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480,000원 및 이에 대한 2020. 1. 1.부터 2024. 12. 1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 및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분을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제1항 본문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 제2쪽 제15행의 “임금채권”을 “임금”으로 고친다.
제1심판결 제2쪽 아래에서 제2행의 “소송고지가 이루어졌고”를 “원고가 소송고지를 신청하여”로 고친다.
원고의 청구
원고는, E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9,251만 원을 E를 대위하여 지급하고 E로부터 1,400만 원만을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각 공사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른 E의 직상수급인인 피고는 E와 연대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대위지급함으로써 근로자를 대위하는 원고에게 나머지 임금 7,851만 원 중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5,145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선행판결의 효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선행판결의 기판력과 참가적 효력이 이 사건에 미친다고 주장한다.
선행판결의 기판력
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그러나 피고는, 선행판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임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E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E와 연대책임을 부담할 뿐인바, 선행판결의 당사자, 그로부터의 승계인,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선행판결의 기판력을 받지 않는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선행판결의 참가적 효력
관련법리
소송이 법원에 계속된 때에는 당사자는 참가할 수 있는 제3자에게 소송고지를 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84조 제1항), 소송고지를 받은 사람이 참가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민사소송법 제77조에 따른 재판의 참가적 효력이 미친다(민사소송법 제77, 86조).
제86조의 적용에 의하여 피고지자가 민사소송법 제77조에 따라 재판의 참가적 효력을 받는 것은 그 제3자가 보조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인 경우에 한한다. 제86조는 ‘민사소송법 제77조의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고지제도는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로 하여금 보조참가를 하여 그 이익을 옹호할 기회를 부여함과 아울러 한편으로는 고지자가 패소한 경우의 책임을 제3자에게 분담시켜 후일에 고지자와 피고지자 간의 소송에서 피고지자가 패소의 결과를 무시하고 전소 확정판결에서의 인정과 판단에 반하는 주장을 못하게 하기 위해 둔 제도이므로 피고지자가 후일의 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는 것은 전소 확정 판결의 결론의 기초가 된 사실상, 법률상의 판단에 반하는 것으로서 피고지자가 보조참가를 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고지자와 공동이익으로 주장하거나 다툴 수 있었던 사항에 한한다(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다카209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선행소송의 피고지자인 피고가 선행소송에 보조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는 한쪽 당사자를 돕기 위하여 법원에 계속 중인 소송에 참가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71조).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은 보조참가인의 법률상 지위가 피참가인이 패소판결을 받으면 법률상 불리해지고 승소판결을 받으면 법률상 유리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선행소송에 있어 피고지자인 피고는 고지자인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이해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선행소송에서 원고를 돕기 위하여 참가할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위 법리에 따르면 선행소송의 피고지자인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는 것은 선행소송에서 보조참가를 하여 상대방인 E에 대하여 고지자인 원고와 공동이익으로 주장하거나 다툴 수 있었던 사항에 한하므로, 고지자인 원고와 피고지자인 피고 사이에 이해가 대립되는 이 사건에는 참가적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민사재판에서 이와 관련된 다른 민·형사사건 등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법원이 그 확정된 관련사건 판결의 이유와 더불어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이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형사사건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경우 그와 같은 사실인정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고 그 이유설시에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이는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다51372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38612 판결 등 참조)
선행판결에서는 원고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임금 지급 내역 모두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E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대위지급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 중 31,970,000원에 관하여는, 갑 제9, 14호증, 을 제3 내지 7, 17, 18,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는 E의 차장 G 또는 과장 H이 매일 작성한 작업확인서(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작업확인서’라 한다)를 근거로, 여기에 기재된 ‘작업자’가 E가 이 사건 각 공사에서 사용한 근로자라고 주장한다.
E는 피고 이외에도 I 주식회사로부터 공사를 하도급받았는데, 이 사건 작업확인서상 일부 작업자는, I 주식회사가 매월 작성·제출하는 근로내용확인신고서<1>에도 같은 날에 근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해당 근로일에 관한 이 사건 작업확인서에는 현장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I 주식회사의 시공현장인 ‘J소방서’가 기재되어, E가 I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현장의 작업확인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해당 부분은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별지 표의 비고란에 ‘I’이라고 표시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작업확인서상 작업자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증거로, K(E 직원 L의 딸)에 대한 이체내역(을 제5 내지 7호증)이 제출되었다. 원고가 K에게 입금한 돈은 합계 28,205,000원이다(별지 표의 비고란에 ‘K’라고 표시하였다).
원고가 K 계좌로 입금한 돈은 M, L(E 직원), H(E 과장), N, F, O, G(E 차장), P에 대한 임금 지급 명목으로 입금한 것인데, 위 돈은 모두 Q(원고도 G의 차명계좌 명의자라 주장한다), G, L에게 이체되었고, Q, G에게 이체된 돈은 대부분 E와 그 대표이사 R에게 이체되었다.
그런데 E의 대표이사 R이 G, L, 원고를 사기미수로 고소하여 개시된 수사 과정에서, G, L, H은 E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작업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한 다음 원고에게 허위 작업확인서에 따른 임금을 대위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여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K 계좌로 돈을 입금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K 계좌로 입금한 28,205,000원은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위 수사 과정에서 G이 위와 같이 마련된 E의 자금으로부터 1,000만 원을 자신의 임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진술하였고, L도 위와 같이 자신의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진술한 바는 있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E에 인력을 소개하고 그 일용근로자들에게 E를 대신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것인데, L, G은 원고가 E에게 소개한 일용근로자가 아니라 E의 상용근로자이므로, 원고가 그들에 대한 임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로 청구한 임금 지급 내역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제1심 제3차 변론기일에서 2023. 4. 10.자 준비서면의 진술을 통하여, 해당 내역이 이 사건 각 공사 현장이 아니라 E가 I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현장에서의 임금 지급 내역이라고 주장하였다가, 별다른 설명 없이 당심에서 다시 위 내역에 대한 임금청구를 추가하였는바, 해당 임금이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별지 표의 비고란에 ‘당심 추가’라고 표시하였다).
그밖에 갑 제15,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E의 대표이사 R이 원고 주장의 이 사건 각 공사현장 임금 대위 지급 내역을 모두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선행소송은 원고의 E에 대한 소송으로서, 이 사건 각 공사뿐만 아니라 E가 하도급받아 시공한 다른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에 대한 대위변제도 그 원인으로 하고 있고, 나아가 원고가 임금 대위변제 명목으로 지급한 돈이 임금이 아니라 E의 자금으로 사용되었더라도, 결국 E가 그 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각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지급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면밀히 심리할 필요는 이 사건에 있어서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나머지 19,480,000원(= 51,450,000원 – 31,970,000원)은 갑 제1, 9 내지 11,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 사건 각 공사에서 E가 사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원고가 E를 대신하여 지급한 임금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9,480,000원 및 이에 대한 원고의 최종 대위변제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1. 1.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윤지숙(재판장) 신일수 설승원
각주1) 근로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에 관한 사항을 신고하기 위하여 작성·제출하는 서류(고용보험법 제15조,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후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