제29조에서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부칙(규정 제399조)으로 2013년은 58세, 2014년부터 2016년까지 59세, 2017년부터 60세로 정년을 적용하기로 하였는데, 원고는 2017년 이후 퇴직자(2020년 퇴직자)이므로 60세의 정년이 적용되는 자에 해당하는바, 원고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부터 정년이 60세였기 때문에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이 되긴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전직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으로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바, 앞서 본 도입경위에 비추어 합리성이 결여된 조치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위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조정률은 1차년도에 기준급여의 7%, 2차년도에 기준급여의 12%, 3차년도에 기준급여의 25%의 감액률로 단계적이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 중 2년차의 경우 교육 및 연구개발, 보상지원, 준공검사 지원, 사회공헌 업무 등 현업지원, 사회공헌업무, 각종자문만을 담당하는 전문위원을, 3년차의 경우 장기간 근속공로에 대한 대우 조치이자 퇴직 후 사회적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현업 수행 없이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공로연수(또는 앞서 본 전문위원)를 각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일정한 업무경감 조치를 제공하였다.

한편, 원고는 전문분야가 없는 근로자는 전문위원을 선택할 수 없고, 전문위원이나 공로연수를 선택할 경우 승진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이 있어 피고의 조치는 적정한 대상조치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운영내규에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 중 2차년도 해당자들에게 전문위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고, 달리 전문위원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 필수적으로 특정 기술적 전문성을 요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전문위원 직무분야가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기타 구분으로 민원업무, 사회공헌, 대회협력활동지원, 기타 사장이 인정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1>). 또 승진제한의 조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본래 취지인 고용연장과 상응하는 제약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승진을 보장하지 않더라도 제도의 취지에 맞게 근로자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적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합리적인 조치로 평가할 수 있는 이상 이러한 피고의 조치를 부당한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 원고는 3차년도에 공로연수를 신청하여 실제 근로하는 대신 각종 연수를 지원받는 등 위 제도를 활용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퇴직금 산정에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임금조정기간 시작일 전일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도록 하였다<2>. 또 봉급에 연동되어 계산되는 수당을 제외한 나머지 수당에 관하여는 일반 직원과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하였다. 피고의 이러한 조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불이익을 일정 부분 상쇄하는 대상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3)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므로[5년간 누적채용 목표인원 148명(일반직 34명, 무기계약직 114명), 5년간 누적채용 실제인원 347명(일반직 91명, 무기계약직 256명) 5년간 청년 누적채용 실제인원 229명(일반직 84명, 무기계약직 145명)],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무기계약직으로 청년들을 채용한 것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은 계약기간이 없고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있어 이를 두고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는 자신의 필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으로 무기계약직 형태로 고용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임금피크제의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현정(재판장) 강애란 임수정

각주1) 을 제5호증(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5면 참조

각주2) 을 제5호증(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12조, 제13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